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성평등 디딤돌' 한국옵티칼 노조...'걸림돌' 영남대, "성폭력 피해자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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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계여성의날' 여성대회 조직위, 올해 수상자들 발표
구미 여성 해고자들 두달째 고공농성..."노동억압에 저항"
'걸림돌상' 영남대..."피해자 보호 않고 해임에 2차가해"

이정미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가 이지영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사무장에게 '성평등 디딤돌상'을 전달하고 있다. (2024.3.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이정미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가 이지영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사무장에게 '성평등 디딤돌상'을 전달하고 있다. (2024.3.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경북 올해 '성평등 디딤돌'상 수상자는 한국옵티칼 노조다. 경북 구미 공장 옥상에서 여성해고자들은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두달째 고공농성 중이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와 대구여성의전화, 대구여성회, 포항여성회 등 36개 지역 시민사회단체·정당이 참여하는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0차 대구경북여성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이정미)는 7일 올해 대구경북지역 '성평등 디딤돌'과 '성평등 걸림돌' 수상자를 발표했다.

디딤돌상과 걸림돌상은 지난 한 해 동안 지역에서 성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거나, 반대로 성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데 방해가 된 단체나 개인을 선정해 주는 상이다.

'디딤돌'은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지회장 최현환)가 뽑혔다. 박정혜(39)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42) 조직2부장은 사측의 공장 청산 결정에 반대하고, 평택공장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지난 1월 8일부터 60일째 농성 중이다.

조직위는 "올해 1월 8일부터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2부장은 주체적 여성 노동자로서 차별과 억압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이는 많은 여성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의 성평등 사회 실현에 기여하고 있는 단체의 투쟁에 연대와 지지의 마음을 담아 상을 전달한다"고 했다.

이지영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사무장은 "고용승계 쟁취를 위한 투쟁에서 승리하라는 뜻으로 주신 상이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힘내서 열심히 싸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 외국인투자기업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구미 공장을 폐업하면서 노동자 17명을 해고했다. 

이정미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가 '성평등 걸림돌'로 영남대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2024.3.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이정미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가 '성평등 걸림돌'로 영남대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2024.3.7)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성평등 걸림돌'은 학내 성폭력 피해를 고발한 여성 교수를 해임한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에 돌아갔다. 

조직위는 선정 이유에 대해 "영남대는 지역의 유수한 기관으로 성폭력과 직장 내 성희롱 사건 피해자를 보호하고,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학교 명예 실추를 이유로 피해자를 해고해 노동권을 박탈하는 등 심각한 2차 피해를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 유사 사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성평등 사회 조성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A 여성교수는 지난 2021년 5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2019년 B교수로부터 강간 당했다"는 실명 미투 글을 올렸다. A교수는 B교수를 강간죄, 감독 권한이 있던 센터장 C교수를 강요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해 두 사람 모두 불송치했다.  이 과정에서  A교수는 오히려 명예훼손 등으로 역고소 당해 유죄를 선고 받았다. 하지만 A교수는 B교수를 직장 내 성희롱 혐의로 민사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항소심까지 간 끝에 법원은 B교수가 A교수에게 1천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영남대는 A교수와 B교수는 모두 해임 징계 처분했다. 두 교수 모두 해임 처분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해임처분취소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조직위는 걸림돌상을 받은 영남대학교에 상장 수여 방법에 대한 내부 논의를 거친 뒤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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