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 대구지하철 참사 20주기를 하루 앞두고 유족들이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울분을 토했다.
홍준표 시장이 지난 15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때문이다.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추모식을 폄훼하고, 참사 유가족 자격을 따지겠다는 홍 시장 페이스북 글을 두고 유족들은 분노했다.
'2.18지하철참사20주기추모위원회'는 17일 오후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사 '추모의 벽'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시장을 규탄했다. 20주기 추모의 벽은 홍 시장 성토장이 됐다. 유족들은 "홍준표의 추모와 애도는 공갈, 협박, 엄포 선전포고냐"고 적은 피켓을 만들어 목에 걸었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라고 적힌 홍 시장이 보낸 근조화환 옆에는 "홍, 무식하고 아는 것 없으면 더러운 주둥이를 닫아라"고 적은 A4종이를 붙였다. 홍 시장 규탄 종이는 추모의 벽 곳곳에 붙었다.
윤석기(58)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홍 시장에게 공개질의서를 띄웠다. 그는 "참사 20주기를 대하는 홍 시장의 언행은 보편타당한 상식에 어긋나고, 대구시민의 명예와 자존심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라며 "SNS 글에 나타난 편향된 세계관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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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의 벽' 홍준표 대구시장이 보낸 근조화환 옆에 유족이 붙인 규탄 문구(2023.2.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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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본인을 제외한 누가 추모식을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느냐"며 "시민단체, 유족, 노조가 참여하는 것이 정쟁 도구화라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빠짐 없이 참석했고, 전 대구시장, 국민의힘 국회의원들도 여러명 참석했는데 이들도 정쟁의 도구로 삼기 위해 참석한 것이냐"고 따졌다.
또 "2003년 2월 18일 192명의 희생자와 151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이 1차 참사→참사 당일 밤 군병력을 동원해 참사 현장을 물청소하고 유류품을 버린 것이 2차 참사→2005년 대구시가 대책위와 수목장을 합의하고도 불법 암매장이라며 유족을 고소한 것이 3차 참사"라며 "묘비도 진상보고서도 없이 20년이 흘러 상처가 덜 아물었는데, 또 유족의 영혼을 짓밟아 고통을 주고 있다"고 규탄했다.
때문에 "▲2005년 수목장 이면합의 인정 ▲대구시민과 유족에게 공식 사과 ▲추모사업 정상화"를 요구했다. 앞서 홍 시장은 유족의 면담을 거부했다. 대신 시민안전실장이 면담을 진행했다.
그 동안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2.18 추모주간이 20년 만에 시끄러워졌다.
참사 20주기를 사흘 앞두고 홍 시장이 적은 글에서 시작됐다. 홍 시장은 "대구지하철 참사가 이제와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세월호·이태원 참사, 민노총, 시민단체 등이 모여 매년 해오던 추모식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했다. 또 "유가족만 참여할 수 있는 유가족위원회도 유가족 자격이 안되는 분이 있다면 배제 절차를 취해 나가도록 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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