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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문 잠긴 아파트, 소방차 진입 어려운 전통시장..."골든타임 위험"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11.1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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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소방본부 행정감사 / 소방차 진입 곤란 시장ㆍ주택 69곳
아파트 70%, 옥상 비상문 자동개폐장치 미설치 '대피 취약'
백화점ㆍ아울렛 등 43곳 중 7곳 '화재위험' 과태료ㆍ행정명령
매천시장 스프링쿨러 5개 중 2개 고장→보완명령 기간에 화재


대구지역 아파트의 70%가 옥상에 비상문 자동개폐장치가 없어 화재 대피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과 주택밀집지역 등 69곳은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화재 진압을 더디게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소방본부(본부장 정남구)에 대한 16일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임인환)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소방 안전에 대한 다양한 문제들이 지적됐다. 임인환(국민의힘.중구 제1선거구) 대구시의원에 따르면 '대구 공동주택 옥상 비상문 자동개폐장치' 설치율(2022년 기준)은 29.8%, 미설치율은 70%다. 3곳 중 1곳만 설치한 셈이다. 
 
정남구 대구소방본부장이 행정감사에서 답변 중이다.(2022.11.16) / 사진.대구시의회
정남구 대구소방본부장이 행정감사에서 답변 중이다.(2022.11.16) / 사진.대구시의회

자동개폐장치는 화재 등 재난과 재해에 대비해 잠긴 문을 열 수 있게 돕는 장비다. 2020년 11월 경기 군포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11명이 옥상으로 대피했지만 문이 잠겨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같은 사고는 국내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국회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16년 공동주택 자동개폐장치 설치 법안을 통과했다. 하지만 법안 이전에 건설된 아파트는 적용이 되지 않아 개폐장치가 없는 아파트가 많다. 다만 비교적 신축 아파트가 많이 지어진 대구 강서지역 아파트 옥상 자동개폐장치 설치율은 5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 의원은 "아파트연합회와 협의해 강제 설치하도록 해야 한다"며 "불이 나도 탈출 못하는 위험한 곳이 많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남구 대구소방본부장은 "법적 강제성이 없고, 구축 아파트는 소급을 못해 설치율이 낮다"면서 "문 한개 설치에 100만원, 만약 아파트 10동이면 1,000만원 예산이 소요돼 이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에는 비행청소년들이 흡연, 패싸움 등 용도로 옥상을 이용해 많이 잠궜는데, 이제는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계속해서 설치를 권고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남구 대구소방본부장이 행정감사에서 답변 중이다.(2022.11.16) / 사진.대구시의회
정남구 대구소방본부장이 행정감사에서 답변 중이다.(2022.11.16) / 사진.대구시의회
산소통을 메고 화재 진압 훈련 중인 대구소방서 대원들 / 사진.대구소방본부
산소통을 메고 화재 진압 훈련 중인 대구소방서 대원들 / 사진.대구소방본부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지역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류종우(국민의힘.북구 제1선거구) 의원에 따르면 '대구 소방차 진입 곤란 지역'은 전통시장, 주택밀집, 산악지 등 69곳이다. 류 의원은 "초기 진압이 중요한데 골든타임을 놓치면 큰 위험이 된다"면서 "대책을 마련해 원활한 화재 진압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소방차가 못가는 대신 주민이 사용할 수 있는 비상소화전, 안심소화전을 비치했다"며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사상자 8명이 나온 '대전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화재 사고' 관련 후속 조치도 요구햇다. 김대현(국민의힘.서구 제1선거구) 의원은 "화재가 빈번하고 사고가 한번 나면 인명 피해가 크다"며 "대구 상황을 점검해봤냐"고 물었다. 정 본부장은 "지역 내 백화점과 아울렛 대형판매시설 43곳에 대해 화재 위험 안전 전수점검를 해 7곳을 소방법 위반 등으로 적발했다"면서 "과태료와 행정명령 등을 내렸다. 세밀히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달 전 '매천농수산물 화재 사고'에 대해서는 스프링쿨러 고장을 질타했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화재 발생  두달 전 매천시장에 대한 점검에서 스프링쿨러 5개 중 2개 고장 사실을 확인했다. 고장에 대해 오는 11월 20일까지 보완명령을 내렸지만 이 기간에 고장난 스프링쿨러 지역에서 최초 발화해 69개 점포를 태우는 큰 불로 번졌다.  
 
박우근, 임인환, 김대현, 류종우, 이성오 의원이 행감에서 질의 중이다.(2022.11.16) / 사진.대구시의회
박우근, 임인환, 김대현, 류종우, 이성오 의원이 행감에서 질의 중이다.(2022.11.16) / 사진.대구시의회

박우근(국민의힘.남구 제1선거구) 의원은 "고장 보완명령 기간을 왜 길게 잡았냐"며 "시정 기간을 짧게 잡았다면 빨리 고쳤을 것이고 피해도 최소화 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 본부장은 "빨리 보완했다면 최상이겠지만 공사 시기, 배관 설비 등에 대해 관계 기관들과 협의 조율하는 과정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며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앞으로 주의하겠다. 스프링쿨러 등에 대해서는 현재 전통시장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먼지와 수증기 등에 의한 화재감지기 오류 등 '화재 오인신고' 2020년 860건에서 2021년 2,099건으로 59% 증가 ▲'구급대원 폭행 사건' 매년 10건 발생. 올해 9월 기준 10건 모두 술에 취한 주취자에 의한 폭행 사고. 구속율 3%대 불과. ▲'대구소방본부 통합관제센터 전무'. 지자체, 경찰, 고속도로 등 모든 CCTV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CCTV 모니터링 플랫폼' 구축 등에 대해 이성오(국민의힘.수성구 제3선거구) 의원이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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