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보기

사전투표 기간인데...영남대에서 '부정선거' 영화 무료 상영회 논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수단체 '대구자유청년포럼' 주최
사전투표 이틀째 30일 경산캠퍼스
학생들 200명 대상 특별 상영회
이영돈 PD·전한길 참석 후 티타임
향후 타 대학에서도 1천여명 목표
선관위 "유권자 투표 영향 줄까 우려"
에타에 "정신 못차려", "나라 망쳐"
노조 "선거 개입, 취소" 1인 시위
대학 측 "장소 대여, 가치 판단 안해"

대구자유청년포럼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영남대 상영회 포스터(2025.5.29)/ 사진 출처. 영남대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대구자유청년포럼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영남대 상영회 포스터(2025.5.29)/ 사진 출처. 영남대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경북 경산에 있는 영남대학교에서 제21대 대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 '부정선거 음모론'을 다룬 영화 상영회를 열어 논란이다.

영남대학교(총장 최외출)에 29일 확인한 결과, 보수단체인 '대구자유청년포럼'은 오는 30일 오후 1시 영남대 경산 캠퍼스 인문관 강당에서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특별 상영회를 연다.

대학 본부 측은 "영남대 한 재학생이 '이영돈 PD 시사회'라고 인문관 강당 대관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주최 측에 인문관 강당 대관을 승인했다.

대구자유청년포럼은 당일 영남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선착순 200명에 한해 무료로 영화를 상영한다. 상영회에는 영화 제작자인 이영돈 PD와 탄핵 정국 이후 그 동안 적극적으로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해온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참석할 예정이다.

영화를 관람한 뒤 주최 측은 대학생들과 전한길씨와의 티타임을 연다.

주최 측은 영남대에 이어 앞으로 다른 대학교에서도 같은 형태의 상영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전체 1,000명 대학생들을 목표로 한다.   

영남대학교 전경 / 사진 출처.영남대

대선 사전투표 기간 중 투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부정선거' 영화를 대학에서 상영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영남대 대학생들의 학내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타)'에 지난 28일 해당 영화 상영회 홍보 게시물이 올라오자  "영대도 갈 때까지 갔다",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부정선거만 외치니 선거 때마다 지는 것이다", "틀튜브(노인들이 보는 극우 유트브 채널 비하 용어)가 나라를 망친다" 등의 비판성 글이 올라왔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영남대분회는 오는 30일 인문관 강당 앞에서 "영화 상영 취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한다.  권오근 분회장은 "내란을 지지하는 영화를 대학이 승인한 것은 일종의 선거 개입"이라며 "강행해선 안된다. 상영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선관위 측은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정선거 의혹을 다루는 영화가 사전투표 기간에 상영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공직선거법' 제92조는 "누구든지 선거기간 중에는 선거운동을 위해 저술·연예·연극·영화 또는 사진을 법에 규정되지 않은 방법으로 배부·공연·상연·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부정선거 의혹 홍보 등에 대한 내용은 없다.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과 관계자는 "이미 해당 영화가 다른 영화관에서 상영 중이고, 학교에서 장소 대관을 승인한 것은 해당 기관이 규정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며 "영화 내용에 선거운동이나 홍보에 대한 내용이 있으면 선거법 위반이지만, 부정선거를 다룬 것이라 선거법상 제지를 못한다"고 29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하지만 대구선관위 홍보과 관계자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시하는 영화가 사전투표 기간에 상영되고, 관련 단체들이 활동하는 것이 실제 유권자들에 의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면서 "선관위에서도 가짜뉴스 등의 확산을 방지하고, 올바른 선거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홍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21대 대선 후보자 사전투표를 위해 대구 동구 효목2동 행정복지센터로 들어가는 한 시민(2025.5.2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제21대 대선 후보자 사전투표를 위해 대구 동구 효목2동 행정복지센터로 들어가는 한 시민(2025.5.2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영남대 측은 "신청인의 자격 요건이 맞기 때문에 장소를 빌려준 것"이라며 "해당 내용에 대해 가치 판단을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영남대 홍보팀 관계자는 "하루에도 학교 시설들에 대해 수십 건씩 대관 승인 신청이 오는데, 대학 재학생이 신청해서 행사를 여는 것에 대해 일일이 판단하지는 않는다"며 "시사회에서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에 대해 가치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신청인의 자격 요건만 맞으면 그저 장소를 빌려주는 것"이라며 "대학 본부가 주관하는 행사라면 학교 측에 확인하는 것이 맞지만, 주최 측이 따로 있기 때문에 누굴 불러서 어떤 것을 하고, 왜 하는지에 대해서는 신청인에게 확인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는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정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주요 내용이다. 데이터 이상이나 투표지 이미지 조작, 서버 연결 문제 등을 다룬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영화 개봉일에 이를 관람했다. 중앙선관위는 이에 대해 "영화에서 다루는 의혹 대부분은 이미 법원 판결로 해소된 사항"이라며 "부정선거 음모론을 부추기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치를 생각하는 대안언론, 평화뉴스 후원인이 되어 주세요. <후원 안내>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