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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60억 쓴 '대구로택시'...공공기관 직원들도 '외면'하는 현실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입력 2023.11.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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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감사 / 대구로앱 운영 인성데이터에 2년간 세금 60억
올해 7월 공공기관에 대구로택시 이용 공문 보내
7~9월 직원 택시 이용 2,000건...대구로택시는 '0건’
시민 이용 건수 1만4,444건→8,321건, 42.3% 감소
시 "활성화 위해 지원, 독점 깨기 어려워"


대구시가 대기업의 택시 플랫폼 독과점을 지자체 차원에서 맞선다는 취지로 지난해 12월 도입한 '대구로택시'.

독과점의 벽을 깨기 위해 대구시가 산하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이용 협조 공문을 보내고, 시민 혈세로 혜택을 줘도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비판이 행감에서 나왔다.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행정사무감사(2023.11.10.)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행정사무감사(2023.11.10.)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의 10일 대구시 교통국에 대한 2023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지만(국민의힘.북구 제2선거구) 의원은 "공공기관에 이용 협조를 요청하고, 시민 세금을 써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도 이용률이 저조하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대구시는 지난 7월 대구로택시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시 차량기지사업소 직원 업무용으로 대구로 택시를 이용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올해 7월~9월 사이 대구시 차랑기지사업소 직원들이 택시를 이용한 2,000건 중 대구로택시를 이용한 건수는 하나도 없었다. 카카오택시가 1,999건으로 99.5%에 달했다. 나머지 1건마저 개인택시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만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이 질의하고 있다. (2023.11.9.) / 사진. 대구시의회
김지만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이 질의하고 있다. (2023.11.9.) / 사진. 대구시의회

김 의원은 이에 대해 "대구시의 협조에도 불구하고 산하 공공기관 직원들도 대구로택시를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카카오택시는 비즈니스 시스템(회사 직원들이 택시 이용 시 법인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로택시는 이런 시스템마저 구축돼 있지 않은 저급한 기술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예시"라면서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는 직원들이 잘못한 거냐"고 따져물었다.

대구시는 대구로앱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민간기업 '(주)인성데이터'에 지난 2년 동안 세금 60억원을 집행했다.

대구로택시 이용 활성화를 위한 무료쿠폰 지급 등의 혜택 지급이 종료되자 시민 이용률이 급감한 점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대구로택시 이용 활성화를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때, 하루 1만4,444건에 달했던 호출 건수가 프로모션이 소진된 올해 3월부터는 8,321건으로 42.3% 줄었다"며 "대구시의회 여러 의원이 지적해도 대구시는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민들은 무료쿠폰이 자신의 세금으로 발행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면서 "시민 혈세로 수수료를 인하하고 무료쿠폰을 무한정 발행하는 기존 정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비판했다.
 
김대영 대구시 교통국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1.1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김대영 대구시 교통국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1.1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김대영 대구시 교통국장은 이에 대해 "시스템적인 문제가 아니라, 직원들이 카카오택시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또 "홍보도 여러 가지 하고 있지만, 대기업의 독점 구조를 깨기 상당히 어렵다"며 "독점 구조에서 대구로택시가 선전했기 때문에 16%라는 이용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독점 구조 안에서 대구로택시 활성화를 위해 시에서 일정 부분을 지원했다"며 "현재 하루 8,000건 정도 이용하고 있다. 조금만 더 지나면 이용률 20%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앞으로 쿠폰을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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