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동네 마다 켜진 촛불, 우리 동네는 어디?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6.11.2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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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국대회 포함 매주 18곳에서 "내려와라 박근혜"...박정희 고향 구미서도 촛불 호응 커져


대구경북 동네 18곳. 우리 동네에서도 저녁마다 하야 촛불이 타오른다. 우리 동네는 어디일까.

박근혜 대통령의 전통적 지지기반이었던 대구경북에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이나 도심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기 어려운 지역 주민들을 위한 이른바 '동네 촛불'이다.

경북 14곳에서 대통령 퇴진 시국대회가 열리고 있다 / 출처.경북민중연대
경북 14곳에서 대통령 퇴진 시국대회가 열리고 있다 / 출처.경북민중연대

대구의 동네 촛불은 지난 12일 동구 용계공원에서 처음 시작됐다. 지역 주민회의 제안으로 열린 '안심촌궐기대회'는 마을 축제와 같았다. 사회자나 무대, 진행 순서 없이 주민 참여부스와 자유발언으로 이뤄졌다. 피켓도 각자 집에서 만들어 온 개성 넘치는 문구들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열기는 더해졌고, 끝날 무렵에는 예상보다 두 배가량 많은 인원이 참여한 가운데 마무리됐다.

이날 촛불을 준비해 온 양희 정의당 동구위원장은 "동네 촛불 이후 지역 행사에는 '대국민사과',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해고통지서', '각하 파면' 등 국정농단 관련 현 시국을 비판하는 문구들이 부쩍 많아졌다"면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기간연장 촉구 서명에 눈을 흘겼던 이들도 거리낌없이 서명에 동참하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2일 동구 촛불집회 후 행진하는 참가자들 / 사진제공.독자 양희씨
12일 동구 촛불집회 후 행진하는 참가자들 / 사진제공.독자 양희씨

동구를 시작으로 지역 촛불은 확산되고 있다. 북구 20여개 주민단체, 정당 등이 참여하는 '강북풀뿌리단체협의회'는 지난 16일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칠곡3지구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우리동네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이들은 다음달 3일 칠곡3지구 롯데리아네거리에서 세 번째 촛불을 밝힌다.

달서구에서도 '내려와라 박근혜 달서 촛불시민들'이 24일 상인동 홈플러스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달서구 주민 30여명이 참여하는 채팅방에서 나온 제안으로 시작된 이날 집회는 시민사회의 도움으로 주민들이 나서면서 주최측 추산 1천여명이 참석했다.

'내려와라 박근혜 달서 촛불시민들'의 달서구 촛불집회 / 사진제공.정의당 대구시당
'내려와라 박근혜 달서 촛불시민들'의 달서구 촛불집회 / 사진제공.정의당 대구시당

달서 촛불시민 중 한 명인 한민정씨는 "최순실씨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특혜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능을 끝낸 학생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면서 "박 대통령의 세 번째 담화를 보고 주민들 사이에서 촛불을 다시 추진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음달 초쯤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북에서도 국정농단을 비판하는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포항·경주·경산·구미·영천·안동·상주·문경·고령·영주·울진·의성·김천·성주 등 14곳에서 '대통령 퇴진' 촛불이 켜졌다. 모두 지역에서 시국행동을 위한 단체를 구성해 촛불을 이끌어오고 있다. 현재 촛불이 켜진 곳은 경북 전체 23개 시·도 가운데 절반 이상으로 참여 인원 역시 점점 늘고 있다. 또 지역 곳곳에 가족현수막을 내걸고 '대통령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 등을 촉구하고 있다.

경주역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시국대회 / 사진제공.박근혜 퇴진 경주운동본부
경주역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시국대회 / 사진제공.박근혜 퇴진 경주운동본부
경산시내에 걸린 '대통령 퇴진' 촉구 가족 현수막 / 사진제공.박근혜퇴진 경산행동
경산시내에 걸린 '대통령 퇴진' 촉구 가족 현수막 / 사진제공.박근혜퇴진 경산행동

이들 가운데 포항, 경주, 경산, 구미, 안동 등 5곳에서는 지난 5일부터 시작돼 한 달 가까이 시국집회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서는 최근 기념사업 추진과 99주기 추모제 이후 촛불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박근혜 퇴진 구미시국회의'에 따르면 초반 100명이 되지 않던 참여 인원이 최근 300여명이 됐다.

최일배 민주노총구미지부 사무국장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기가 사실 조심스러웠는데 최근 주변 상가나 행인들의 호응이 커졌다"면서 "특히 학생들이 참여나 자유발언이 늘면서 어른들이 부끄러워하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욕을 하는 어르신들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구미역 앞에서 열린 시국대회 / 사진제공.박근혜 퇴진 구미시국회의
구미역 앞에서 열린 시국대회 / 사진제공.박근혜 퇴진 구미시국회의
지난 5일부터 매주 열리고 있는 포항 시국대회 / 사진제공.박근혜퇴진 포항시국회의
지난 5일부터 매주 열리고 있는 포항 시국대회 / 사진제공.박근혜퇴진 포항시국회의

한편, 지난 5일부터 매주 주말마다 대구 도심에서는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대회가 열리고 있다. 대구지역 80여개 시민사회, 정당으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대구비상시국행동'은 오는 3일 대구 도심에서 5차 대구시국대회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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