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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계몽령·종북간첩" 황당 주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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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경찰 추산 5만2,000여명 인파
이철우·윤재옥 등 국힘 인사들
6070세대, 개신교 신자들 많아
이철우 애국가 부르며 "기적을"
전한길 등 '극우' 유튜버들 발언
"민주당이 내란주체, 탄핵반대"
참석자들, 사법부·야당·민주노총
향해 과격한 문구의 피켓·구호
"반국가·부정선거 세력 척결" 등

동대구역 광장에 수만명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쳤다.

'12.3 비상계엄'으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탄핵 반대' 대규모 집회가 처음으로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렸다.

계엄령은 "계몽령"이라며, 사법부와 더불어민주당 등을 향해 "종북 간첩", "반국가 세력"이라는 막말을 했다.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실행한 이유라고 주장하는 '부정선거'에 대해서도, 집회 현장 곳곳에서 근거 없이 "부정선거가 사실"이라는 주장이 이어졌다.

이어 헌재 재판관들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을 향해 "척결", "사형하라" 등의 과격한 발언이 쏟아졌다.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2025.2.8.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광장)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2025.2.8.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광장)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보수 성향의 개신교단체인 '세이브코리아'는 8일 오후 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광장에서 '제5회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를 열었다. 경찰 측 추산 5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주로 6070대 고령층과 개신교 신자 등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손에 들고 "부당한 탄핵을 반대한다"며 "윤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참석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불참을 선언했다. 또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강대식(대구 동구군위군을),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이인선(대구 수성구을), 김승수(대구 북구을), 이만희(경북 영천시청도군), 조지연(경북 경산시), 이달희(비례대표) 의원 등 국민의힘 대구경북 현역 국회의원들도 참여했다.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과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 등 지역 의장들도 자리했다.

이들은 단상에 올라 포토 타임을 갖기도 했다. 이를 위해 행사 순서가 잠깐 중단되자 곳곳에서 야유가 터져나왔다. 참석한 시민들은 "사진 찍으러 왔냐", "윤석열을 지켜라",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뭐했냐"며 고함쳤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발언 중이다.(202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발언 중이다.(202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이철우 도지사는 무대에 올라 짧은 발언을 했다. 이 지사는 "시원하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도지사는 연설을 못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경북은 6.25전쟁 당시 나라를 지킨 곳으로 하나님이 도와주면 기적이 일어난다"고 말한 뒤 애국가 1절을 부르고 무대에서 내려갔다.

이날 무대에 오른 다른 보수단체 인사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하지만 "사법부와 헌재가 종북 좌파들의 동호회인 우리법연구회로 가득찼다"거나, "민주노총은 종북 간첩"이라는 등의 근거 없는 황당한 발언들로 가득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2025.2.8) / 화면 캡쳐.세계로교회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2025.2.8) / 화면 캡쳐.세계로교회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끌고 있는 개신교 극우 유투버들의 과격한 발언도 계속됐다. 

손현보 세계로교회 담임목사는 "민주당과 사악한 종북 좌파들은 대한민국의 경제를 망치려 하고 있다"며 "북한 공작원을 접촉한 민주노총 간부는 불구속하고, 대통령은 구속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했다. 이어 "사전투표를 폐지하고 선거 시스템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선관위는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고 행정부와 국가 시스템을 마비시키려는 민주당이 내란 주체"라며 "감춰졌던 언론의 행보, 법치와 공정, 상식을 무너뜨린 공수처와 서울서부지법, 편파 재판부로 구성된 헌재의 실체를 알려준 계몽령"이라는 황당한 발언을 했다.

"부정선거 검증하라" 피켓팅(202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부정선거 검증하라" 피켓팅(202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윤대통령 업무 복귀시켜라. 나라가 침몰하고 있다" 현수막(202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윤대통령 업무 복귀시켜라. 나라가 침몰하고 있다" 현수막(202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계엄 합법, 탄핵 무효", "부정선거 검증하라", "이재명 구속", "자유민주주의 수호"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나왔다. 심지어는 "종북 사조직 판사 척결", "반국가세력 척결", "문형배(헌법재판관)는 북한으로", "사형" 등 과격한 표현이 실린 피켓들도 있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윤 대통령 석방"을 외치는 이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일부는 지난해 12월 세워진 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시민 김모(33)씨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너무 쉽게 탄핵당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비상계엄은 윤 대통령이 개인의 이익을 한 게 아니다"고 했다.

한 시민이 "종북사조직 판사 척결" 피켓을 들고 있다.(202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한 시민이 "종북사조직 판사 척결" 피켓을 들고 있다.(202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님. 꼭 정의가 이깁니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는 한 시민(2025.2.8)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헌재에서 진행되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서도 재판관 성향을 문제 삼는 주장도 나왔다. 경북 구미에서 온 지모(56)씨는 "윤 대통령이 빨리 나와서 부정선거를 밝히고, 나라를 잘 통치하고 반국가세력을 색출해야 한다"며 "왼쪽으로 치우친 재판관들이 4명이다. 재판을 기피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해 실상을 알리는 연설을 하고 싶은데, 집회에 가면 무고연대(대구참여연대)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또 고발할 테고 결국 페북에 내 의견만 게재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며 "추운 겨울 현직 대통령을 터무니 없는 혐의로 계속 구금하는 것은 법 절차에 맞지 않고 도리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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