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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민주주의 후퇴와 신자유주의의 광풍으로 벼랑끝으로 내몰린 민중생존권, 그들의 잃어버린 10년 되찾기에 잃어가고 있는 남북관계의 성과들 때문에 곳곳에서 연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국은 뜨겁고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높아져가며 이명박 정부는 ‘대한뉘우스’ 상영, 최저임금제, 4대강 사업, 미디어악법등의 밀어붙이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책임성 떨어지는 연대, 피로감과 불신으로 싹으로...
이명박 정부 취임 3개월도 안돼 대운하반대, 광우병 반대 등 여러 굵직한 현안에 대한 연대운동단체가 생겼고 지금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더욱 높아져가는 ‘연대’의 요구는 매우 절실하고 폭도 광범위합니다. 거리에서 진행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야4당의 공동행동이 잦아지고 있고 이는 자연스럽게 보다 안정된 실천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지역에서의 연대의 목소리와 당위는 높으나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우선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고 실천하고 있는 단체와 정당들이 연대의 책임성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무슨무슨 연대체에 이름 건 단체는 수십개가 되어도 회비 내는 단체는 그 보다 적고 실천에 참가하는 단체는 또 그보다 적습니다. 단체의 특성상 부득이한 경우가 있어도 이런 식의 반복은 피로감을 낳고 개별단체들에 대한 불신으로 싹이 틉니다.
사회운동의 실천의 현장에서 우리는 "사람이 왜 이것 밖에 없나?", "소속단체가 몇 개인데 연락은 했나?"는 식의 이야기를 기자회견 자리에서 집회현장에서 종종 듣습니다. 그렇습니다. 진보와 개혁진영에게는 모두가 담고 있는 소중한 가치의 실현을 위해 이를 여론화하고 힘으로 만들 사람과 시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토대는 기본적으로 지역에 있는 백여개가 넘는 단체들의 회원들에게 있습니다. 각 단체 실무자들이 회의에서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는 만큼 자기단체의 주인인 회원과 시민들과 만나 우리의 당면 과제를 함께 의논하고 설득하는 땀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일상적인 활동이 힘있는 연대를 만드는 전제여야 합니다. 그래야 사상누각이 되지 않고 기본이 튼튼한 연대가 될 수 있습니다. 단체들간의 ‘소통과 연대’에 들이는 노력과 시간만큼 정작 자기 단체 내부에서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소통과 연대’가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아픈 점검이 필요합니다. 저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생활현장에서 진보와 개혁의 새로운 희망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역전되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노 대통령 서거의 후폭풍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세상은 여전히 수맣은 사건과 사고가 일어남에도 그 때에 비해 조금은 차분해졌습니다. 2002년 SOFA개정 촛불시위, 2004년 탄핵반대 촛불시위,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등의 국민 다수가 지지를 보내고 동참했던 정국을 전후로 시민사회단체와 시위에 함께 했던 정당들에 대한 지지가 높아졌습니다. 시대와 역사와 함께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적 평가입니다. 그러나 1년 내내 이런 일이 있을 수 없는 조건이고 국민의 지지라는 것도 늘 고정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영향을 받고 변화합니다.
국민들은 소위 진보와 개혁, 평화와 통일을 내세우는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의 진보적 목소리에 대해 세세하게 다는 아니어도 큰 틀에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내에서 하는 '명분과 논리'싸움도 중요하고 민중의 요구를 내세워 거리에서 벌이는 집회시위도 여전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역시 아직 힘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진보든 개혁이든 정치든 모든 것의 근본인 풀뿌리 시민과 노동자, 농민들의 서민대중과 삶을 함께하는 나눔이 부족하고서야 우리의 진보는 광장에서의 메아리 없는 외침입니다. 나랏일의 큰 이야기와 함께 생활속의 다수가 겪고 있는 작고 구체적인 이야기들에서 진보와 개혁의 새로운 희망을 싹틔워야 합니다. 논리는 공부하고 연구하면 따라잡을 수 있지만 민중의 인심을 얻는 것은 비단 좋은 말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을 계몽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하고 배우기 위해서 그리고 새로운 창조를 하기 위해 그만큼의 시간과 땀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시민사회단체가 더 없이 낮아지고 생활현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여러 단체에서 좋은 시도들을 하고 있고 모범적인 사례도 꽤 있습니다. 많은 어려운 조건이 있지만 이것을 해내지 못하고서 우리의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오택진 / <6.15남북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대구경북본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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