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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의 '장애인 탈시설' 공약, 어디까지?
공약 320명→목표 100명→현재 12명..."이행 미흡" / 대구시 "사회적 인프라 구축 노력"
2016년 07월 04일 (월) 10:56:05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pnnews@pn.or.kr

권영진 대구시장의 지난 2년간 '장애인 탈시설' 공약 추진 실적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애인 단체는 "공약 이행"을 촉구한 반면 대구시는 "탈시설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체계적인 인프라구축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 대구시의 '탈시설, 자립지원' 공약이행을 촉구하는 장애인단체의 현수막(2016.4.20)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권 시장은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장애인단체와 '대구광역시 장애인권리보장'에 관한 협약을 맺고 11대 주제 44개 공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임기 내 전체 시설거주인 20%인 320명 탈시설' 공약으로 지역 내 장애인 신규 거주시설 제한, 자립 생활 지원금 확대, 자립지원전담센터 설치 등을 약속했다.

대구시는 이에 따라 현실적 조정을 거쳐 2018년까지 '지역 내 시설 거주장애인 100명 탈시설'을 목표로 자립생활가정과 단기 체험홈 등 40여개소 확충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 12명이 거주시설에서 나왔으며 체험홈 3개소만 마련됐다.

게다가 최근 북구 S재활원과 동구 C재활원, 달성군 시 위탁 보호소 등 지역 내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인권유린, 비리와 수급비 부정사용 등의 문제가 내부고발과 감사 등을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장애인 단체는 "행정기관의 관리감독 부실로 시설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후속대처도 부족했다"며 "시설 소규모화와 자립생활 인프라 구축"을 촉구했다.

   
▲ 시민 642명의 토론청구서명으로 열린 '대구시 장애인 탈시설 정책토론회'(2016.7.1.대구청소년문화회관)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와 관련해 권 시장 취임 2년을 맞은 지난 7월 1일, 대구청소년문화의집 대강당에서 '대구시 장애인 탈시설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정미 대구평생교육진흥원 부연구위원은 "정책에 시민단체 요구사항이 80%가량 포함됐다"면서 "추진계획은 양호한 편이지만 이행정도는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박주국 대구시 장애인복지과장은 "탈시설의 부작용을 최소화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면서 "조금은 늦더라도 사회적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노금호 420장애인연대 집행위원장은 "체험홈처럼 단기 형식도 탈시설로 볼 것인지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며 "개인이 공간을 주도할 수 있는지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숙 탈시설 당사자는 "탈시설 과정에서 개인의 욕구가 제한되지 않아야 하고 정보 제공도 주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지자체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권 시장의 장애인 복지 관련 공약 6개 / 자료.권영진 후보 공약집

탈시설뿐 아니라 다른 공약도 있다. 앞서 권 시장은 취임사를 통해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고 개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장애·치매와 같은 문제는 시가 책임지고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며 장애인이 살기 좋은 생활환경 조성을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 ▷공공기관 장애인 고용비율 5% 달성 ▷발달장애인 돌봄서비스·가족지원 확대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으로 연장 ▷나드리콜(장애인용 콜택시) 증차 ▷저상버스 전체의 50%로 확대 ▷무장애 횡단보도 설치 등 6개다.

이 가운데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은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대구시는 하루 13시간에 해당하는 법정급여를 제외한 나머지 11시간을 추가 지원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요청했지만 복지부는 유사·중복사업이라는 이유로 승인을 거절했다. 때문에 현재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거나 혼자서 움직일 수 없는 중증장애인 900여명은 하루 최대 3시간분의 지자체 보조급여를 받고 있다.

이처럼 공약 대부분이 국가정책에 따른 국·시비 매칭사업으로 대체로 중증장애인 지원사업을 제외한 나머지는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공약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라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대구시는 2018년까지 특장차(휠체어용 개조택시) 48대와 장애인용 콜택시 230대를 증차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시는 지난 2년간 특장차 20대, 택시 70대를 늘려 각각 41%, 30%의 공약이행률을 보였다.

   
▲ '2015년 전국 17개 광역시·도 저상버스 보급현황' / 자료.국토교통부

저상버스(일반버스보다 차체가 낮고 경사판을 이용해 휠체어가 들어올 수 있는 버스)도 2018년까지 현재 운행 중인 전체 시내버스 1,562대의 50% 수준인 781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까지 새로 도입한 저상버스 119대를 포함해 모두 320대가 운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5년 전국 17개 광역시·도 저상버스 보급현황'을 보면 대구는 23.7%로 전국 평균 19.9%를 웃돌고 있다. 서울, 세종, 강원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장애인 고용부문에서는 2018년까지 본청과 8개 구·군청, 산하 4개 공공기관(대구도시공사, 대구도시철도공사, 대구환경시설공단, 대구시설관리공단)의 장애인 고용비율을 5%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대구시청과 구·군청 공무원 정원 9,880명 가운데 중증장애인 54명, 경증장애인 331명을 고용했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중증장애인 1명은 2명으로 인정돼 비율 4.44%를 기록했다. 공공기관은 같은 기간 3.56%에 그쳤다.

또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2월 전국 최초로 발달장애인지원센터가 설립됐다. 시는 매년 100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발달장애인 보호서비스와 가족휴식지원, 부모상담, 공공후견인 지원 등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 '장애인이 편안하고 행복한 도시'를 위한 권 시장의 후보 당시 공약 / 자료.권영진 후보 공약집

전근배 대구장차연 정책국장은 "발달장애인·중증장애인 정책의 경우 타 시·도에 비해 뒤처지지는 않지만 선도적으로 나가지도 않는다"며 "지자체의 의지와 함께 중앙정부에 얽매이지 않는 추진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주국 과장은 "복지는 원칙적으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사회보장법에 따라 중앙기관의 사전 협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지자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정책 토론회는 '대구광역시 정책토론청구에 관한 조례'에 따라 시민 642명의 요청으로 열렸다. 만19세 이상 주민 300명 이상 서명을 받아 시에 제출하면 정책토론청구 심의위원회가 꾸려지고, 이들 과반수가 찬성하면 토론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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