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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찰, 건설노조 압수수색...노조 "노동자 탄압 넘어 폭압"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3.06.0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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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6시 30분부터 수사 "채용강요" 등 혐의
대경건설지부 사무실, 간부 11명 일터와 집 압색
두달 전 '불법하도급' 고발은 제자리, 노조 "폭압"
경찰 향해 "윤석열 정권 노조탄압에 동조" 규탄


대구경찰이 지역 건설노조 사무실을 포함해 간부 11명 일터와 집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대구지방경찰청(청장 김수영)은 8일 오전 6시 30분부터 달서구 성당동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지부장 김종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수사관 10여명을 포함해 경찰 병력 50여명 등 60여명의 경찰이 현장을 에워싸고 현장 수사를 했다. 
 
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불법하도급 철폐' 집회(2023.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불법하도급 철폐' 집회(2023.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혐의는 '채용 강요', '관리비 갈취' 등이다. 건설노조가 대구지부 조합원들을 건설 현장에 채용하도록 강요하고, 현장 관리에 대한 비용을 부당하게 챙겼다는 게 수사 이유다. 경찰은 건설지부 노조 사무실을 포함해 건설노조 대구경북본부 산하 건설지부와 기계지부 노조 간부 9명의 일터와 집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해 이들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하드디스, 회계 장부 등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건설현장 불법행위 수사 중"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알려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김종호 지부장을 포함해 노조 간부 11명에 대해 같은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경찰의 건설노조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은 올해 1월부터 시작됐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을 가리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건설노조를 가리켜 '건폭(건설노조 조폭)'이라고 지칭하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 등은 '건폭수사단'을 꾸렸다. 건설현장에서 '노조의 불법'을 엄단하겠다는 취지다. 
 
'대통령실 브리핑룸'...<건폭 특별 단속 지시> 내용(2023.2.21) / 대통령실 브리핑룸 화면캡쳐
'대통령실 브리핑룸'...<건폭 특별 단속 지시> 내용(2023.2.21) / 대통령실 브리핑룸 화면캡쳐

지난 5월 1일 고(故)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이 관련한 조사를 앞두고 "건설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건설노조에 대한 수사는 지역사회로 퍼지는 추세다. 

노조는 반발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아침 8시에 경찰에 출두해 밤 12시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데 이어 출근도 하지 않은 이른 시간에 들이닥쳤다"며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과 가족들이 잠든 집 앞에까지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규탄했다. 

또 "정부는 불법하도급, 고용문제 등 건설 현장 근본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노조만 탄압하며 폭압정치를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경찰을 향해서는 "50명 특진을 내걸고 영업사원 성과급 주듯 노조에 대한 탄압을 공식화한 윤석열 정권의 충성스러운 견(犬)찰의 모습을 보이며 동조한다"고 지적했다. 
 
원청, 하청, 오야지, 노동자 '불법하도급' 규탄 피켓팅(2023.4.7.수성경찰서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원청, 하청, 오야지, 노동자 '불법하도급' 규탄 피켓팅(2023.4.7.수성경찰서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노조는 부실공사·중대재해 원인이 되는 건설현장 4단계 불법하도급과 관련해, 지난 4월 7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A건설업체 대표 B씨를 고발했지만 두달째 조사가 진행되지 않는 점을 꼬집었다. 정작 건설현장의 불법하도급 고발은 외면하고, 노조탄압만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해당 사건은 수성경찰서에서 국토부 산하 관할 부산지방국토관리청으로 넘어갔다. 

민소현 건설노조 대구경북지부 교육선전부장은 "노동자 안전, 국민 생명을 지키고 부실시공을 막기 위한 불법하도급 문제는 외면하고 노조만 탄압한다"며 "정부와 경찰은 탄압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건설노조 대구경북본부는 오는 13일 오후 대구경찰청 앞에서 규탄 결의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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