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선과 시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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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현 칼럼] 봇물처럼 터져나온 촛불의 개혁 열망과 '분단체제'


조기대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10월말부터 진행된 시민들의 촛불혁명으로 비롯된 일이다. 12월로 예정되었던 대선은 초유의 대통령 탄핵사태로 인해 5월 전후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인용이 이루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여론은 탄핵인용이 이루어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특검의 조사와 헌법재판소의 심리과정에서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는 대통령의 헌법위반 사례가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겨울 맹추위속에서도 매주말 촛불을 밝힌 도도한 민심의 흐름을 헌재가 거역하기 어려울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물론 탄핵에 반대하는 수구기득권 세력의 조직적인 여론몰이가 거세지고 있지만 국민여론은 이에 아랑곳 없이 여전히 탄핵에 찬성하는 국민이 80%에 달하고 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대표의 지지율이 30%를 넘나들고 있다. 2위 후보인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까지 합하면 50%가 넘는다. 바야흐로 정권교체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2017년 대선,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국민들이 3개월여 넘게 매서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광장에서 촛불을 든 이유는 무엇일까? 1차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일 일당이 헌정을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한데 대한 분노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안이 의결되고 난 뒤 진행된 촛불집회에서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퇴진행동이 제기한 6대 긴급현안인 ▲ 국정 역사교과서 강행 저지 ▲백남기 특검 실시 ▲언론 장악 적폐 해결 ▲세월호 특조위 재구성 ▲사드 철회 ▲박근혜표 나쁜 노동정책 청산을 비롯 ‘정치개혁’, ‘재벌해체’, ‘언론개혁’, ‘검찰개혁’, ‘교육개혁’ 등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탄핵 촉구 대구시국대회(2017.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근혜 탄핵 촉구 대구시국대회(2017.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근혜 정부는 물론이고 이명박 정부부터 누적된 민주주의 후퇴와 민생파탄으로 인한 우리사회의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 촛불의 열망인 것이다. 이 모든 적폐 청산의 요구 기저에 깔린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개혁 열망


일각에서는 ‘재벌해체’없이 우리사회의 근본 개혁이 없다고 주장한다. 박근혜 –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삼성을 비롯한 재벌들이 자신들의 이권과 재벌체제 유지를 위해 권력과 결탁하여 온갖 비행을 저지른 것을 볼 때 우리사회의 근본개혁을 위해서는 ‘재벌해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많은 사람들은 언론이 우리사회의 비리와 문제를 제대로 견제하는 '감시견(watchdog)'의 역할을 했으면 이런일이 가능했겠느냐며 ’언론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한편에서는 “나는 (트럼프의) 행정명령이 합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이를 변호하는 것도 나의 임무와 부합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슬람 7개국 출신의 입국을 막는)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한 “샐리 예이츠 미국 법무장관 대행”과 같은 공무원이 우리나라에 있었다면 어떻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가능했겠느냐며 “공직사회 개혁”을 강조하는 이들도 있다.

분단체제 극복없이 근본 개혁 어려워

모두가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새누리당, 재벌 등 우리사회 기득권 세력이 모든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어처구니 없는 헌정유린을 할 수 있었던 근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이는 반대파들을 ’빨갱이‘, ’종북세력‘이라고 규정하고 입다물게 할 수 있는 ’낙인‘의 힘을 그들이 가졌기 때문이다. 최근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의 집회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주장 역시 촛불시민, 야당, 언론 등 이른바 ’탄핵세력‘의 등뒤에 북한이 있다는 것이며 이들은 북한의 조종을 받는 ’종북세력‘이라는 것이다.

권력의 반대파를 ’북‘과 연결해 입다물게 할 수 있는 근본원인은 다름아닌 ’분단체제‘이다. 이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우리사회의 다양성을 회복할 수 없으며 최소한의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권인 ’사상과, 언론, 집회, 결사, 표현의 자유‘를 온전히 확보할 수 없다.

‘1997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정권교체’였다. 이에 따라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었다. ‘2002 대선’의 시대정신은 ‘정치개혁’이었다, ‘새정치’의 표상이었던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었다. ‘2007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경제적 성공’이었다. ‘성공신화’의 주역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었다. ‘2012년 대선’ 시대정신은 ‘경제민주화’였다. ‘경제민주화’ 담론을 선점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다.

‘2017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분단체제 극복’이 되어야 한다. 그것만이 짧게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10년’, 길게는 1945년 이후 70년이 넘게 누적된 우리사회의 ‘적폐’를 온전히 청산할 수 있는 길이다. 과연 누가 시대정신을 담지하고 있을까? 촛불혁명의 주인인 국민 모두가 찬찬히 살펴볼 일이다.







김두현 /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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