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에는 철학 공부를.
철학의 대중화를 위해 대구에서 45년 동안 강좌를 이어온 '계명대 목요철학'이 900회를 맞는다.
교수, 대학생, 시민들이 1980년부터 매주 목요일 한 자리에서 여러 주제로 인문학적 토론을 펼쳐왔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국내 최장수 인문 강좌다.
내일(11.6) 900회를 맞아 국내 석학들이 모여 한국 문명을 주제로 특집 심포지엄을 연다.
계명대학교(총장 신일희)는 오는 6일 목요일 오후 1시 계명대 성서캠퍼스 동천관 국제세미나실에서 '목요철학 인문포럼' 900회 '한국 문명, 인문의 눈으로 상상하다' 특집 학술심포지엄을 연다고 5일 밝혔다.
먼저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한국 문명의 계보학'이라는 주제로 기조발표에 나선다. 이어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한국 근대성과 서바이벌리즘' ▲이윤갑 계명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역사학의 관점에서 조망하는 근대문명과 인문학' ▲신정근 성균관대 유학동양한국철학과 교수가 '한국의 18~19세기 사상적 기획은 완수 또는 진행 중 어디에 있는가?' ▲홍윤기 동국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인류세 지구시민의 자기이해로서 K-철학 또는 '안응칠 코드''를 주제로 강연을 한다.
900회 특집 심포지엄은 새로운 시대를 맞아 인간과 문명, 그리고 지구의 관계를 재조명하고자 기획된 자리다. 첨단 과학기술과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상과 문명을 급격하게 변화시키는 가운데, 인간이 본래의 존재로부터 멀어지는 현상을 철학적 문제로 제기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문명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근원적 물음에 철학, 역사, 사회학적 통찰을 교차시켜 한국 문명을 인문의 시선으로 새롭게 진단한다.
이재성(계명대 교양교육대학 교수) 목요철학원 원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단순히 철학의 담론을 넘어, 지구적 전환기 속에서 인간 존재를 새롭게 이해하려는 인문학적 실험"이라며 "앞으로의 문명 담론 속에서 한국의 지적 전통이 어떻게 응답할 수 있을지를 함께 모색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900회 의미와 관련해서는 "캠퍼스를 벗어나 시민 속으로 들어간지 어언 45년의 세월"이라며 "학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대구 시민들의 참여로 함께 지켜온 역사"라고 설명했다. 또 "인문학이 위기였을 때도 목요철학은 그 자리를 지켜왔다"면서 "이제는 대구가 자랑스러워 해야하는 무형문화가 됐다"고 덧붙였다.
목요철학은 1980년 10월 8일 '목요철학 세미나'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매주 목요일 철학과 교수들과 학생들이 특정 주제를 정해 1시간 강연, 1시간 토론을 원칙으로 세미나를 했다. 1990년대 후반 '인문학적 위기'가 찾아오자 백승균(대한철학회 이사장) 목요철학원 초대원장이 캠퍼스를 벗어나 철학 대중화에 나섰다. 그렇게 목요철학 세미나는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바뀌었다.
시민 대상 목요철학, 교수·학생 대상 콜로키움, 미래세대 청소년 대상 인문교실 등 3개 사업을 진행한다. 앞서 위르겐 하버마스, 카를오토 아펠, 슬라보예 지젝, 피터 싱어와 윤사순 전 고려대 교수, 박이문 전 포항공대 교수, 김지하와 박노해 시인 등 국내외 석학들이 강연자로 섰다. 올해는 수성구립 범어도서관에서 강연이 진행된다. 누구나 신청해 들을 수 있으며 관련 자료는 목요철학원 홈페이지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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