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측근 최외출, '유령법인'에 '새마을 특혜지원' 의혹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6.11.04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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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의원 "글로벌새마을개발네트워크·지구촌발전재단 허위, 정부.지자체 지원만 수십억...수사해야"


국정농단 사태의 쟁점인 미르·K스포츠재단에 이어 '새마을' 관련 재단과 사업도 문제가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영남대 최외출(57) 교수가 새마을 관련 '유령법인'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정부로부터 영남대 내 새마을 예산 수 십억원을 특혜 지원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외출 영남대 교수의 2015 글로벌새마을포럼 당시 모습 / 사진 출처.영남대학교
최외출 영남대 교수의 2015 글로벌새마을포럼 당시 모습 / 사진 출처.영남대학교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비례대표.환경노동위원회)은 "박근혜 정권의 숨은 실세로 알려진 최외출(전 영남대 대외협력부총장·현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원장) 교수가 유령법인을 운영하며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예산 수 억원을 지원 받았다"며 "이뿐만 아니라 최 교수가 주도한 영남대 내의 각종 새마을사업에만 정부가 예산 수 십억원을 지원했다. 이와 관련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3일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최 교수는 1977년 경상북도 '새마을 장학생 1기'로 영남대에 입학 후 박 대통령과 처음 만나 인연을 맺고 영남대 교수로 부임해 행정대학원장과 대외협력본부장을 맡았다. 최근에는 영남대 대회협력부총장을 거쳐 현재는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원장이다. 2012년 대선 당시에는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기획조정특보도 맡았다. 박 대통령은 학내비리로 쫓겨날때까지 영남대에서 이사장을 지냈다.

대선 당시 대구 동성로에서 유세 중인 박근혜 후보(2012.12.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선 당시 대구 동성로에서 유세 중인 박근혜 후보(2012.12.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 의원에 따르면, 최 교수는 박근혜 정부 3년차인 지난해 9월 중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새마을운동 개발 정신과 가치를 실천하고 국제적으로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외교부 소관의 사단법인 '글로벌 새마을 개발네트워크(Global Saemaul Development Network.GSDN)'를 설립해 대표를 맡았다.

국내 이사진에는 최 교수를 포함해 인요한 전 박근혜대통령인수위원회위원과 기영화 박근혜캠프행복교육추진단원 등 박근혜 정권 인사 9명이 이름을 올렸다. 국외 이사로는 럭 나가자(Luc Gnacadja) 전 UN사막화방지협약 총장과 캄보디아 야라 수스(Yara Suos) 국회의원 등 9명이 참여했다.

'글로벌새마을개발네트워크' 법인 설립 허가 신청서 / 사진 제공.이정미 의원실
'글로벌새마을개발네트워크' 법인 설립 허가 신청서 / 사진 제공.이정미 의원실

설립 후 새마을네트워크는 올 6월 (재)지구촌발전재단(Global Development Foundation)', 경상북도, 영남대와 '글로벌새마을포럼(회장 최외출)'을 공동 개최했다. 이 포럼은 2008년부터 시작돼 7회를 맞았다. 예산은 대표적으로 한국농어촌공사(사장 이상무), 경상북도가 지원했으며 2013년부터 올해까지 각각 9천만원, 5억원 등 6억원을 '보조금' 형태로 지원했다. 대구시 등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2016 글로벌새마을포럼 모습 / 사진 출처.영남대학교
2015-2016 글로벌새마을포럼 모습 / 사진 출처.영남대학교
그러나 이 의원은 새마을네트워크에 대해 '유령법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법인 등록 주소(영남대 중앙도서관 14층 1401호)지에는 현판이나 간판, 상주 직원이 없는 빈 사무실이고 ▷연락처도 지구촌발전재단 연락처로 허위 기재됐다는 것이다. 또 ▷홈페이지(igsdn.org)에는 등기와 다른 주소가 표기됐고 ▷이 의원실의 조사 후에는 지난 10월 24일자로 아예 홈페이지를 폐쇄했기 때문이다.

지구촌발전재단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유령재단'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새마을네트워크와 운영과 새마을포럼 개최가 설립 목적인 이 재단은, 대구예술대 재단이 소유한 건물 6층에 입주한 것으로 등기상 등록돼 있다. 그러나 이곳도 새마을네트워크와 마찬가지로 실제로는 빈 사무실로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지구촌발전재단이 현재 주소로 이전하기 전의 주소는 최 교수의 부인 명의의 건물이었다.

문이 잠긴 지구촌발전재단의 현장 모습 / 사진 제공.이정미 의원실
문이 잠긴 지구촌발전재단의 현장 모습 / 사진 제공.이정미 의원실

최 교수가 주도한 새마을사업에 대한 '특혜성 예산' 의혹도 지적됐다.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영남대 새마을 ODA(한국형 공적 개발원조) 사업에 드러난 것만 42억원6천만원을 지원했다. 최 교수는 한국국제협력단에서 지구촌 새마을운동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 이사장 내정설이 돌기도 했다. 또 한국국제협력단은 '최순실 사업' 의혹을 받는 코리아에이드사업을 진행했다. 

교육부도 최 교수가 올해 중순까지 원장을 역임한 영남대 국제개발협력원에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14억6천만원을 지원했다. 경상북도는 새마을전문대학원에 2014년부터 올해까지 19억원을 보냈다. 최 교수가 재단과 사업 등 각종 '새마을' 예산으로 쓴 세금은 최소 80억원대에 이르는 셈이다.

이정미 의원은 "최 교수는 정부와 UN 인사까지 참여한 법인을 왜 꽁꽁 감추는지 국민들에게 밝혀야 한다"며 "수사당국은 공개를 거부하는 정부, 지자체, 법인에 대해 즉각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평화뉴스는 영남대 본부, 새마을국제개발학과, 박정희대학원 등에 전화를 걸어 이 의혹에 대해 설명을 들으려 했으나 "본인(최외출 교수)이 자리에 없어 잘 알지 못한다"는 답만 돌아왔다. 최 교수는 2학기부터 연구년(안식년)으로 수업을 하지 않고 비정기적으로 학교에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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