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과 빚투를 위해 대구 청년들이 진 평균 부채는 6천만원이다. 빚의 규모는 5년새 3배로 불었다.
집을 사기 위해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고(영끌), '대박'을 꿈꾸며 빚을 내 주식·코인 등 투자(빚투)를 하는 2030 세대의 현실이다. 대구 청년 10명 중 4명이 부채를 지고 있지만, 빚을 낸 청춘들의 주식 손실률은 70%가 넘는다. 영끌로 구매한 집에 매달 쏟아붓는 대출 이자금만 1백만원에 가깝다.
코로나19 이후 최근 3년간 바뀐 청년들의 금융 세태와 관련해 대구에서도 적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청년단체들은 정부와 대구시가 청년의 현실을 반영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청년은행 '디딤(이사장 최유리)'은 30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2 대구지역 청년 부채 및 금융정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청년은행 디딤은 올해 10월 1일~31일까지 대구지역 청년 542명을 대상으로 부채·금융 실태와 금융정책 이용 현황 등 실태조사를 했다. 해당 조사는 아름다운재단이 실시하는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 사업에 선정돼 진행됐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부채가 있다고 답한 청년은 217명으로 지역 청년 10명 중 4명이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542명의 2022년 평균 부채는 2,086만원으로 조사됐다. 2021년 평균 부채 1,329만원과 비교하면 1년새 757만원, 56.9% 증가했다. 빚진 청년들의 평균 부채는 6,113만원이다. 앞서 2017년 2,063만원에서 4,050만원 늘어났다. 부채 증가율은 5년새 196.3%에 달한다.
한달 평균 임금은 213만원으로 나타났다. 평균 근로시간은 40시간으로 지난해 43시간에 비해 근로시간이 3시간 줄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노동시장 수축으로 해석했다.
평균 주택 가격은 3억4,125만원, 평균 전세 보증금 가격은 1억 663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세비용과 비교하면 679만원, 주택 비용 4,261만원 상승한 수치다. 월세는 평균 40만원, 평균 관리비는 12만원으로 전체 주거비는 52만원으로 조사됐다. 청년층 한달치 월급의 25%, 4분의 1 수준이다.
작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은 주식 시장에 청년층 유입이다. 2021년에 비해 투자 비용은 5배 가량 상승했다. 평균 투자액은 작년 322만원에서 올해 1,506만원으로 뛰었다. 반면 청년 중 손실을 입은 비율은 62.6%로 10명 중 6명이 손실을 봤다. 평균 투자 손실액은 1,177만원이고 손실률은 74.5%다.
주거 비용은 증가했다. 자가 거주자 부채보유 비율은 70.7%로 10명 중 7명이 빚을 내 집을 샀다. 전세 거주자 부채 보유 비율도 71.1%다. 한달 평균 대출상환 금액은 지난해 55만원에서 올해 91만원(이자 26만원, 원금 65만원)으로 65% 올랐다. 집 대출 이자로 나가는 돈이 두배 늘어난 셈이다.
금리상승으로 인한 피해도 수치로 확인됐다. 10명 중 4명이 변동금리를 선택했다. 작년에 비해 연 평균이자율은 2021년 2.4%에서 올해 5.1%로 2.7% 상승했다. 1금융권 연 평균 이자율은 2.9% 올랐다. 저금리로 대출이 늘었다가 변동금리를 선택하면서 최근 금리가 올라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문제는 청년금융정책이 우후죽순 생겼다가 금새 사라진다는 것이다. 청년희망적금 납입에 어려움을 겪는 비율은 51.5%, 청년내일채움 공제 해지 비율은 56.8%, 햇살론 Youth 상황에 어려움을 겪는 비율은 45.7%로 대부분의 정책에서 10명 중 5명의 청년이 정책을 유지하지 못했다. 청년층의 청년금융정책 참여율도 36.5%로 10명 중 3명만 청년금융정책에 참여했다. 수명은 짧고 관심은 적은 것이다.
'디딤'은 해결책으로 ▲공공청년금융제도(금리 인하, 지역 공공은행 설립, 공공주택 등) 마련 ▲고교 졸업 전 금융교육 실시(초중고 생활경제 정규교육과정 편성) ▲청년금융정책 전수조사 통한 정책 보완, 청년 현실 반영 정책 마련, 불법금융 광고 근절 등 대책 마련 ▲기존 금융권에서 벗어나 청년들을 보호해줄 자조금융, 마이크로크레딧, 청년신협 등 대안 금융 활성화 지원 등을 대구시에 제안했다.
이들 단체는 "전세게적인 경기 침체와 나라 안팎의 악재로 인한 경기 불황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은 지금, 피해는 고스란히 청년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금리 인상으로 주식 가격이 하락하고, 이자율이 상승해 부채 부담이 늘어나는 등 어려움을 입는 것이 청년들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청년 부채 보유 평균 금액은 5년 만에 4천만원 증가했다"며 "청년 소득으로 기존 생활을 감당할 수 없어 부채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이어 "최저임금을 받고 노동하며 빚지는 것은 누구의 책임, 누구의 잘못이냐"면서 "청년 삶의 불안감을 이용해 영끌과 주식 투자 열풍을 부추겨 빚의 늪으로 빠져들게 한 것은 이 사회"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에게 다양한 사회 안전망을 보장하라"며 "정부와 대구시는 전수조사를 하고 단순 물질적 지원을 넘어 금융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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