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태의 쟁점인 미르·K스포츠재단에 이어 '새마을' 관련 재단과 사업도 문제가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영남대 최외출(57) 교수가 새마을 관련 '유령법인'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정부로부터 영남대 내 새마을 예산 수 십억원을 특혜 지원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비례대표.환경노동위원회)은 "박근혜 정권의 숨은 실세로 알려진 최외출(전 영남대 대외협력부총장·현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원장) 교수가 유령법인을 운영하며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예산 수 억원을 지원 받았다"며 "이뿐만 아니라 최 교수가 주도한 영남대 내의 각종 새마을사업에만 정부가 예산 수 십억원을 지원했다. 이와 관련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3일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최 교수는 1977년 경상북도 '새마을 장학생 1기'로 영남대에 입학 후 박 대통령과 처음 만나 인연을 맺고 영남대 교수로 부임해 행정대학원장과 대외협력본부장을 맡았다. 최근에는 영남대 대회협력부총장을 거쳐 현재는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원장이다. 2012년 대선 당시에는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기획조정특보도 맡았다. 박 대통령은 학내비리로 쫓겨날때까지 영남대에서 이사장을 지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최 교수는 박근혜 정부 3년차인 지난해 9월 중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새마을운동 개발 정신과 가치를 실천하고 국제적으로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외교부 소관의 사단법인 '글로벌 새마을 개발네트워크(Global Saemaul Development Network.GSDN)'를 설립해 대표를 맡았다.
국내 이사진에는 최 교수를 포함해 인요한 전 박근혜대통령인수위원회위원과 기영화 박근혜캠프행복교육추진단원 등 박근혜 정권 인사 9명이 이름을 올렸다. 국외 이사로는 럭 나가자(Luc Gnacadja) 전 UN사막화방지협약 총장과 캄보디아 야라 수스(Yara Suos) 국회의원 등 9명이 참여했다.
설립 후 새마을네트워크는 올 6월 (재)지구촌발전재단(Global Development Foundation)', 경상북도, 영남대와 '글로벌새마을포럼(회장 최외출)'을 공동 개최했다. 이 포럼은 2008년부터 시작돼 7회를 맞았다. 예산은 대표적으로 한국농어촌공사(사장 이상무), 경상북도가 지원했으며 2013년부터 올해까지 각각 9천만원, 5억원 등 6억원을 '보조금' 형태로 지원했다. 대구시 등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촌발전재단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유령재단'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새마을네트워크와 운영과 새마을포럼 개최가 설립 목적인 이 재단은, 대구예술대 재단이 소유한 건물 6층에 입주한 것으로 등기상 등록돼 있다. 그러나 이곳도 새마을네트워크와 마찬가지로 실제로는 빈 사무실로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지구촌발전재단이 현재 주소로 이전하기 전의 주소는 최 교수의 부인 명의의 건물이었다.
최 교수가 주도한 새마을사업에 대한 '특혜성 예산' 의혹도 지적됐다.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영남대 새마을 ODA(한국형 공적 개발원조) 사업에 드러난 것만 42억원6천만원을 지원했다. 최 교수는 한국국제협력단에서 지구촌 새마을운동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 이사장 내정설이 돌기도 했다. 또 한국국제협력단은 '최순실 사업' 의혹을 받는 코리아에이드사업을 진행했다.
교육부도 최 교수가 올해 중순까지 원장을 역임한 영남대 국제개발협력원에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14억6천만원을 지원했다. 경상북도는 새마을전문대학원에 2014년부터 올해까지 19억원을 보냈다. 최 교수가 재단과 사업 등 각종 '새마을' 예산으로 쓴 세금은 최소 80억원대에 이르는 셈이다.
이정미 의원은 "최 교수는 정부와 UN 인사까지 참여한 법인을 왜 꽁꽁 감추는지 국민들에게 밝혀야 한다"며 "수사당국은 공개를 거부하는 정부, 지자체, 법인에 대해 즉각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평화뉴스는 영남대 본부, 새마을국제개발학과, 박정희대학원 등에 전화를 걸어 이 의혹에 대해 설명을 들으려 했으나 "본인(최외출 교수)이 자리에 없어 잘 알지 못한다"는 답만 돌아왔다. 최 교수는 2학기부터 연구년(안식년)으로 수업을 하지 않고 비정기적으로 학교에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