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의 아들로서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보면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다. 다시 제2의 독립운동을 해야겠다는 심정이다"
대한광복회 지휘장 백산(白山) 우재룡(1884~1955) 지사의 아들 우대현(81)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상임대표가 분노했다. 윤석열 정부가 '친일 논란'이 있는 인사들을 역사 관련 단체들에 임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독립운동사를 말살하는 등 대한민국 역사를 송두리째 뒤집는 일을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상임대표 우대현)는 25일 오전 대구 중구 달성공원에서 '대한광복회 결성 제109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행사는 기념사와 광복군 행진곡 공연, 대한광복회 포고문 낭독, 만세 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우대현 대표를 포함해 대구시민 40여명이 참석했다.
독립운동가 후손과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다. "일제강점기 우리 국민들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발언했던 김형석(69) 독립기념관장,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켰던 '반일 종족주의' 공저자 김낙년(67) 한국학중앙연구원장 등 친일 논란 인사들을 역사 관련 기관에 임명해 독립운동 역사를 지우고 있다는 이유다.
기념사업회는 기념사에서 "오늘은 대한광복회가 달성토성에서 결성된 지 109년이 되는 해"라며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도 대한광복회가 수록된 만큼, 이 행사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관해야 하지만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올해 제79주년 광복절 행사는 광복회장, 국회의장, 야당 대표 등 주요 인사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치러졌다"면서 "원인은 윤석열 정부 들어 3.1운동으로 세워진 대한민국의 법통을 부정하는 자들을 민족·역사 관련 기관 곳곳에 임명을 강행했기 때문"이라고 규탄했다.
최봉태(62) '백산 우재룡 선생 기념사업회' 회장은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고 발언했다"면서 "친일 정권이 아니라, 내선일체 정권이 아니냐"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 아니라 국민과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의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대한광복회 결성지에 표지석을 세우지 못한다고 한 대구시를 향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이진련(49) 대외협력국장은 "지난 2021년부터 대구시에 달성공원에 대한광복회 결성지를 알리는 표지석을 세워달라고 요구했으나, 대구시는 문화재(사적)인 달성공원 시설물 관리 규정에 의해 표지석을 세우기 어럽다고 답변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표지석은 꼭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광복회는 일제강점기 당시인 1915년 8월 25일 대구 달성공원 내에서 결성된 독립운동단체다. 총사령은 박상진(朴尙鎭. 1884~1921) 의사가 맡았다. 대한광복회는 전국 8개 도와 만주까지 지부를 조직해 항일 무장투쟁 활동을 벌였다. 일제가 징수한 세금을 탈취하고, 일본인 금광을 공격하는 등 친일파 처단을 주도했다. 하지만 1918년 이후 전국 조직망이 발각돼 주요 인사들이 일제에 의해 체포돼 사형 선고를 받고 순국해 결국 단체가 와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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