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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교내 '5.18 사진전' 불허 논란...'역사 진실' 알리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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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영남대·대구대 '교내 허가'
계명대만 '장소 제공 협조 불가' 통보
"축제, 교육 목적 아냐...이후도 불가"
캠퍼스 아닌 학교 밖 지하철역 전시
5.18단체들 "왜곡 막자는데...아쉽다"

한국 민주화 운동 상징 '5.18' 44주년을 앞두고 대구 곳곳에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 특히 올해는 지역 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1980년 오월의 역사적 진실을 알리는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다.  

경북대학교, 영남대학교, 대구대학교 학내에 지난주부터 이번주까지 5.18 역사를 담은 사진 50여점이 놓였다.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열린 '5.18 거리 사진전'(2024.5.8) / 사진.평화뉴스김영화 기자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열린 '5.18 거리 사진전'(2024.5.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각 대학 학생들은 전두환 신군부 독재 정권에 맞서 싸웠던 자신들의 선배들을 보며 다시 한 번 역사를 되새겼다. 

경북 경산시 영남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지난 8일 오후 열린 '모두의 오월, 하나되는 오월 제44주년 5.18민중항쟁 기념 거리 순회 사진전'에 과잠(대학 학과별 점퍼)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관람했다.   

◆ 하지만 계명대학교(총장 신일희)는 교내 5.18 사진전 장소 사용을 불허했다. 

국가보훈부 공법단체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경상·강원지부'를 비롯한 '제44주년 대구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에 9일 확인한 결과, '1980년 대구경북 등의 5.18민주화운동 관련 사진전시회'와 관련해 계명대는 두 단체에 사용 불허를 통보했다. 

이들 단체는 앞서 경북대, 영남대, 대구대, 계명대 등 대구권 4개 대학을 상대로 5.18 사진전 개최를 위한 교내 장소 제공을 요청했다. 경북대, 영남대, 대구대 등 3개 대학은 사진전을 위한 장소 제공을 허가했다.

영남대 중앙도서관 앞 사진전...'오월, 민주주의의 승리'(2024.5.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영남대 중앙도서관 앞 사진전...'오월, 민주주의의 승리'(2024.5.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대는 지난 2일~3일 경산캠퍼스 교내 정문, 영남대는 지난 7일~8일 경산캠퍼스 교내 중앙도서관 정문 앞, 경북대는 9일~10일 대구 북구 복현동 캠퍼스 교내 여정남공원에서 순회 사진전을 진행했다. 

당초 계명대도 주최 측에 "큰 문제 없이 (장소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전시 날짜는 10일~13일, 장소는 대구 성서캠퍼스 교내다. 하지만 지난 4월 30일 공문을 통해 최종적으로 장소 제공 불허를 통보했다. 

◆ 계명대는 공문에서 "5월 학생들의 축제와 창립 125주년 행사 등이 다수 진행돼 장소 사용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또 "연구와 교육 목적 이외의 행사에 대해서는 교내 장소 제공이 불가하다"면서 "이 같은 사유로 장소 제공 협조가 어려움을 양해 해달라"고 설명했다.    

계명대 대외홍보팀 관계자는 "사진전을 요청한 날짜에 축제와 창립기념 등 교내 행사들이 너무 많다"며 "(사진전을)할 수 있는 장소가 거의 없다"고 9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말했다.

또 "5.18이든, 2.28(대구민주운동)이든 그런 것들을 모두 떠나서 교육과 연구 목적 이외의 행사는 교내에서 불가하다"면서 "아마 다른 시기라해도, 앞으로도 (5.18 사진전 개최는)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명대학교 대구 성서캠퍼스 / 사진.계명대 홈페이지
계명대학교 대구 성서캠퍼스 / 사진.계명대 홈페이지
계명대학교 총장 명의의 '5.18 사진전 장소 제공 불가' 공문 / 자료.5.18 대구기념행사위 

◆ 그 탓에 주최 측은 계명대가 아닌 학교 밖 지하철 2호선 계명대역에서 오는 13일~14일 사진전을 연다.  

5.18 대구기념행사위원회 측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아쉬움을 전했다.    

원영민 5.18 대구기념행사위 활동가는 "1980년 5월의 사진들에서 보듯 당시 지역의 많은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군부 독재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 현재 대구는 보수화됐고, 5.18에 대해 왜곡하는 일들이 가장 빈번한 도시가 됐다"고 했다.

때문에 "우리 지역에서부터 5.18에 대해 역사 왜곡을 바로 잡고 진실을 알려내기 위한 사진전을 열게 됐다"며 "올해는 많은 대학교들이 교내 전시에 동의해 더 많은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를 알게 돼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계명대만 장소 제공을 불허해 참으로 아쉽다"면서 "더 많은 계명대 학생들이 5.18 역사에 대해 진실을 알게 되고, 당시 자신들의 선배들의 사진을 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납득 못할 이유로 반대하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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