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들의 단 하루, 대구퀴어축제...무사히 광장에서 열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정준민 수습기자
  • 입력 2023.06.1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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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로에서 15년째 퀴어축제→무대·38개 부스 등 운영
부모모임·각국 대사관..."혐오 시대역행, 차별금지법 제정"
보수 기독교단체 근처 국민 기도회 "퀴어·이슬람 규탄"


훼방과 충돌을 뚫고 대구퀴어문화축제가 15년째 무사히 광장에서 열렸다.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위원장 배진교)는 오후 3시 30분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우리는 이미'라는 슬로건으로 제15회 대구퀴어축제 개최를 선포했다. 

무지개 축포와 함께 무대행사가 진행됐다. 수백명의 시민들이 환호성을 지르켜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흔들었다. "사랑이 혐오를 이긴다", "혐오차별 반대", "차별금지법 제정" 등 다양한 피켓을 들고, 이성애뿐 아니라 동성애 등 다양한 형태의 성적 지향을 인정해달라고 촉구했다.   
 
   
▲ 제15회 대구퀴어축제가 무사히 개최됐다.(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대중교통전용지구에 퀴어축제 본 행사 개최를 알리는 축포가 터졌다.(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배진교 대구퀴어축제조직위 공동대표는 "오늘 집회가 열리기 전까지 다들 얼마나 마음을 졸이고 걱정했냐"며 "그 동안 부당한 차별과 혐오에 맞서 싸우면서 많은 것들을 수정해왔는데, 올해 홍준표 대구시장 한 사람 때문에 그 역사의 시간이 거꾸로 가 더 많은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법원 결정에도 불구하고 홍 시장의 혐오 정치로 인해 반헌법, 반행정, 반인권적 행정대집행이 벌어졌다"면서 "대구시 공무원들이 우리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동원돼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지역본부 중구지부는 '퀴어축제를 지지한다'며 행정대집행을 반대했고, 오늘 대구경찰청 직원들도 '행사가 잘 치러지길 바란다'고 했다"면서 "홍 시장 혐오 발언은 일일이 다 언급하지 않겠다. 더 이상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과 퀴어축제 참가자들을 모욕하지 말라"고 했다.   
 
배진교 위원장이 무대에서 홍준표 시장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배진교 위원장이 무대에서 홍준표 시장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우리는 이미'...대구퀴어축제 축하 공연(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우리는 이미'...대구퀴어축제 축하 공연(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어 "오늘은 대한민국 인권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0.001%도 대구시민이고 한국 국민이다. 우리는 오늘 혐오에 지지 말고 당당히 춤추고 즐기며 차별에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 행사에 앞서 조직위는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부스 38개를 차렸다. 전국퀴어문화축제연대, 주한 아일랜드·영국·독일·스위스 'LGBT+ 평등지원' 각국 대사관, 성소수자부모모임, 트랜스젠더인권단체 조각보, 청소년 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 영남성소수자지지모임, 로뎀나무그늘교회 등이 부스를 운영했다.

게이 아들을 둔 엄마 활동명 지인(55)씨는 성소수자부모모임 부스에서 다른 성소수자들과 프리허그를 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에 대한 혐오 표현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하루 빨리 법과 교육이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도 최근 '성소수자 차별금지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며 "홍준표 시장의 혐오와 차별 발언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우리도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성소수자부모모임의 프리허그 부스(2023.6.1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 "성소수자도 하나님이 사랑하십니다"...대구퀴어축제 부스에 참여한 이동환 목사(2023.6.1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이동환 로뎀나무 그늘교회 목사는 "하나님이 사람을 만들 때 완벽하게 창조했다"며 "성소수자도, 이성애자도 다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교회에서 동성애를 죄라고 하지만 그것은 하나님 사랑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라며 "혐오하고 배제하는 행동을 안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 '대구퀴어슬람 규탄 6.17 국민대회 및 기도회'(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국민 역차별, 매국행위, 앞잡이, 문화사대주의자 OUT"(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서울기독교총연합회,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희망우파실천국민연합, 대한애국청년단, 파주태극기연합 등이 모인 '기독교가치수호연합'과 '대구대현동국민주권침해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퀴어축제 현장 근처 중앙네거리에서 '대구퀴어슬람 규탄 6.17 국민대회 기도회'를 열었다. 

이들은 "동성간 성행위를 미화시키는 젠더 이데올로기 강요 가스라이팅을 중단하라"며 "퀴어와 이슬람사원 건설은 친일파 매국노처럼 친이슬람 탈레반 원리주의, 사대주의 행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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