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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법과 그 시행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서'
전국 인터넷신문 발행인·기자·독자 등 63명 헌법소원..."언론자유·평등권 등 심대히 침해"
2015년 12월 28일 (월) 16:54:47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기자 인원수 5인 미만의 인터넷신문을 퇴출시키겠다는 요지의 신문법과 시행령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여부를 심판받게 됐다.

한국지역인터넷신문협의회와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의당 등을 비롯한 전국의 언론·시민단체는 12월 28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1월에 개정 시행된 '신문법 시행령'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또 헌법소원심판청구의 결정 선고 시까지 그 효력을 정지하는 내용의 '효력정지가처분신청'도 28일 헌법소원과 함께 제출한다. 

이번 헌법소원에는 서울의 '미디어스'와 '비마이너', 대구 '평화뉴스'와 '뉴스민', 광주 '시민의소리'를 비롯해 전국 인터넷신문 발행인 18명과 임원.기자 등 종사자 33명, 독자 10명, 인터넷신문 창간을 준비하고 있는 자 1명을 포함해 모두 63명이 '청구인'으로 참여한다. 또 소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맡는다.

   
▲ 언론개혁시민연대,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정의당 언론개혁시민기획단 등은 28일 오후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님, 인터넷언론은 정부의 산하기관이 아닙니다"라며 <신문법 시행령>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 사진. 미디어스

이강혁(48.변호사) 민변 언론위원장은 '헌법소원심판청구서'에서 개정된 신문법 시행령의 위헌 요소로 ▷언론허가제 금지 위배 ▷평등원칙 위배 ▷과잉금지원칙 위배 ▷법률유보원칙 위배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소급입법금지원칙 위배 등 크게 6가지를 지적했다. 때문에 이 시행령이 "우리 헌법이 보장한 '언론․출판의 자유'(제21조), '평등권'(제11조), '직업선택의 자유'(제15조)를 침해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①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③ 통신·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11조 ⓵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제15조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


특히 '위헌'의 구체적인 이유로 ▷정부가 언론 설립 허가제를 시행할 수 없음에도 사실상의 허가제라는 점 ▷재력이 있는 사업자만 언론을 만들 수 있게 해 평등권을 침해하는 점 ▷이 시행령이 목표로 하는 '기사품질 제고'와 '유사언론행위 감소' 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 아닌 점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해 기본권 제한을 통한 불이익이 과도한 점 ▷근거법인 신문법에서 규정되지 않은 증빙자료 제출 등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이 위원장은 헌법소원심판청구서에서 "언론의 획일화가 아닌 다양성 확보, 즉 자유롭고 다양한 의사형성을 위한 상호 경쟁적인 다수 언론의 존재는 다원주의를 본질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며 "이 시행령 조항 등은 1인 미디어 확산이란 세계적 시대 흐름에 역행해 '기자 수'라는 획일적 기준으로 언론기관 설립의 자유를 박탈함으로써 자본력이 떨어지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배제하고 언론의 다양성 확보를 저해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원리에 정면으로 반하며 청구인들의 언론의 자유, 평등권, 직업의 자유를 심대히 침해하여 헌법에 위배됨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도 인터넷신문이 많이 있으나, 이 사건 시행령처럼 상시고용인원을 인터넷신문의 요건으로 두는 나라는 없습니다. 이는 이 사건 법률에서 등록제를 둔 것 자체가 실질적으로 허가제와 같은 운용을 허용하는 것으로 정부가 판단함에 따른 것이라고 보입니다." (헌법소원심판청구서 중에서)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8월 21일 인터넷신문의 등록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신문법(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11월 19일부터 이를 시행했다. 이 개정 시행령은 인터넷신문의 등록요건을 강화해, 기존 3명이던 '취재ㆍ편집 인력'을 5명(취재기자 3인이상)으로 늘리고 이들의 상시고용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국민연금 등의 가입증명서)를 해당 시.도에 제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 기준을 갖추지 못한 인터넷신문은 등록할 수 없고, 이미 운영중인 곳은 1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2016년 11월 18일까지 개정된 등록요건을 충족하는 서류를 시.도에 제출해 다시 등록해야 한다. 등록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인터넷신문은 등록이 취소된다.

   
▲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제도 진단과 대응 방안' 토론회(2015.11.3 국회의원회관.주최:정의당 언론개혁기획단,한국방송학회).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가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 등의 문제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이 시행령 개정에 따라 전국 인터넷신문 수 천여 곳이 '등록취소' 위기에 놓이게 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고용인원이 5명 미만인 인터넷신문은 38.7%로, 전국 6천개 가량의 인터넷신문 가운데 3분의 1가량인 2천3백여 곳이 등록취소 대상에 오른다. 또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4년 신문산업 실태조사를 보면, 조사대상 1,776곳 중 매출 1억원 미만이 1,511개, 85.1%며 인터넷신문 평균 기자 수는 4.5명이었다. 기자 5명의 상시고용에 필요한 예산은 최소 임금과 운영비를 감안하더라도 연간 1억원에 이른다. 결국, 현재 인터넷신문의 평균 기자 수와 평균 매출을 기준으로 보면 대략 2천~5천개의 인터넷신문이 '등록취소' 대상인 셈이다.

이 같은 신문법 시행령에 대해 전국의 언론·시민단체는 '국가의 언론통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구에서는 20여개 언론.시민단체가 지난 10월 '인터넷신문 등록규제 반대 대구경북대책위'를 꾸려 이 시행령의 철회를 주장하는 기자회견(10.28)과 토론회(12.15)를 열었고, 전국적으로도 한국지역인터넷신문협의회와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정의당 등이 국회 토론회(11.3)를 거쳐 '풀뿌리언론지킴이센터'(12.4)를 만들었다. 이어, 신문등록 등에 '대통령령' 규정을 삭제한 신문법 개정안을 야당 국회의원 10명의 명의로 발의(12.21)했고, 12월 28일 헌법소원과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헌법재판소에 내게 됐다.

   
▲ '인터넷 신문 등록규제-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의 문제점과 대응' 토론회(2015.12.15 대구지방변호사회관)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 언론.시민단체는 신문법 시행령의 '위헌성'뿐 아니라 언론현실의 문제도 지적했다. 정부는 이 시행령의 개정 취지로 선정성 보도와 유사언론행위의 방지, 사실확인과 저널리즘 제고 등을 내세웠으나 언론.시민단체는 "전 세계 어디에도 언론사 등록 및 발행을 인원수로 규제하는 국가는 없다"(한국인터넷기자협회 성명. 11.16)고 비판했다.

특히 ▷선정성 보도와 유사언론행위는 소규모 인터넷신문보다 중대형 주류언론의 문제가 더 심각한 점 ▷사실확인과 저널리즘 문제는 기자 인원수가 아니라 해당 언론사의 취재와 편집력에 따른 사안인 점 ▷기자 4명이면 안되고 5명이면 된다는 논리에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는 점 ▷기자 인원수에 따른 규제는'1인 미디어시대'라 불리는 현 시대 추세에 역행하는 점 ▷신문법에 규정된 일간신문이나 주간신문과 달리 인터넷신문에 대해서만 인원수를 규정해 형평성에 어긋난 점 등을 지적했다.

신문법 시행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서 전문
신문법 시행령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신청서 전문


헌법소원심판청구 요지

가. 헌법 제21조 제2항 ‘언론 허가제 금지’ 위배
시행령을 통해 언론의 (시설) 요건에 지나치게 엄격한 제한을 두어 이를 갖추게 하는 것은 인터넷신문의 자유를 간섭하기 위해 행정부에서 자의적으로 근거 법률을 확대 해석해 시행하는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일정 자본력(←상시고용인원) 이상을 지닌 경우만 인터넷신문으로 허가하겠다는 내용의 언론 허가제 수단이 됨.

나. 평등원칙 위배
5명 이상을 상시고용할 재력이 있는 자와 없는 자를 차별하는 것이며, 상시고용인원 숫자 등을 등록 요건으로 요구하지 않는 (종이)신문 등 다른 언론매체들과 인터넷신문을 차별하는 것이기도 함.

다. 과잉금지원칙 위배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때 기본원칙으로서 과잉금지원칙을 준수해야 하며, 그 내용으로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모두 충족해야 함.
개정 시행령은
△ 정부는 유사언론행위 감소를 주요 개정이유로 들었으나 유사언론행위는 상시고용인원이 많은 대형 매체들이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는 점 등에서 수단의 적합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 유사언론행위에 대한 단속과 피해 구제, 업계 자율규제 강화 등 다른 대안을 통한 사태 해결을 추구하지 않고 인터넷신문의 진입장벽을 높임으로써 기존 종이신문보다 적은 자본·인력으로 언론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매체의 특성과 장점을 사장시키고 자본·인력을 동원할 능력이 떨어지는 사회적 소수자 등이 인터넷신문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원천 봉쇄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점에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며
△ 개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사회적 소수자 의 인터넷신문 운영 기회 박탈을 통한 언론의 다양성 배제와 획일화 및 시장 독과점 강화 등 침해되는 이익보다 더 크다고 볼 수 없어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시키지 못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됨.

라. 법률유보원칙 위배
헌법의 기본원리인 법치주의는 ‘모든 행정작용은 법률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는 법률유보원칙을 핵심 내용으로 포함하고 있음. 개정 시행령은 근거 법률(신문법)에서 등록 사항으로 규정하지 않은 취재·편집 담당자의 국민연금 등 가입사실에 대한 확인 서류 제출 의무를 법률의 위임 없이 부과해 국민의 의무를 새로이 규정하고 있으므로(시행령 제4조 제1항 제3호 다·라목, 법 제9조 제1항 대조),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됨.

마.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헌법 제75조, 제95조에 따라 행정부는 법률의 위임을 받아 위임입법(시행령 등)을 만들 수 있으나,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에 한하여 가능하며 이는 법률에 이미 하위법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하위법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함. 이를 넘어 법률이 포괄적 위임을 한다면 그 법률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됨.
신문법 제2조는 자체로 인터넷신문의 정의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고 규정하지 않아 시행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지 않은 채 시행령에 인터넷신문 요건을 정하도록 위임하였으므로(시행령 제2조 제1항 제1호 가목, 법 제2조 대조),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됨.

바. 소급입법금지원칙 위배
이미 기존에 등록한 인터넷신문들은 인터넷신문으로 활동할 법적 지위를 이미 확립한 상태임(등록사항 중 변경이 생겨 변경등록을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닌 한, 일정 기간 단위의 재등록 의무도 없음). 개정 시행령은 기존 등록 인터넷신문들의 위 법적 지위를 새로이 변경·침해(이미 문체부는 기존 등록 인터넷신문들도 새로운 등록 요건 기준에 맞춰 재등록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해, 1년 안에 위 기준대로 재등록하지 않으면 등록취소할 것이라는 내용의 안내 공문을 각 시·도를 통해 인터넷신문들로 보내고 있음)하였으므로, 이미 종결된 과거의 법률관계를 소급하여 새로이 규율하는 것으로서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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