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왕버들 원시숲이 우거지고 41.6km 강물이 흐르는 야생동물돌의 집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다.
● 팔현의 식구들, 반상회 안건..."인간들의 개발 공사에 맞서 집 지키기"
#햇볕이 뜨거운 어느 날 '팔현의 식구들' 왜가리, 얼룩새코미꾸리, 수달, 청둥오리, 삵 등이 대구 수성구 고모동 팔현마을 쪽 금호강에 형성된 팔현습지의 한 자리에 모여서 반상회를 열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반상회가 열렸다. 생태계교란종 붉은귀거북이가 전하는 소식에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인간들이 금호강 팔현습지에 대규모 공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야생동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어울려 살고 있는 팔현습지에 닥친 암울한 소식에 하나 둘 걱정을 털어놓는다. 경북 영주에서 이사 온 아빠 수달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낙동강 영주댐 공사로 인해 보금자리를 잃어 금호강 팔현습지로 이사를 왔는데 또 집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팔현에 오랫동안 살아 온 수리부엉이, 왕버들숲, 담비, 아기 고라니 등 다른 동물들도 시무룩하다. 보금자리를 읽을 위태로운 운명에 놓인 팔현의 식구들. 반상회 마지막 안건은 인간들의 대규모 개발 공사에 맞서 어떻게 하면 '우리의 집'인 금호강 팔현습지를 지킬 수 있는가다.
● 생명평화아시아 x 금호강 디디다...동물들 대신해 '그림대본집'을 만들다
금호강 팔현습지 개발 공사로 집을 잃을 위기에 놓인 야생동물들의 수다를 그린 책이 출간된다.
'생명평화아시아'는 그림대본집 책 <팔현 반상회>를 정식 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생명평화아시아와 이지수 작가, 5명(감정원, 민주, 안지경, 이지수, 서민기)의 예술인 모임 '금호강 디디다'가 협업했다.
금호강 식생과 식물상, 조류를 조사한 이정아 식생앤생태연구소 박사, 김정태 산에들에생태연구소 박사의 연구 자료를 포함해 생명평화아시아와 금호강 디디다의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책을 만들었다.
이들은 대구를 관통하는 금호강 일대의 난개발을 반대하며 금호강 일대에 사는 야생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그림 대본집을 펴냈다. 동물들의 입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생태계 보호를 역설한다.
대구시가 추진하는 5,400억 '금호강 르네상스 개발 사업'을 포함해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추진하는 368억원 '금호강 하천환경 정비사업'으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한다.
팔현습지에서 발견된 법정보호종은 멸종위기 1급 얼룩새코미꾸리,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인 수달,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2급), 삵(멸종위기 2급) 등 14종이다.
이명은 생명평화아시아 사무국장은 "<팔현 반상회>를 읽는 동안 독자들이 금호강 팔현습지가 우리에게 속삭이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달라"며 "팔현습지가 얼마나 빽빽하게 얼마나 다채로운 곳인지 자연스럽게 발견할 것이다. 팔현습지에 사는 저마다의 존재에게 힘이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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