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MBC, 끝내 '낙하산 사장'..."소유구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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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경호' 사장 선임 / 노조 "막장인사, 출근 저지...지역MBC 주식 '방문진'으로 넘겨야"


대구MBC 구성원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차경호' 사장 내정자가 7일 주총을 통해 신임 사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노조는 "지역MBC를 짓밟은 심각한 도발행위, 막장인사"라고 비판하며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투쟁'의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특히, 이 같은 '낙하산 사장'의 근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지역MBC 소유구조' 개편도 요구했다.

지난 3월 12일부터 57일째 파업하고 있는 대구MBC 노조는 "MBC 김재철 사장이 7일 주주총회를 통해 차경호(전 기획조정본부장) 사장 내정자를 대구MBC 대표이사 사장으로 공식 선임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에 대해 7일 긴급 성명을 내고 "지역을 무시하고 지역MBC를 짓밟는 심각한 도발행위, 막장인사"라며 "김재철 사장 퇴진과 '낙하산 사장' 차경호 저지를 위한 총력투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 차경호 신임 사장에 대해서도 "MBC를 짓밟은 김재철 사장의 하수인", "언론인으로서 영혼과 양심을 팔아먹은 당신"이라고 비난하며 "우리는 대구MBC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스스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차경호 신임 사장이 출근할 것으로 예상되는 8일 아침부터 대구MBC 사옥 출입구와 사장실 입구를 중심으로 한층 강화된 '출근 저지 투쟁'을 시작하는 한편, "낙하산 사장 인사가 철회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대구MBC 노조원들이 5월 4일 동대구역에서 박근혜 위원장을 향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 사진 제공. 대구MBC 노조
대구MBC 노조원들이 5월 4일 동대구역에서 박근혜 위원장을 향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 사진 제공. 대구MBC 노조

앞서, 대구MBC 노조는 "공영방송 정상화와"와 "김재철 MBC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3월 12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데 이어, 김재철 사장이 4월 19일 차경호 당시 기획조정본부장을 대구MBC 사장으로 내정하자 23일부터 자체 뉴스 제작을 전면 중단하면서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또, '낙하산 사장'의 근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지역MBC 소유구조' 개편도 요구했다. 

현재 대구MBC를 비롯한 전국 18개 지역MBC의 최대주주는 MBC 본사로, 19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 조치로 당시 각 지역MBC의 민간소유 주식 가운데 51%~100%가 MBC 본사로 넘어갔다. 때문에, 그 이전까지 '가맹사' 체제였던 MBC와 지역MBC 관계는 '본사'와 '계열사'로 바뀌게 됐다. 대구MBC 역시 1980년까지는 '쌍용'이 100% 지분을 소유했지만 신군부가 51%를 MBC 본사 지분으로 강제 귀속시키면서 MBC의 '계열사'로 바뀌었다. 현재 서울MBC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소유하고 있다.

노조는 이에 대해 "MBC 소유는 공영방송의 위상과 형식에 맞도록 '방송문화진흥회'라는 공적기구에 귀속되어 있으나, 지역MBC의 소유는 상법상 주식회사인 서울MBC가 갖고 있는 이중적 왜곡 구조"라며 "지역MBC의 일방적 사장 선임 구조가 굳어지고 보도.편성.경영.기술 등 방송 제반부문에 걸친 독립성과 자율성이 침해될 뿐 아니라, 수직적 상하관계 고착화로 네트워크 시너지가 붕괴되고 지역MBC는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MBC 노조와 대구지역 시민단체가 집회를 열고 "차경호 사퇴", "김재철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2012.4.26.대구MBC 시네마M 광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MBC 노조와 대구지역 시민단체가 집회를 열고 "차경호 사퇴", "김재철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2012.4.26.대구MBC 시네마M 광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노조는 이 같은 소유구조의 대안으로 "지역MBC 주식의 방송문화진흥회 이관"을 주장했다.
이는 "현재 최대주주인 MBC가 보유하고 있는 각 지역MBC 주식의 51%를 이관시켜 공적법인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지역MBC의 '최다 출자자'가 되는 방안"으로, 이렇게되면 "현 대주주의 일방적인 권한행사로 이뤄지고 있는 지역사 사장선임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겨 지역MBC의  경영.보도.편성.기술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담보될 수 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또, "MBC와 지역MBC의 수평적.유기적 관계 회복을 통해 전국 네트워크의 장점이 발현되고 향후 발전하는 방송환경에 발 빠른 대응을 이루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방송의 진정한 자율성이 확보돼 지역방송의 위상 재정립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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