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들, 강제퇴거에 1인시위..."대구시, 추모사업 약속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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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째 약속 안지켜...홍준표 시장 만나달라" 면담신청
아들딸 잃은 60~70대 유족 10명 13일 시청 강제퇴거
14일부터 청사 앞 1인시위 "추모공원·추모탑으로 정정"
시 "상가회 반대, 쉽지 않아...시장님 외부면담 잘 안해"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들이 대구시청에서 어제(13일) 강제퇴거 조치된 이후 1인 시위에 들어갔다.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위원장 윤석기)는 14일 오전부터 오후 6시까지 대구시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 정문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윤석기 위원장을 포함해 유가족 여러명이 참여했다.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강제퇴거 조치 당하는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들(2024.2.13) / 사진.희생자대책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강제퇴거 조치 당하는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들(2024.2.13) / 사진.희생자대책위


유가족들은 대구시와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제대로된 추모사업 이행"을 촉구했다. 피켓팅에는 "대구시는 2.18지하철참사 유족과 약속한 추모사업을 이행하라", "대구시장님 시민안전테마파크가 아니라 2.18추모공원입니다", "대구시 약속만 기다린 21년 동안 유족들의 가슴에는 피멍이 들었다", "대구시는 2.18지하철참사 유족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마라" 등의 글귀가 적혔다. 

윤석기 위원장은 "가족을 잃은 아픔을 가진 유족들이 21년간 대구시 약속만 믿고 기다렸다"며 "이제는 기다리기 힘들다. 대구시는 이제라도 시민안전테마파크가 아닌 2.18추모공원이라고 정정하고, 대구지하철 참사와 관련한 제대로된 추모사업을 이행해 유족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방화 사건으로 192명이 숨지는 등 34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올해로 대구지하철 참사는 21주기를 맞는다. 유가족과 대구시는 지난 세월 동안 함께 추모사업 추진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대표 공간이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와 안전조형물 등이다.

하지만 유족들은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2.18추모공원, 안전조형물은 추모탑으로 이름을 바꿔 희생자들을 제대로 추모해야 한다"면서 "차량기지에 그대로 방치된 전동차량 역시 시민들에게 전시해 그날의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훈을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리고 "이 내용은 이미 대구시가 유가족들에게 약속한 내용으로 이제는 대구시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하철참사 유족과 약속한 추모사업 이행"...대구시청 앞 1인 시위 중인 유족들(2024.2.14) / 사진.희생자대책위
"지하철참사 유족과 약속한 추모사업 이행"...대구시청 앞 1인 시위 중인 유족들(2024.2.14) / 사진.희생자대책위


때문에 유가족들은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지난 13일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 시장과의 면담신청 접수를 시도했다. 하지만 대구시 측이 면담심청서 접수 절차에 대해 문제를 삼으면서 면담신청서를 접수하지 못하고 7시간 넘게 청사 로비에서 기다리다가 오후 7시 강제퇴거 조치 당했다. 윤 위원장 등 유가족 10명은 청원경찰들에 의해 몸이 들려 강제로 시청사 밖으로 쫓겨났다.

딸 희정씨(가명)를 잃은 조성자(71)씨, 딸 한상임씨를 떠나보낸 황명애(68)씨, 큰 아들 상원씨(가명)를 잃었던 류예주(68)씨, 딸 미희씨를 먼저 보낸 정인호(74)씨 등 60~70대 고령의 유가족 10명이 시청 밖으로 모두 강제퇴거됐다. 유가족들이 기일을 앞두고 1인 시위까지 나서게 된 배경이다. 

희생자대책위원회는 대구지하철 참사 21주기 추모 기간인 이번주까지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다. 대구시가 추모사업 이행을 약속하고, 홍 시장이 면담 일정을 확정할 경우 1인 시위는 중단한다. 

대구시 재난안전실 관계자는 "대구시가 할 수 있다면 추모공원 이름도, 추모탑 이름도 바꿔드리고싶지만, 인근 상가번영회가(팔공산동화지구상가번영회) 너무 강경하게 반대해서 (이름 수정)해드리기가 쉽지 않다"며 "바꿔드리면 좋은데 그 문제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홍 시장과의 면담 여부에 대해서는 "(홍준표)시장님 스타일 자체가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외부 면담을 잘 하지 않으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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