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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국민 임명식에...'대구지하철 유족·TK 전세사기 피해자'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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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정식 취임식 15일 광화문광장
전직 대통령, 정치인 등 전국 1만여명
지하철참사 유족 대통령 임명식 첫 초청
윤석기·황명애 등 유가족 30여명 참석
"22년 서러운 한 풀려, 참사 더 없길"
대구경북 전세사기 피해 청년들도 간다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사에 만들어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기억공간'. 이 곳을 수놓은 고인들의 생전 모습, 유가족들과 대구시민들이 적은 가슴 아픈 글귀들이 포스트잇으로 남아 있다.(2025.2.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사에 만들어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기억공간'. 이 곳을 수놓은 고인들의 생전 모습, 유가족들과 대구시민들이 적은 가슴 아픈 글귀들이 포스트잇으로 남아 있다.(2025.2.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18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유가족이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광복 80주년 국민 임명식'에 초청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정식 취임 행사에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을 초대하는 것의 일환이다.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 받은 것은 2003년 참사 발생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행정안전부는 12일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회 소속 일부 유족들에게 '광복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를 주제로 오는 15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이 대통령의 국민 임명식에 대한 초청장과 입장카드를 발송했다. 입장카드에는 참사 이름과 자격, 수령인 이름이 적혔다.  

윤호중 장관은 초청장의 모시는 글에서 "국민주권 행사를 개최하오니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행안부는 국민임명식 초청장과 입장카드를 이날부터 유가족들에게 발송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 국민 임명식에 1만여명을 초청했다. 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들을 포함해 여야 지도부와 국회의원들이 초청 대상이다. 국민대표 80인이 대통령 임명장을 낭독하는 등의 행사를 진행한다. 제주 4.3사건 유족 고완순씨 등을 비롯해 국민대표 80인이 이 대통령에 대한 임명장을 대독한다. 

대구지하철 참사 유족들은 사회적 참사의 피해자 자격으로 초청 받게 됐다. 4.16 세월호 참사, 10.29 이태원 참사, 12.21 제천 화재 참사 등 국내의 여러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이 초청 명단에 올랐다. 

'광복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 유가족에게 행정안전부가 보낸 입장카드와 초청장(2025.8.12) / 사진.대구지하철참사 대책위 제공
'광복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 유가족에게 행정안전부가 보낸 입장카드와 초청장(2025.8.12) / 사진.대구지하철참사 대책위 제공

앞서 대통령실은 국민 임명식과 관련해 각 유가족대책위에 참석 의사를 물었다. 대구지하철참사 대책위는 유가족 30여명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회적 참사 유가족 중 가장 많은 숫자가 임명식에 참석한다.

참석자는 당시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윤석기(59) 대구지하철참사 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당시 대학교 입학을 앞둔 19살 딸 고(故) 한상임씨를 잃은 엄마 황명애(57) 대구지하철참사 대책위 사무국장 등이다.

대구지하철 참사는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사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한 남성이 휘발유에 불을 붙여 전동차가 불에 타 343명의 사상자(192명 사망, 148명 부상)가 나왔다.  

22년이 흘렀지만 유가족의 슬픔은 여전하다. 지역에는 대구지하철 참사 관련 추모공원이나 추모탑이 한 곳도 없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와 기억공간 2곳이 있지만 유가족이 요구한 '추모시설'은 아니다. 

'이면합의' 등의 논란으로 대구시와 여전히 소송을 벌이고 있고, 매년 추모식을 열때는 인근 지역 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해 큰 고통까지 겪고 있다. 그 탓에 대구시장이 지하철 참사 추모식에 불참한지 오래됐다.

그 탓에 유가족들은 이번 초청이 남다르다. 더 이상 지자체나 국가로부터 외면 받는 참사가 아니라, 그 동안 겪은 고통과 슬픔을 국가로부터 인정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단순한 행사를 넘어 정부가 대구지하철 참사에 대한 제대로 된 추모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대구지하철참사 기억공간에 걸린 수많은 희생자들의 사진(2025.2.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지하철참사 기억공간에 걸린 수많은 희생자들의 사진(2025.2.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윤석기 대구지하철참사 대책위원장은 12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당연한 일인데 기존 정치인들의 잘못된 인식으로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 받는데 22년이 걸렸다"며 "우리 유가족들을 불가촉천민 대하듯 대한 대구시와 비교하면 이 대통령이 이제서야 국가 존재의 이유를 우리에게 일깨워줘 고맙다"고 말했다.

또 "세월호나 이태원, 가습기 참사 등은 모두 국가가 위정자들이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며 "우리를 임명식에 초청한 것은 더 이상 대형 참사가 발생해선 안된다는 국정 철학으로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22년 응어리와 서러운 한을 풀어준 것 같다"면서 "대구시가 지하철참사 유가족을 대하는 태도와 인식에도 변화가 생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황명애 대책위 사무국장은 "전직 대통령들이 우리를 나몰라라 했는데 임명식에라도 초청해줘서 기분이 좋다"며 "이별의 준비 없이 가족의 죽음을 당한 유가족은 지난 22년간 지역사회에서 눈총만 받았는데, 이번을 계기로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주길 바란다"고 했다.

"대구시민여러분, 이 날을 잊지 맙시다" 검게 타버린 채 22년간 그 자리에 있는 대구지하철참사 기억공간. 대구시가 적은 글귀(2025.2.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민여러분, 이 날을 잊지 맙시다" 검게 타버린 채 22년간 그 자리에 있는 대구지하철참사 기억공간. 대구시가 적은 글귀(2025.2.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8.15 임명식에 대구지역에서는 지하철참사 유가족들뿐만 아니라 정태운(33) 대구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 대표와 최성준(40) 경북 전세사기 피해자대책위원회 대표도 초청 받았다. 

정태운 대표는 "전세사기 피해 특별법 개정과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 등을 포함해 피해 주택 공공매입, 경제 회생과 파산 기한 연장 등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최성준 대표는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서 전세사기에 관심을 많이 가져줬지만 국정과제가 많아 후순위로 밀린 것 같다"면서 "때문에 국민임명식에서 조금이라도 우리의 모습을 봤으면 좋겠어서 '전세사기, 당신의 책임이 아닙니다'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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