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지 찬성 집회 '관권 개입' 논란에도 주민 촛불은 "사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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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금수면사무소 등 안보단체 집회 문자 발송...주민 1천여명 "분열정책, 사드 오면 평화 없다" 분노


성주군 초전면의 롯데골프장을 비롯해 까치산, 염속산 등이 사드배치 제3후보지로 거론되는 가운데, 주민들은 "초전면도 성주고, 성주도 대한민국"이라며 "분열 정책에 흔들리지 말고 사드를 막아내자"고 주장했다.

'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공동위원장 이재복 정영길 백철현 김안수)'는 29일 저녁 48번째 사드반대 촛불을 밝혔다. 이날 촛불집회에 참석한 주민 1천여명은 '흩어지면 사드오고 뭉치면 평화온다', '사드오면 평화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한반도 사드배치 철회를 촉구했다.

성주 주민들의 48번째 사드배치반대 촛불집회(2016.8.29.성주군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성주 주민들의 48번째 사드배치반대 촛불집회(2016.8.29.성주군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성주 주민들의 48번째 사드배치반대 촛불집회(2016.8.2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성주 주민들의 48번째 사드배치반대 촛불집회(2016.8.2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특히 50일 가까이 성주 주민들이 사드배치 철회투쟁이 이어지는 동안 백악관 10만청원 달성, 908명 단체삭발, 3천여명 평화기원 인간띠잇기 등을 되새기며 "분열정책에 휘둘리지 않고, 즐기면 된다. 수많은 왜곡과 분열 정책에도 버텨왔다. 이미 이긴 셈"이라고 서로를 격려했다.

주민 김충환씨는 "성산, 초전면 모두 성주"라며 "이재복 공동위원장, 이수경 경북도의원 등 제3후보지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성주사드배치철회를 위한 투쟁위 자격 없다.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동 성주군농민회장도 "국방부가 검토하는 제3후보지에는 여전히 성산포대가 있다"며 "제3후보지를 받아들이다 다시 성산포대로 결정되면 명분이 없다"면서 "끝까지 한목소리로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오전 성주군 안보단체의 사드배치 제3부지 찬성집회를 앞두고 지난 28일 군청 소속기관, 면사무소 등 공공기관들이 안내 문자를 보내면서 '성주군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주민들은 "사드관련 대규모 궐기대회 개최", "사드배치 제3지역 검토지지 성명서 발표" 등의 내용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받았다. 모두 성주농업기술센터, 대가·금수면사무소 등 공공기관으로부터 온 것으로 밝혀졌다.

(왼쪽부터) 주민들이 농업기술센터, 대가면사무소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 / 사진 제공. 성주군 독자
(왼쪽부터) 주민들이 농업기술센터, 대가면사무소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 / 사진 제공. 성주군 독자

특히 대가면사무소에서는 "사드관련 대규모 총궐기대회를 군청에서 개최합니다"의 내용으로 문자를 보냈다. 찬반여부와 제3부지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한 주민이 받은 문자에는 각 읍·면별 이장 통솔 아래 식사비를 청구해달라는 내용도 있었다.

이날 금수면사무소로부터 문자를 받은 노성화씨는 "성주군환경지도자연합회 이름으로 문자가 와서 회원들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했더니 '일단 나와서 반대하는 사람은 반대하고, 찬성하는 사람은 찬성하라'고 말했다"며 "문자가 온 번호는 금수면사무소였다"고 전했다.

성주군과 해당 기관에서는 의혹을 부정했다. 고강희 성주군 총무과 행정팀장은 "모르는 일"이라며 "논의된 적도, 지시한 적 없다"고 말했다. 김정배 대가면 부면장은 "대가면 이장들의 요청으로 보낸 것일 뿐"이라며 "컴퓨터로 문자를 보낼 수 있어서 행사 때 종종 대신 보내주곤 한다"고 해명했다. 성주농업기술센터 관계자도 "센터 관련단체인 농촌지도자회와 생활개선회 회원을 대상으로만 보냈다"며 "개인적,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군정홍보의 일환"이라고 일축했다.

"제3부지는 미국" 피켓을 들고 안보단체 집회현장을 둘러싼 성주 주민들(2016.8.29.성주군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제3부지는 미국" 피켓을 들고 안보단체 집회현장을 둘러싼 성주 주민들(2016.8.29.성주군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논란 가운데 상이군경회, 전몰군경유족회, 고엽제전우회 등 13개 안보단체가 참여하는 '성주군 안보단체연합회(회장 김진용)'은 29일 오전 성주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제3부지 검토요청에 대한 지지성명'을 발표했다. 관련단체 회원, 주민 등 4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집회에는 김항곤 군수,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 이완영(경북 고령·칠곡·성주) 국회의원이 참석해 단체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들은 "김 군수의 제3부지 검토요청은 군민들의 분열을 막고 국가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적극 환영"의 뜻을 밝혔다. 또 "성주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침묵하는 다수의 심정을 대변했다"면서 ▷성산포대를 제외한 제3지역 검토와 ▷촛불집회 군청마당 사용불허를 각각 국방부와 성주군에 촉구했다.

안보단체 집회 후 가진 성주 주민들의 기자회견(2016.8.2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안보단체 집회 후 가진 성주 주민들의 기자회견(2016.8.2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에 대해 성주 주민 250여명은 '3부지는 미국이다', '흩어지면 성산에 사드, 뭉치면 성주에 평화', '사드 폭탄돌리기 중단하라' 등의 피켓과 펼침막을 들고 집회가 계속되는 동안 주위를 둘러쌌다. 특히 이완영 의원이 "대통령의 양보로 정부 여당이 군민들의 피해가 적은 제3의 지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하자 주민들은 "초전도 성주다", "사드 최적지는 미국이다" 등을 외치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안보단체 집회 후 주민들은 군청 입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국방부는 성산포대를 한손에 들고 초전면 골프장과 저울질하고 있다. 성산, 초전, 또 다른 지역이든 모두가 성주"라며 "사드가 철회될 때까지 군민 모두 촛불을 지켜야 한다. 김항곤 군수는 사태를 직시하고 주민분열 책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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