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소성리 모인 평화의 발걸음..."내년에는 사드 철거"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12.02 17: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민 등 4백여명 6차 평화행동 "추가 배치·공사 강행에 몸과 마음 다쳐...문 대통령, 일상의 평화 약속해야"


소성리 주민들이 올해 마지막 평화행동 집회에서 "내년에는 사드를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2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만난 임길남(87) 할머니는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와 같이 촛불을 들어놓고 왜 추가 배치했는지 모르겠다"며 "박근혜부터 문재인까지 나이 많은 할매들을 차가운 길바닥에서 고생시킨다. 몸도 마음도 멍들고 다쳤다"고 했다. 소성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은모(63)씨는 "수 천명의 경찰이 고작 백여명 주민을 밀어내고 기어이 사드 장비와 공사 차량을 들여보냈다"면서 "문 대통령이 내년에는 사드를 철거해 일상의 평화를 약속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사드뽑고 평화심자" 구호를 외치는 소성리 주민들(2017.12.2)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뽑고 평화심자" 구호를 외치는 소성리 주민들(2017.12.2)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 갖고 미군 떠나라' 홍보물을 보는 시민들(2017.12.2)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 갖고 미군 떠나라' 홍보물을 보는 시민들(2017.12.2)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소성리 마을이장인 이석주(64) 소성리대책위 공동위원장도 연말을 보내는 심정이 씁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위원장은 "주민들의 몸과 마음을 짓밟은 채 두 차례에 걸쳐 사드 장비가 들어갔다"며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우리가 진 것은 아니다. 올 한해 끈질기게 싸웠던 것처럼 내년에도 치열하게 사드 철거를 위해 나설 것이다. 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소성리 인근 김천 시민인 김대성(56) 김천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약속한 절차적 정당성을 끝내 지키지 않았다"면서 "사드는 북핵에 쓸모가 없고 오히려 전쟁 위협만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면서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 때문에 이 땅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 주민들은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지난 2016년 7월 일방적 사드 배치 결정 후 사드 배치 장소인 성주골프장 인근 성주 소성리와 김천 지역 주민들의 일상은 바뀌었다. 성주에서는 505일째, 김천에서는 486일째 주민들이 사드 반대 촛불을 켜고 있다. 탄핵된 박근혜 정부의 국방부는 장미대선 전인 올해 4월 26일 기습적으로 사드를 배치했고, 문재인 정부도 9월 7일 주민들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가 배치를 강행했다.

6차 소성리 범국민 평화행동'에 모인 4백여명(2017.12.2)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6차 소성리 범국민 평화행동'에 모인 4백여명(2017.12.2)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두 번에 걸친 사드 반입과 경찰의 강경 진압. 그리고 최근 사드부지 공사 강행까지. 작은 마을 소성리는 전장터가 됐다. 눈물과 울분으로 2017년 한 해를 보냈던 소성리 주민 백여명은 다가오는 새해에는 반드시 사드가 철거되고 한반도에서 군사적인 위협이 사라지길 바랐다.

이와 관련해 소성리사드배치철회 성주주민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등 6개 사드 반대 단체는 2일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6차 소성리 범국민 평화행동'을 열었다. 올해 마지막 집회에는 대구경북·부산경남 등 4백여명의 평화의 발걸음이 모였다.

이들 단체는 결의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사드 배치 명분으로 국가안보를 내세웠지만 오히려 북핵 위협만 키웠다"며 "적폐청산 완성은 사드 배치 철회라는 것을 잊지말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드는 북한·중국·러시아를 겨냥한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일환이자 한·미·일 삼각동맹에 우리 스스로가 동참하는 꼴"이라며 "동북아 군사 대결을 불러와 주권·평화·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강해윤 원불교비대위 집행위원장, 김대성 김천대책위 공동위원장, 이석주 소성리대책위 공동위원장이 평화행동 집회에서 발언 중이다. (2017.12.2.소성리 마을회관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왼쪽부터) 강해윤 원불교비대위 집행위원장, 김대성 김천대책위 공동위원장, 이석주 소성리대책위 공동위원장이 평화행동 집회에서 발언 중이다. (2017.12.2.소성리 마을회관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내년에는 사드 철거"를 기원하며 주민들이 세운 솟대(2017.12.2)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내년에는 사드 철거"를 기원하며 주민들이 세운 솟대(2017.12.2)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때문에 "내년에도 소성리에서 사드 철거 운동을 계속 펼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내년에는 사드를 한반도에서 철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과 연대자들은 사드 가 들어선 진밭교 길목에 사드 철거·평화 기원 솟대를 세우고 "사드는 미국으로, 평화는 이땅으로" 구호를 함께 외쳤다.

한편, 6개 사드 반대 단체는 매주 토요일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여는 사드 철거 토요집회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성주투쟁위는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 7시 성주군청 건너 편 평화나비광장에서, 김천시민대책위는 매일 오후 7시 김천역 앞에서 사드 철거 촛불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