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 18일 192명이 숨지고 148명이 다친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참사로부터 22년이 흘러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으로 남아 있다.
대구 곳곳에서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하기 위한 행사들이 열린다.
재단법인 '2.18안전문화재단'은 오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 동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추모탑 앞 광장에서 '대구지하철화재참사 22주기 추모식'을 연다. 유가족 발언과 추도사, 묵념, 헌시 낭송, 헌화 등을 할 예정이다.
또 2월 12일부터 18일까지를 '추모주간'으로 정하고 일주일간 중앙로역 지하2층 기억공간에서 시민추모공간을 운영한다. 역사를 오가는 시민들이 희생자들에게 헌화할 수 있도록 꽃을 놓고, 메모지를 활용해 추모 메시지를 적을 수 있도록 했다.
대구지하철 참사 유족들은 오는 14일 오후 3시 무연고 희생자 6명을 참배하기 위해 대구시립묘지를 찾는다.
대구지역 시민사회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들을 열 예정이다.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와 대구교통공사노동조합, 2.18안전문화재단, 4.16연대, 대구4.16연대는 오는 18일 오후 3시 중구 동성로 CGV대구한일 앞에서 '2.18대구지하철참사 22주기 시민추모문화제'를 연다.
이날 문화제에는 대구지하철참사를 포함해 4.16 세월호 참사,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가습기살균제 참사 등 8개 참사 유가족들로 구성된 '재난참사피해자연대' 유족들이 참석한다. 유가족 발언, 묵념과 추모 공연 등을 할 계획이다.
대구교통공사노조와 전국철도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등 13개 노조가 참여하는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도 오는 17일 오후 2시 중앙로역 기억공간 앞에서 '2.18대구지하철참사 22주기 궤도노동자 추모대회'를 연다.
유족들은 참사가 발생한 지 2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구시가 희생자 수목장 등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2.18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 대구시를 상대로 희생자들을 팔공산 시민안전테마파크에 수목장으로 안치해달라는 소송에서 패소한 것에 대해 "이면 합의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법원은 이를 외면했다"고 규탄하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구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성경희)는 지난 6일 대구지하철참사 유족들이 대구시를 상대로 제기한 '수목장지 사용권한 확인 소송'에 대해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2005년 11월경 대구시와 수목장 안치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법률적 구속력을 가지는 이면 합의가 쟁점"이라며 "원고들이 내는 증거에서도 본질적으로 구속력 있는 대구시의 이면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2.18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회(위원장 윤석기)'는 12일 오전 대구 중구 중앙로역 지하2층 기억공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면 합의 증거가 없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진실을 외면하고 거짓말을 감싸는 판결"이라고 규탄했다.
대책위는 "대구시와 대책위 사이 이면 합의는 정식 명칭이 '비공식 요청사항'이며 2005년 9월 말부터 서로 협의해 11월 22일경 완성됐다"면서 "대구시가 제출한 자료에서도 비공식 요청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가 진심으로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려면 비공식 요청사항이 무엇이며 어떻게 논의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바닷가 모래만큼 많은 증거를 굳이 외면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윤석기 희생자대책위 위원장은 "재판부가 판결 이후 법리적 판단을 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다"며 "항소심에서는 사실이 진실로 밝혀지는 판결을 이끌어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에 대해 "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취임 이후 한 번도 추모식에 가지 않았던 홍준표 시장의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최희재 대구시 사회재난과장은 "유족들이 오늘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내용들은 소송 과정에서 다 제시됐던 것들"이라며 "법원이 이 부분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서 선고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타까운 마음은 있지만 법원 판결에 대해 유족들이 수용을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특별한 의견은 없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의 추모식 참석 여부와 관련해서는 "비서실에 22주기 추모식 일정 보고는 올렸지만, 아직 확정된 일정은 없다"며 "어떤 분들이 참석하는지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지난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한 남성이 휘발유에 불을 붙이면서 전동차가 불에 타 192명이 숨지고 148명이 다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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