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이 잠기고, 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도로가 끊기고, 나무가 쓰러지고.
하루새 대구경북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333건의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한때 차오른 빗물로 인해 주민들이 고립되거나 대피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17일 0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경북 청도에 223.5mm가 내렸다. 대구 달성군에는 171.0mm, 경북 고령군 132.0mm, 대구 서구 131mm, 경북 상주 은척 121.5mm의 비가 내렸다. 시간당 6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비 피해가 잇따랐다.
대구·경북소방안전본부는 18일 기준 폭우로 인해 접수된 피해 건수가 모두 333건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는 지난 17일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4시까지 모두 166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배수 지원 23건, 안전 조치 64건, 인명 구조 4건 등 모두 91건에 대해 소방대원들이 출동했다.
특히 상습 침수 지역인 대구 북구 노곡동의 경우에는 15년 만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앞서 17일 낮 시간대에 시간당 40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마을 집들과 도로, 차량이 1m 이상 물에 잠겼다.
일대 주민 26명이 한때 고립됐다. 이 가운데 22명은 소방대원들이 구명보트를 활용해 구조했다. 나머지 주민 4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고립된 주민들이 모두 대피하면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
달성군 구지면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주민 348명이 사전에 대피하기도 했다. 달서구 감삼동 아파트에서는 폭우로 5시간 가량 전기가 끊겨 불편이 이어졌다.
경북에서는 지난 17일 오전 6시부터 18일 오전 6시까지 167건의 안전 조치를 했다. 558명의 소방대원과 187대의 소방장비대 동원돼 수습했다. 경북지역에서도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피해 유형별로 보면, 도로 장애가 76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택 48건, 토사 낙석 14건, 간판 1건, 기타 37건이다. 지역별로 보면, 청도가 75건으로 피해가 컸고, 포항 북구 21건, 경주 11건, 구미 9건, 포항 남구·칠곡 8건, 경산 7건, 고령·성주 5건, 안동·상주·문경 3건, 영천·의성 2건, 김천·청송·영주·봉화·예천 1건이다.
구미 형곡동 금오산 전망대쪽에서 토사 유출로 나무가 쓰러지면서 도로를 막아 소방대원들이 나무를 절단했다. 구미 사곡동에서도 공원 나무들이 토사 유출로 쓰러져 도로를 막아 역시 갓길로 이동조치 했다.
청도에서는 하천 급류에 휩쓸렸던 남성이 고립된 상태로 발견돼 극적으로 구조되기도 했다. 성주 선남과 용암면에서는 참외 하우스 50여동이 빗물에 침수되는 등 농가의 피해도 막심했다.
교통 편도 막혔다. KTX를 뺀 경부선 동대구에서 부산 구간 일반 열차와 경전선 동대구와 진주 구간 열차 운행이 폭우로 인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이뿐 아니라 대구경북 지역 도로 30여곳이 통제됐다.
국가유산도 피해를 입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폭우로 피해를 입은 국가유산은 전국 5건이다. 이 가운데 경주 석굴암은 진입로 사면의 일부 토사가 유실돼 현재 출입 제한 경고문과 안전선을 설치한 상태다.
지자체들은 비상대응에 들어갔다. 대구시(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는 폭우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 전 행정력을 동원해 선제적 조치를 긴급 지시했다. 안전 안내 문자 등을 통해 침수, 산사태 위험이 높은 지역에 대한 경고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달서구의 경우에는 비상근무 단계를 3단계로 격상했다.
경상북도(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재난 대응 조직인 '마을순찰대'를 전면 가동 중이다. 또 지난 3월 산불이 난 경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고 대응 수위로 격상했다.
하지만 낮 동안 소강 상태를 보였던 비가 18일 오후 다시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대구경북 일부 지역에 50mm~150mm, 일부 지역엔 최대 200mm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기상청은 "오는 19일까지 돌풍과 천동, 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며 "시간당 30mm에서 80mm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니 피해가 없도록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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