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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세대의 안녕에 대하여
[남은주 칼럼]
2021년 10월 14일 (목) 14:47:02 평화뉴스 남은주 칼럼니스트 pnnews@pn.or.kr

지난 10월 6일, 여수지역에서 고3 현장 실습생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온 나라가 대선후보 선출 뉴스로 가득한 이때에 질문이 생겼다. 우리는 어디로 향하고 있으며 ‘청년세대는 안녕한가’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은 법과 제도가 마련되어 있었지만 또다시 사건이 발생한 것이 문제이다. 2017년 11월 제주도의 음료공장에서 현장실습생이 프레스기 오작동 사고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교육부는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제도를 ‘학습중심 현장실습’으로 바꿔서 안전관리가 가능한 ‘현장실습교육프로그램’으로 전환하였다. 현장실습생을 받는 것도 ‘선도기업’만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1년도 안되어 기업참여가 저조하여 실습기회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규제를 완화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해당 업체가 사건이 난지 나흘 만에 요트 운영을 재개했고 추모제를 준비하던 ‘여수 고(故)홍정운 현장실습생 사망사고 진상규명대책위원회’와 홍씨 친구들이 문제 제기하고 나서야 여수고용노동지청이 영업 중지 명령을 내린 것이다.

이 사건은 현재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심각한 문제에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거나 여론에 밀리어 대책을 마련하더라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럼 누더기로 만들어 현실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애도의 시간도 없이 영업을 재개하는 모습은 섬뜩하나 익숙하기까지 하다.

   
▲ 사진 출처. KBS 뉴스해설 <또 되풀이 된 '실습생 참사'...말뿐인 대책, 이젠 안된다>(2021.10.13) 방송 캡처

위태로운 청년세대의 현실

여러 통계 수치가 보여주는 청년의 삶은 위태롭다. 당장 구직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취업할 의사가 있는 잠재적 구직자나 알바노동을 하면서 제대로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 등을 합치면, 15~29살 청년 확장실업률(체감실업률)은 27%에 이른다. 이런 수치는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만 집계하는 청년 실업률(1월 기준 9.5%)을 크게 웃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게 빚이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청년층의 가계부채 비중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9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청년층의 가계부채는 485조7900억원으로 전체(1805조9000억원) 연령층의 26.9%를 차지했다. 2분기 청년층의 빚 중 가장 높은 비율로 증가한 것은 전세자금대출로 21.2%이고, 신용대출에 의한 주식투자는 20.1%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인 6.8%이다. 소득과 자산이 적은 청년세대는 다중채무와 저소득, 저신용 모두 쉽게 삶의 안정성을 헤치는 요인이 될 수 있고 금리인상과 같은 변화에 대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청년세대의 현실과 관련된 여러 가지 내용이 이슈화되었다. 국회 환노위 국정감사에서는 ‘스타벅스’의 노동강도가 문제시 되었다. 스타벅스는 각종 이벤트 등으로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의해 산재가 급증하는데도 2017년 이후 한 번도 근로감독을 받지 않았다. 스타벅스는 수많은 노동자를 갈아 끼우고 시간을 조립해 정규직의 안정성과 시간제의 유연성을 모두 가진 기괴한 정규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출처: 박정훈 라이더 유니온 위원장 / 경향신문 2021.10.12). 가혹하기로 이름난 쿠팡의 노동강도도 다루어 졌다. 쿠팡의 근태 관리 어플인 '쿠펀치'의 시간 조작과 초과근무가 문제시된 것이다.  

   
▲ 스타벅스 코리아 지난 5년간 산업재해 현황 / 자료. 민주당 이수진 의원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서는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이후 시민들의 자해·자살 증가율에 대한 대책이 지적되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해·자살 시도자는 1만 8213명으로 하루 평균 약 100명꼴이다. 특히 경기침체 속에 취업난이 겹치고 있는 청년층인 20대가 28.7%로 가장 많았다. 20대 비중은 2016년의 19.6%보다 9.1% 증가했으며 지난해 모든 연령층이 2019년 보다 감소했지만 20대는 유일하게 14.6% 증가했고, 20대 여성의 경우 21.1%나 증가했다.

청년세대의 어려움은 주로 알바노동, 플랫폼노동에 종사하니 고용보험 등 사회 안전망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지고, 불안정한 노동에 의해 재정 안정성이 약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른 마음 건강의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청년세대의 어려움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살펴보자.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요즘 청년세대는 ‘해야 할 것이 많고’(90.5%), ‘경쟁은 지나치며’(87.3%), ‘피곤한’(84.4%)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청년세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보다도 ‘부모의 재력 여부에 따라서 기회 자체가 달라지는 사회구조’ 때문이라는 응답이 62.9%(중복응답)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응답이 52.7%였으며 다음으로 ‘취업의 어려움’(48.3%)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조사기관: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 기간: 2021년 5월 31일~6월 4일 / 대상: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

청년세대의 어려움은 지금 당장의 문제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젊기 때문에’ 괜찮은 것이 아니라 젊기 때문에 더 오래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현 정부는 청년정책조정위원회(청조위)를 만들고 2020년 8월 부터 청년기본법을 시행하며 정부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청년 관련 정책을 모아 5년마다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실행한다고 한다. 이런 과정에서 2020년 전국에서 시행된 청년정책은 총 2,930개(중앙정부 239개, 지방자치단체 2,691개)에 달한다. 그러나 정책 체감도는 높지 않다.

지금 청년세대의 어려움은 비정규직, 프리랜서, 플랫폼노동 등 고용주가 누구인지 확실치 않은 모호한 노동환경과 한국사회의 불평등구조, 코로나19라는 재난이 만들어낸 것이다. 누구는 소금꽃을 만들며 죽어라 일해도 고시원, 반지하를 못면하는데 누구는 퇴직금으로 50억을 받는 사회는 잘못되었다. 요즘 청년세대는 ‘패기가 없고 짱돌을 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문제를 만든 사람들이 청년세대에게 해결하라는 말이다. 이제 청년세대와 함께 근본문제를 해결할 때이다. 청년세대의 안녕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남은주 칼럼 26]
남은주 / 대구여성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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