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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신문 등록요건 강화는 21세기형 언론통제"
전국 17개 언론단체 "시행령 개정안 폐기" 촉구 / 대구지역 언론·시민단체도 "반대" 나서
2015년 10월 21일 (수) 12:25:21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인터넷신문의 등록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반대"와 "폐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언론단체들이 잇따라 "개정안 반대" 성명을 냈고, 대구지역 언론단체와 시민단체도 개정안의 문제를 지적하며 기자회견과 토론 등으로 반대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8월 21일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신문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를 통해, 인터넷신문의 등록 요건을 현재 '취재 인력 2명 이상'에서 '취재 인력 3명 이상'으로, '취재 및 편집 인력 3명 이상'을 '취재 및 편집 인력 5명 이상'으로 늘리는 한편. 인턴넷신문 등록을 신청할 때 '취재 및 편집 담당자의 상시고용을 증명할 수 있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중 한 가지 이상의 가입내역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년의 유예기간을 둔 뒤 이 개정안을 모든 인터넷언론에 적용할 방침이다. 이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빠르면 11월 중에 발효될 예정이다.

   
▲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2015.8.21) '주요 내용'

언론단체 "박정희ㆍ전두환 독재정권의 언론통제와 흡사"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개정안의 도입 목적에 대해 "사실 확인 기능 및 저널리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제작여건(취재, 편집 등)이 제고될 필요가 있음"이라고 밝혔다. 또 "인터넷신문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과도한 경쟁, 선정성 증가, 유사언론행위 등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뉴스 전달 과정 및 여론형성에 있어 왜곡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내세웠다.

그러나, 언론단체는 법적ㆍ현실적 문제를 지적하며 "21세기형 언론통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17개 언론단체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박근혜 정권은 위헌적인 인터넷신문 등록 요건 개정안을 즉각 폐기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인터넷신문 등록 요건 개정안은 21세기형 언론통제"라며 "박정희, 전두환 독재정권이 언론사에 대한 정부 인허가를 무기 삼아 언론을 통제한 것과 흡사하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이 개정안이 소급입법 금지ㆍ형평성ㆍ헌법적 가치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시행령을 만들면서 기존 인터넷신문에 대해서도 이를 적용하는 것은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인터넷신문에 대해서만 취재ㆍ편집인력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종이신문이나 방송 등 다른 형태의 언론매체와의 '형평성'에 맞지 않으며, 헌법에 보장된 언론자유에 대해 국회입법이 아닌 시행령으로 신규 인터넷신문의 시장 진입을 통제하려는 것은 언론자유를 축소시키는 '위헌적 발상'이라고 비판이다. 

"진보성향 씨 말리겠다는 발상, 언론자유 탄압"

또 "정보화ㆍ세계화시대의 언론형태인 인터넷신문의 등록을 강화하는 것은 신규 언론의 등장을 자본력을 기준으로 통제하겠다는 발상"이며 "수구보수 언론이 90%를 장악한 것으로 평가되는 국내 대중매체 시장에서 진보성향 매체의 씨를 말리겠다는 악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내세우는 '사이비언론 폐해'와 관련해서도 "사이비언론 처벌은 현재의 관련 실정법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사이비언론 위험성이 높다는 식의 낙인을 찍으면서 창업 장벽을 높이는 것은 헌법 수호에 등을 돌린 권력의 횡포"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전체 인터넷신문이 사이비언론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내놓은 자료들은 검증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정부의 이런 행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이유라며 외치던 기존의 검인정 교과서의 친북용공 내용이 전혀 사실 무근인 것과 매우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언론통제 목표부터 세워놓고 이를 강행하려는 독재적 저의가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권은 언론자유 탄압에 대한 국민적 규탄과 분노가 폭발하기 전에 이를 즉각 폐기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 ⓒ미디어오늘 권범철 작가

앞서 <표현의자유와 언론탄압 공동대책위원회>도 10월 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이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서를 냈고,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도 9월 18일 논평을 통해 "인터넷신문 등록 강화로는 언론 길들이기만 심해질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대구지역 언론단체와 시민단체들도 개정안 반대에 나섰다.

전국언론노조대구경북협의회ㆍ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ㆍ인권운동연대를 포함한 13개 언론단체와 시민단체는 10월 20일 대구의 한 카페에서 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의 문제에 대해 공감하며 오는 28일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시행령 개정안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정했다. 또 토론회 등을 통해 이 개정안의 문제를 지역사회에 공론화하기로 했다.

"헌법ㆍ형평성에도 어긋...선정보도ㆍ유사언론행위는 중대형 언론이 더 심각"

특히, 간담회 참석자들은 정부가 이 시행령 개정의 이유로 내세운 "사실 확인 기능 및 저널리즘 품질 제고, 선정성 증가, 유사언론행위, 여론 왜곡 가능성" 등의 논리에 대해 법적ㆍ현실적으로 비판했다. 참석자들이 공유한 시행령 개정안의 문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법적ㆍ형평성 문제로, 우리 헌법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21조)하고 있으며, 언론의 자유는 언론사 설립의 자유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기에 인력 수를 기준으로 언론사 설립을 규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 또 현행 신문법 규정에 없는 내용을 시행령에서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며, 기존 인터넷신문에 대해 1년 유예기간 후 시행령을 모두 적용하는 것은 '소급적용 금지' 원칙에도 어긋난다. 또 현 신문법 상 일간신문ㆍ주간신문ㆍ인터넷신문 가운데 인터넷신문에 대해서만 인력 기준과 명부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

현실적 문제 역시 정부의 논리가 타당하지 않다. 정부가 내세운 저널리즘ㆍ사실확인 제고 등의 문제는 언론사나 기자의 역량 문제이지 기사 수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사실왜곡의 영향은 중대형 언론사가 더 심각한데 인터넷신문만 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 또 기자 4명이면 안되고 5명이면 된다는 논리 역시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

선정성과 어뷰징(abusing)
문제 역시 중대형 언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규모 언론은 대부분 포털에 검색도 되지 않기 때문에 선정적 보도나 어뷰징을 할 이유도 없다. 특히 중대형 언론은 기자명(名) 바이라인(By Line)이 아닌 '인터넷팀', '온라인뉴스팀' 등의 이름으로 선정적 기사를 전송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유사언론행위 역시 중대형 언론의 문제가 더 크다. 소규모 언론은 광고주를 협박할 힘도 이유도 없다. 실제로 한국광고주협회의 '2015 유사언론 행위 피해 실태 조사'에서도 5인 이하 소규모 언론의 피해 사례는 없었다.

이 시행령은 시대에 역행하는 '언론통제'에 불과하다. 현대는 '1인 미디어시대'로 불릴만큼 언론의 다양성이 커지고 있는데, 기자 수로 언론사 등록을 취소하는 것은 시대역행이다. 특히 소규모 '대안언론'은 특정 영역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반드시 5인이상의 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이런 시행령이 발효되면 전국 인터넷신문의 85%가량이 등록취소 위기로 몰린다. 언론의 존립은 독자들이 판단할 문제이지, 국가가 언론사를 '등록취소' 할 사안이 아니다. 결국 법적ㆍ현실적으로 문제가 많은 이 시행령을 강행하려는 것은 정부에 비판적인 인터넷언론을 통제하려는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

참석자들은 이 같은 이유로 정부의 시행령 개정안을 "국가의 언론통제"로 규정하고 "개정안 반대"와 "폐기"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참고 자료]

위헌적인 인터넷신문 등록 요건 개정안을 즉각 폐기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17개 언론단체)

인터넷신문 등록제 강화로는 언론 길들이기만 심해질 것이다(민주언론운동연합 논평)
인터넷 신문 등록 관련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 관련 의견서(언론탄압 공대위)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온라인신문 심의결정문(2015.9)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문화체육관광부 2015.8)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 입법예고(문화체육관광부 2015.8)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안 규제영향분석서(문화체육관광부 2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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