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퀴어축제 15년, 혐오·차별에도 멈추지 않는 '무지개 행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 입력 2023.06.17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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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 일대 1시간 '자긍심 퍼레이드'
4개국 영사 등 성소수자 지지·축하
장혜영 의원 "가족구성권 3법" 촉구
기독교단체 '반대' 피켓팅 마찰 없어
내달 1일 서울퀴어축제 을지로에서


퀴어들의 '무지개 깃발'이 15년째 동성로를 수놓았다.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무지개 페이스 페인팅, 무지개 머리끈 등으로 자신을 꾸미고, 무지개 깃발과 태극기를 들며 행진했다. 

"혐오에 지지 않는다. 당당한 퍼레이드", "춤추고 노래하며 신나게 저항"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 "춤추고 노래하며 신나게 저항하자" 행진하는 대구퀴어축제 참가자들(2023.6.17)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의 '자긍심 퍼레이드'(2023.6.17)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행진 참가자들은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2.28기념공원을 지나 반월당네거리 등 동성로 일대를 함께 걸으며 성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 중단과 평등권을 요구했다. 

기독교단체 신도들이 행진로를 따라 "동성애는 죄", "대구 퀴어(동성애) 절대 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을 방해했지만, 참가자들은 성소수자들의 평등권을 언급하며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일부 기독교 신도들이 행진 참가자들을 향해 고성을 지르기도 했지만, 경찰 제지로 마찰은 없었다.
 
기독교단체들이 "동성애 결사반대" 피켓팅을 하고 있다.(2023.6.17)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기독교단체들이 "동성애 결사반대" 피켓팅을 하고 있다.(2023.6.17)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행진에 앞서 4개국 대사관 관계자들은 축제를 축하하고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지지했다. 

주한미국대사관 놀란 바크하우스 부산영사, 영국 유시킴 선임 정무관, 스위스 알리사 디튼 정치경제과 직원, 아일랜드 시에라 레이시 공관차석은 무대에 올라 축사를 했다. 

놀란 바크하우스 부산영사는 "우리 외교 정책의 중심은 평등과 인권"이라면서 "우리는 차별을 종식시키고 모든 사람들이 존엄과 존경, 인간애로 대우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놀란 바크하우스 주한미국대사관 부산영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2023.6.1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 장혜영 의원이 '가족구성권 3법' 제정을 촉구했다.(2023.6.17) (2023.6.17)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비례대표)도 축제에 참석해 '가족구성권 3법'(혼인평등법·비혼출산지원법·생활동반자법) 제정을 촉구했다.

장 의원은 "동성혼을 법제화하는 가족구성권 3법을 21대 국회에서 발의했다"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가족으로 살고, 있는 그대로 서로 돌보며 행복할 권리는 모든 사람의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만에 이어 아시아에서 2번째로 동성혼을 법제화하는 나라가 되도록 국회에서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행진 참가자들이 무지개 깃발과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2023.6.17)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행진 참가자들이 무지개 깃발과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2023.6.17)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1시간 가량 행진 후 공연을 끝으로 대구퀴어축제는 무사히 마무리됐다.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위원장 배진교)는 추가 행사들을 기획해 성소수자들의 인권 증진을 위한 활동을 이어나간다. 조직위는 오는 24일~25일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에서 '대구퀴어영화제'를 연다.

한편,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오는 7월 1일 서울 을지로2가 일대에서 '제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를 개최한다. 당초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서울시가 광장 사용을 불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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