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구경북 '성(性)평등 디딤돌' 상은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조합 3곳에게 돌아갔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의전화, 대구여성회, 포항여성회 등 31개 지역 시민사회단체·정당이 참가하는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29차 대구경북여성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남은주)'는 8일 대구경북지역의 올해 '성평등 디딤돌'과 '성평등 걸림돌' 수상자를 선정해 발표했다.
'성평등 디딤돌' 올해 수상자는 대구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전국여성노조 대구지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등 3개 학교비정규직 여성노조가 공동 수상했다. 디딤돌상은 성평등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 단체나 개인에게 지역 여성단체가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매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디딤돌상을 수상한 3개 노조는 지난 1월 8일부터 60일째 대구교육청 앞에서 강은희 교육감을 상대로 "학교 내 성차별 처우개선, 폐암 등 급식실 산업재해 해결, 임금체계 전국 단일화"를 촉구하며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경희 전국학비노조 대구지부장, 정혜진 전국여성노조 대구지부장, 김윤순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장은 이날 3.8대구경북여성대회에 참가해 대표로 수상할 예정이다.
조직위는 "학교 내 다른 구성원들과 다른 임금체계, 복리후생 차별, 저임금, 고강도 노동 상황에 처한 여성노동자들이 이런 차별에 저항하고 있다"며 "전국 17만여명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신해 농성 투쟁을 책임지는 이들 3개 노조는, 만연한 학교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해소하고 죽음의 급식실 대책을 요구하며 여성노동권 실현을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성평등 디딤돌 선정 이유를 밝혔다.
또 "여성 직무를 낮게 평가하는 사회 관행, 심각한 성별 임금격차, 저임금 일자리 고착화, 노동자 건강권을 두고 벌이는 투쟁"이라며 "115년 전 미국 섬유여성노동자들이 광장에서 외친 구호를 현재 대구 여성노동자들이 동일하게 외치는 것으로 세계여성의 날 연대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사회이 성평등을 저해한 '성평등 걸림돌' 상은 주식회사 포스코가 뽑혔다.
포스코는 앞서 서울지역 여성단체에 이어 대구경북 여성단체도 걸림돌로 선정해 올해의 '성평등 걸림돌' 2관왕이라는 불명예를 썼다. 직장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은폐·축소가 걸림돌 상을 탄 이유다.
조직위는 "포스코는 꾸준히 문제된 권위적이고 수직적 조직 문화를 바꾸지 못하고 지난해에는 직장 내 성폭력 사건까지 발생했다"며 "대응 메뉴얼이 존재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걸림돌 선정 이유를 밝혔다. 또 "사건 발생 후 포스코는 비밀유지 규정을 위반하고, 피해자 불이익조치를 했다"면서 "언론에 보도되자 임원들이 피해자 집을 찾아가는 심각한 2차 가해까지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스코는 지역의 대표기업으로 '성평등법(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을 지켜야 하지만, 심각한 사건 발생에도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며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하지 못했다"며 "다시는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걸림돌상은 포항여성회가 경북 포항에 있는 포스코에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