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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소형 원전?...전문가 "미국도 경제성·구체성 없어 포기, 부적절 사업 철회"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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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한수원 'SMR 업무협약' 2033년 상업화
석광훈 과학기술 박사 "실체 없는데 체결, 말 안돼"
미국 유타주 작년 SMR 폐기→태양광 사업 추진
RE100 언급 "업체 계획 전무, 재생에너지 전환"
군위 주민·환경단체 "지역민에 핵 위험 전가 안돼"
시 "부지 확정 아니다...환경 문제 없게 설계" 설명

대구시가 군위군에 소형 모듈 원자력발전소(SMR) 건설을 추진하자 전문가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영국 서식스대 과학기술정책학 박사 석광훈(53)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11일 오전 대구 수성구 생명평화나눔의집 강연장에서 "원자로 노형도 결정되지 않은 실체 없는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석 전문위원은 "SMR의 구체적인 모형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MOU를 체결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석광훈(53)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이 SMR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2024.7.11)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석광훈(53)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이 SMR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2024.7.11)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그 이유로 미국 유타주의 사례를 들었다. 석광훈 위원은 "유타주에서 SMR 사업을 추진하다 지난해 말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을) 폐기했다"면서 "이후 유타주가 SMR 사업을 폐기하고 대안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태양광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문제는 대한민국이 아직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납품 업체들에게 오는 2030년까지 RE100을 이행할 계획을 제시하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재생에너지와 같은 문제에 집중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구시가 SMR과 같은 사업으로 정책의 혼선을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에 이어 군위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도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 탈핵위원회, 핵없는세상을위한대구시민행동, 일본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구시민공동행동,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이날 오전 생명평화나눔의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MR은 아직 실증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대구시는 핵 발전소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대구 SMR 추진 반대 전문가 기자회견'(2024.7.11.수성구 생명평화나눔의집)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 SMR 추진 반대 전문가 기자회견'(2024.7.11.수성구 생명평화나눔의집)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왼쪽부터)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오태완 군위 소보면 도산리 노인회장(2024.7.11)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왼쪽부터)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오태완 군위 소보면 도산리 노인회장(2024.7.11)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오태완(79) 군위 소보면 도산리 노인회장은 "공기가 좋은 지역에 갑자기 원자력 발전소가 들어간다 하니 깜짝 놀랐다"며 "원전이 건설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상홍(50)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홍준표 대구시장은 뜬금없이 SMR을 짓겠다고 해서 대구경북을 흔들어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시장은 이 지역이 직면하고 있는 노후 원자력발전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오히려 시.도민들에게 핵 위험을 전가시키고 있다"고 규탄했다.

"NO SMR" 피켓팅을 하고 있는 모습(2024.7.11)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시는 부지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환경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대구시 에너지산업과 관계자는 "대형 원전에 비해 소형 원전이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니 세계 80여개국에서 SMR 모델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부지가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환경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 한수원이나 i-SMR 기술개발 사업단 등에서 무방류 시스템을 목표로 표준설계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홍준표 시장은 지난달 17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한국수력원자력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첨단산업단지 내 국내 최초의 680MW 소형모듈원자로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MR 건설을 위해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해 군위첨단산업단지 내 에너지 생산단지 50만㎡중 16만㎡(4만8,000평)를 유상 매입해 공사를 진행한다. 총사업비는 4조원으로, 전액 SPC에서 조달한다. 대구시와 한수원, 민간 건설사는 2026년까지 사전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2028년 표준설계 인가를 받은 뒤 착공을 시작해 2033년부터 상업 발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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