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A교수, 강의 중 '국민 비하·막말'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9.04.1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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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서 "대한민국 사람들, 메멘토·닭대가리...또라이·싸패 김정은, 문재인씨랑 포옹하니 모두 뿅가"
학생 문제 제기 "국립대 교수가 국민 비하, 너무 나갔다" / "맥락보면 비하 아냐...얼마든지 반론하라"


교육부 공무원 "개·돼지(포유류)"→도의원 "레밍(설치류)"에 이어 이번엔 국립대 교수 "닭(조류)"이다.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60대 교수 A씨가 강의 중 국민을 '닭'에 빗댄 발언을 해 논란이다. 해당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이 당시 강의 녹취록을 <평화뉴스>에 보내 들어본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

A교수는 지난 9일 사회과학대학 행정대학원 지방자치 강의 중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을 평가하다가 "63명을 죽이고 형도 독살한 김정은에 대해 문재인씨랑 만나 한 번 포옹하니 모두 뿅 갔다"며 "방송 3사 여론조사를 보면 김정은이 꽤 괜찮은 사람이다. 대한민국 사람들 메멘토다. 돌아서면 까먹는다"고 했다. 이어 "이걸 보통 닭대가리라고 한다"면서 "닭이 들으면 굉장히 자존심 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북대학교 A교수
경북대학교 A교수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높은 국민 지지 여론을 비판하며 국민들 인식 수준을 '메멘토'와 '닭대가리'라고 주장했다. 메멘토(Memento)는 2000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다. 주인공은 10분 이상 기억을 지속시키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다. 또 흔히 기억력이 좋지 못한 조류로 오해 받는 닭은 머리가 나쁘고 어리석은 사람을 놀릴 때 '닭대가리(닭 머리)'라는 비하어로 사용된다.
 
또 A교수는 지난 3월 말 같은 같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을 언급하다가 "김정은이가 학교에 적응을 못했다. 3년이 지나 좀 따라가려는데 그때 얘기"라며 "어떤 장난을 하느냐. 자기가 키우던 고양이를 벙커에 끈으로 묶어 불을 붙였다. 또라이, 사이코패스"라고 했다. 정보 출처를 "국가정보원"·"정보기관"이라고 통칭했지만 모두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내용들이다.

학생 B씨는 A교수의 반복되는 문제적 발언에 대해 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제보했다. 경북대는 교육부 산하 국립대학교로 국립대 교수는 교육공무원 신분이다. 때문에 A교수가  국민을 비하하는 게 더욱 부적절하다는 게 B씨 주장이다. 또 해당 대학원의 강의 목표는 지방자치, 행정기술 지식을 학문적으로 습득하는 것으로 정치나 외교통일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것도 B씨의 지적이다. 

B씨는 "강의 취지와 상관 없어도 학자적 전망·예측·비판이라면 어떤 주제든 괜찮지만, 수업과 무관한데다가 미확인된 정보를 여러번 말하는 것도 모자라 국립대 교수가 본인 생각과 다르다고 국민을 폄하하는 것은 너무 나갔다"며 "개·돼지, 레밍을 잇는 국민 비하 시즌 3탄이다.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A교수 "일부 단어에서 생긴 오해로 맥락을 자세히 알면 비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15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그는 "사회 구성원들이 특정 사안에 대해 정확하고 균형있게 알아야하는데, 남북정상회담의 포옹과 악수 한번으로 국민 80% 이상이 김정은에 대해 호감을 느낀다는 것은 일회성 이벤트에 여론이 흔들리는 것"이라며 "불과 얼마전에 김정은이 저지른 인류에 대한 범죄를 잊은 것 아니냐는 뜻에서 당시 수업 중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또 "닭은 대단히 영리한 짐승"이라며 "농장에서 서로 싸울 경우 서열 195위까지 기억하는 동물이다. 비하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업이 끝날 때 학생들에게 반론을 하라고 했다"면서 "제보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유신체제하에서도 이러진 않았다. 학문의 자유를 막는 것 같다. 얼마든지 찾아와 반론을 해도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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