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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풀뿌리 자치'에 더 도움 되는가
김동렬 / 진보정당의 '기초 공천 폐지 반대'에 대하여
2009년 11월 04일 (수) 15:24:07 평화뉴스 pnnews@pn.or.kr

<평화뉴스>는 2010년 지방선거와 관련한 쟁점과 정책, 이슈를 <2010 대구>라는 기획으로 연재합니다.
첫 순서로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제' 유지.폐지 논란에 대한 찬.반 의견을 싣습니다. 또한, 이 논란을 비롯한 여러 이슈에 대한 독자들의 다양한 주장과 의견을 싣고자 합니다. 원고는 연락처와 함께 pnnews@pn.or.kr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평화뉴스


헌법 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정당 공천제가 유지되는 한, 헌법 1조의 정신은 없다.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2006년 공천제가 유지되는 조건에서 기호 추첨을 한 적 있다. 운 좋게 '가'번을 받은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가 있었다.

   
▲ 김동렬 운영위원장
이제 기호 추첨 제도도 없어졌다.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예외가 있을 수 없는 조건에서 지방선거에 대한 '무관심'으로 귀결된다. 유권자들은 누가 후보로 나오는지도 모르고 투표한다. 특히, 영남과 호남은 이른바 '묻지마' 투표를 한다. 그러나 그 지역의 다수당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기권을 선택한다. 이런 양상은 '경쟁력의 상실'로 이어진다.

중앙정치가 풀뿌리 생활정치 예속화

의회의 본래의 기능은 비판과 견제와 균형이다.
자치 단체장과 의원이 같은 정당원이니 비판과 견제는 없다. 주민들도 의정 활동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러니 의원들은 의정 활동은 뒷전이다. 조례 제정의 건수가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지방의회 '무용론'이 고개를 내미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관심과 경쟁력의 상실은 지방의회의 본래의 정신 '자치권'의 상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지방자치권의 생명은 다양성이다. 다양한 주민들의 목소리가 의회에 반영되어야 한다. 그래야 경쟁력이 살아난다. 자치권의 강화는 풀뿌리 역량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 것인가 달려 있다. 그 전제는 풀뿌리 생활 정치가 중앙 정치의 예속에서 벗어날 때 가능하다. 그러나 중앙정치는 풀뿌리 정치를 예속화 시켰다. 중앙 권력 정치와 풀뿌리 생활정치는 구분되어야 한다. 공천제도의 폐지는 풀뿌리 생활정치를 중앙 정치의 예속과 종속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과정이다.

없다 생긴 '기초 정당 공천'...제자리로 돌려 놓을 때

우리나라의 지방자치 제도의 역사가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1952년 초대부터 1960년 3대 지방 선거까지 기초 의회 정당 공천제도가 없었다. 1991년 다시 부활한 지방선거에도 기초의회 의원과 기초단체 단체장은 정당 공천제를 배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1995년부터 2002년 기초의원 선거 정당공천제가 배제되어 왔다.

그러나 2006년 민주당(당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두 당이 기초의회까지 독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제3의 세력과 소수 정당은 숟가락은 들 수 있으나 상차림에 전혀 손을 대지 못하는 서글픈 상황이다. 지금의 공천 제도는 본래의 지방자치의 제도의 취지와 정신을 훼손시키고 있다. 이제 제자리로 돌려 놓을 때가 되었다.

폐지냐 유지냐..."풀뿌리 역량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10년 6월 2일 지방선거일 6개월 전에 매듭지어야 한다. 폐지운동에 대한 공감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앞서, 진보신당 서구당원협의회 장태수 위원장은 "기초 정당공천 폐지, 지역자치 강화에 도움이 되는가?" 라고 반문했지만, 문제의 핵심은 폐지냐 유지냐의 문제가 아니라 폐지의 전략적 목표가 풀뿌리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적했다시피 정당공천만 폐지되면 다양한 정치세력들이 진출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하지 않는다. 당장은 효과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멀리 내다 봐야 한다. 문제는 공천제도가 유지보다는 폐지라는 조건이 훨씬 지역자치 강화(풀뿌리역량)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공천 폐지'와 '좋은 후보 만들기'...밑천 없는 한계 극복하는 길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송영우 부위원장은 "선거구제와 관련한 당론은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제로 한 '소선거구제, 비례대표 확대"라고 밝혔다. 비례대표를 확대하면 민주노동당의 의원 수는 조금 더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지방 자치의 정신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제도"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아니다. 시민사회와 정당이 함께  풀뿌리운동, 공동체 정신에 투철한 이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황종규 동양대 교수는 지난 11월 3일 열린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 대구경북본부' 출범식 토론회에서 '공천제 개혁'의 대안으로 1)완전폐지 2)주민단체 추천 3)정당추천, 정당 표방제 4)지역정당의 참여 5)후보 추천방식 결정권의 자치단체 이양을 제시했다.

모처럼 불붙은 정당 공천제 폐지논의가 풀뿌리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귀결되었으면 좋겠다. 공천제도 폐지운동과 더불어 우리 동네 <좋은후보만들기운동>이 일어났으면 한다. 밑천이 없는 한계를 극복하는 길이다. 그것이 헌법 1조의 정신과 지방 자치의 정신을 살리는 길이다.

김동렬 /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대구KYC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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