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 7시간 기다림에도...홍준표 시장 '면담 거절', 강제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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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홍 시장, 깊은 오해...10분이라도 만나자"
산격청사 찾았지만 로비 문전박대, 접수조차 불발
역대 대구시장 중 면담 0번 유일..."왜 외면하나?"
대구시 "청사방호, 관련 부서 민원접수...퇴거 조치"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들이 홍준표 시장으로부터 면담신청을 거절당한데 이어 강제퇴거 조치됐다. 

"홍준표 대구시장님 왜 우리를 안만나줍니까? 10분이라도 만납시다. 면담신청서라도 받아주세요." 윤석기(58)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장은 13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 로비에서 홍 시장을 기다렸다. 같은 아픔을 겪은 다른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 5명도 윤 위원장과 함께 로비에서 대기했다.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인 윤석기 위원장이 홍준표 시장에 대한 면담신청서를 접수하려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았으나 출입을 거절당해 신청서를 접수하지 못하고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다.(2024.2.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인 윤석기 위원장이 홍준표 시장에 대한 면담신청서를 접수하려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았으나 출입을 거절당해 신청서를 접수하지 못하고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다.(2024.2.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유족들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산격청사를 찾았다. <수신 '대구광역시장', 발신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  명의의 '대구지하철참사 추모사업 관련 면담 요청의 건' 한장짜리 신청서를 접수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유족들은 청경이 서있는 로비 스피트게이트도 통과하지 못했다. 대구시 측은 오히려 "업무 종료시간까지 계속 있는 것은 불법"이라며 오후 6시 이후 강제퇴거 조치에 들어갔다. 

대구시 산격청사 관계자는 "(유가족이)면담신청을 위한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다"며 "청사방호 차원에서 (스피드게이트)문을 통과시켜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난안전실장과 사회재난과장 등 관련 부서 관계자들이 차례로 로비를 찾아 설명했다. 하지만 유족들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사로 들어가 비서실장을 만나 직접 면담신청서를 접수하겠다는 게 유가족들의 요구다. 하지만 대구시 측은 "관련 부서로 민원을 접수하거나, 로비에서 공무원에게 신청서를 전달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문 안으로 들어가 비서실장에게 민원을 접수하는 것은 프로토콜(절차)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 탓에 유족들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업무를 종료하는 오후 6시까지 7시간 넘게 대구시청 산격청사 로비에서 면담신청서를 들고 홍 시장을 기다렸다. 끝내 면담신청서는 접수하지 못했다. 로비에서 문전박대 당한 유족들은 대구시가 면담신청서를 받아들일 때까지 계속 홍 시장을 찾을 예정이다. 

유족의 면담신청서 요구안은 ▲홍 시장과 유족의 면담 성사 ▲대구지하철 참사 추모공원 등을 둘러싼 이면합의 진상규명 ▲제대로 된 대구지하철 참사 추모사업 추진 ▲현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를 대구지하철 참사 추모공원, 위령탑, 희생자 묘역 등 올바른 이름으로 바꾸는 것 등이다.      
 

"이것만 받아달라는데"...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 면담신청서(2024.2.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것만 받아달라는데"...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 면담신청서(2024.2.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조해녕, 김범일, 권영진 등 역대 대구시장들은 모두 유가족들과 면담을 가졌다. 반면 홍 시장은 취임 이후 두 번의 추모일을 맞는 동안 한번도 유족을 만난적 없다. 역대 대구시장 가운데 유일하다. 오히려 홍 시장은 지난해 기일을 앞두고 "대구지하철 참사가 이제와 정쟁 도구로 이용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세월호, 이태원, 민노총, 시민단체가 추모식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은 온당치 않다. 유족 자격이 안되는 분이 있다면 배제 절차를 취할 것"이라는 페이스북 게시글로 비판 받았다. 

윤석기 위원장은 "비서실장을 직접 만나 면담신청서를 접수하려는 이유는, 그 동안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많은 왜곡이 발생해 직접 설명하려는 취지"라며 "그런데 면담신청서 접수조차 막으니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은 왜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들을 이다지도 문전박대하고 외면하는 것이냐"며 "홍 시장의 오해가 너무 깊어 직접 만나 설명하고 싶다. 유족을 만나달라"고 했다.
   
2003년 2월 18일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으로 34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참사 21주기를 닷새 앞두고 '2.18안전문화재단'은 13일부터 시민안전주간을 지정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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