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시장의 오만, 대구퀴어축제 현장서..."내 임기 동안은 안돼"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3.06.17 11: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축제 준비 중 중앙로 경찰과 공무원 한때 충돌
버스 임시 우회 조치...홍 시장 갑자기 등장해
"도로 막을 공공성 없는 성소수자 축제, 불법도로 점거 안돼"
"문재인 시대면 몰라도 시대가 바뀌어, 경찰에 책임 묻겠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 장소에 나타나 "내 임기 동안은 안된다"며 역정을 냈다.  
  
홍 시장은 17일 축제 오전 10시 25분쯤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법원 판결문은 집회시위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했지 불법점거까지 하라고 판결한 건 아니다"고 퀴어축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홍준표 시장이 대구퀴어축제 현장에 나타나 입장을 밝히고 있다.(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시민도 반대, 시장도 반대, 상인들도 반대...불법도로점거 갑질 동성애행사 물러가라" 대구시 공무원들이 현수막을 들고 섰다. (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또 "오늘 나온 것은 불법도로 점거하는 시위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경찰이 불법도로 점거 시위를 보호하기 위해 공무원을 밀치고 버스와 시민 통행을 제한하는 걸 보고 황당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시위에 대해 대구경찰청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전국 최초로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위 행진을 하려면 시민 통행을 제한 말고 인도로 해야지 왜 도로를 점거하냐"며 "문재인 시대 경찰이면 그렇게 했겠지만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 불법 집회 난무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대구시 공무원들과 경찰들이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충돌했다.(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 공무원들과 경찰들이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충돌했다.(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홍 시장은 그 동안 퀴어축제에 대해 줄곧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다. 이날도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입장 발표 후 기자들 질문이 있었다. 대구경찰청장과 소통이 있었냐는 질문에 "몇분을 설득해도 '집회방해죄로 입건한다. 교통방해죄 구성 요건을 설명해주겠다' 내가 대한민국 검사한 사람"이라고 했다.

성소수자 축제라서 막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천만의 말씀. 성소수자 축제라서 막는 게 아니다"며 "민주노총 시위처럼 도로를 막고 이렇게 시위하는 것이 합법은 아니지 않냐"고 따졌다. 

특히 "앞으로 이런 식의 일상화된 도로 점용 허가는 없다"면서 "시위는 하되 적법하게 하라는 말이다. 점용 허가 없이 무단 점거하고 이런 시위는 하지 말라. 내 임기 동안은 안된다"고 엄포를 놨다. 
 
"세상을 더 퀴어하게" 대구퀴어축제 준비 현장(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세상을 더 퀴어하게" 대구퀴어축제 준비 현장(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파워풀 축제' 당시에는 같은 구간을 통제해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파워풀 축제는 공공성이 있으니 막았고, 여기(퀴어축제)는 도로를 막을 공공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공무원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으면 대한민국 경찰도 아니다. 누가 정당한지 한 번 보자"며 "세상에 경찰이 이렇게 나약해서야 대한민국 공권력이 서겠냐"는 말을 끝으로 현장을 떠났다. 

앞서 이날 9시 30분쯤 대구퀴어축제조직위가 무대와 부스를 설치하기 위해 차량과 장비를 반입하는 과정에서 대구시와 대구 중구청 공무원들이 강제 철거하려 하자 한때 양측이 충돌했다. 

홍 시장 기자회견 때는 공무원들이 시민들과 언쟁을 벌였다.
 
버스들은 퀴어축제로 인해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우회한다.(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버스들은 퀴어축제로 인해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우회한다.(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퀴어(동성애) 축제 강력히 반대' 현수막을 들고 공무원들이 기자회견을 하려고 하자 시민들은 "상인회 입장을 왜 대구시 공무원들이 대변하냐", "여기 행사에 오는 분들도 시민이다", "대구시가 왜 협조하지 않냐", "공무원들이 주말에 할일이 얼마나 많은데 뭐하냐는 짓이냐"고 항의했다. 그러자 대구시 공무원들은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 나왔다", "조용히 하라", "가만히 있으라"며 시민들과 말씨름을 했다. 

홍 시장 기자회견 후 공무원들은 현장을 떠났다. 축제 주최 측은 부스를 세우고 축제 준비에 들어갔다.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지나는 버스들은 오전 8시 쯤부터 임시 통제돼 우회 운영 중이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