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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의 비겁에 대한 불복종을 생각한다
임정득 / 『시민의 불복종』(헨리 데이빗 소로우 | 강승영 역 | 이레 | 1999)
2012년 08월 03일 (금) 09:57:29 평화뉴스 pnnews@pn.or.kr

나를 불편하게 함과 동시에 도저히 뿌리 칠 수 없는 매력으로 나를 유혹하는 사람이 있다. <강아지똥>의 권정생 선생님과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의 노신 선생님, <시민의 불복종>의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그러하다.
이들은 내가 살아가면서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타협하는 것(사소한 예로는 자가용 사용의 문제,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문제에서부터 좀 더 복잡한 문제 즉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그것에 대해 입이 터져라 욕을 하지만 결국 그것이 종속되게끔 용인하는 것들에 이르기까지)들이 잘못된 것임을 명확히 말하고,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함을 몸소 보여줌으로써 끊임없이 나를 불편하게 한다. 그것이 바로 내가 그들을 끊임없이 쫓는 이유이기도 하다.

   
▲ 『시민의 불복종』(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 강승영 역 | 이레 | 1999)
소로우의 <시민의 불복종>을 읽고 있으면 단하나의 문장도 그냥 넘길 수가 없다. 어떻게 이렇게 뱉어내는 말마다 멋있을 수 있단 말인가? 단순하고 명쾌한 말투! “말은 맞는 말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라고 말하며 있는 척하는 모든 인간에게 “그건 너의 변명일 뿐이야”라고 명백히 말하는 그 말투에 나 스스로도 크게 한방을 맞고서 도저히 흠모하지 않을 수 없는 매력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다시 <시민의 불복종>을 읽으면서 역시나 좋은 책임을 확인하게 된다. 소로우의 글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백마디 말보다 나을 것 같다.
그 글들을 다 옮길 수는 없으나 몇 가지만 적어본다.

-모든 사람은 혁명의 권리를 인정한다. 다시 말해서, 정부의 폭정이나 무능이 너무나 커서 참을 수 없을 때는 정부에 대한 충성을 거부하고 정부에 저항하는 권리 말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사람이 지금은 그러한 경우가 아니라고 말한다.~ 정직한 사람들이 일어나 저항하고 혁명을 일으키는 것은 아무 때라도 결코 이르다고 할 수 없다.

-우리가 입버릇처럼 말하기를 대중은 아직도 멀었다고 한다. 그러나 발전이 느린 진짜 이유는 그 소수마저도 다수의 대중보다 실질적으로 더 현명하거나 더 훌륭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처럼 선하게 되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다. 그 보다는 단 몇 사람이라도 ‘절대적으로 선한 사람’이 어디엔가 있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전체를 발효시킬 효모이기 때문이다.

-투표는 모두 일종의 도박이다. 장기나 주사위놀이와 같다. 단지 약간의 도덕적 색체를 띠었을 뿐이다. 도덕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옳으냐, 그르냐 노름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내기가 따른다. 그러나 투표자의 인격을 거는 것은 아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쪽에 표를 던지겠지만 옳은 쪽이 승리를 해야 한다며 목숨을 걸 정도는 아니다. 나는 그 문제를 다수에게 맡기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책임은 편의의 책임정도를 결코 넘기지 못한다.
정의 편에 투표하는 것도 정의를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정의가 승리하기를 바란다는 당신의 의사를 가볍게 사람들에게 가볍게 표시하는 것일 뿐이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정의를 운수에 맡기려고 하지 않는다. 정의가 다수의 힘을 통해 실현되기를 바라지도 않을 것이다.

-이 불의가 당신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불의를 행하는 하수인이 되라고 요구한다면, 분명히 말하는데, 그 법을 어기라. 당신의 생명으로 하여금 그 기계를 멈추는 역마찰이 되도록 하라. 내가 해야 할 일은 , 내가 극렬히 비난하는 해악에게 나 자신을 빌려주는 일은 어쨌든 간에 없도록 하는 것이다.

-정의가 자신들을 통해 승리하도록 노력하지 않고, 한 표 앞선 다수가 될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된다

-사람 하나라도 부당하게 가두는 정부 밑에서 의로운 사람이 진정 있을 곳은 역시 감옥이다.

-당신의 온 몸으로 투표하라. 단지 한조각의 종이가 아니라 당신의 영향력 전부를 던지라. 소수가 무력한 것은 다수에게 다소곳이 순응하고 있을 때이다. 그때는 이미 소수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러나 소수가 전력을 다해 막을 때 거역할 수 없는 힘을 갖게 된다. 의로운 사람을 모두 감옥에 잡아 가두든가, 아니면 전쟁과 노예제도를 포기하든가의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면 주 정부는 어떤 길을 선택할지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전제군주제에서 입헌군주제로, 입헌군주제에서 민주주의로 진보해 온 것은 개인에 대한 진정한 존중을 향해 온 진보이다.


우리가 입이 닳도록 욕하는 사회나 국가의 문제에 대해 사실은 우리 스스로가 그러한 사회가 유지되도록 일조하는 하나의 톱니바퀴라는 사실을 소로우를 통해 다시 확인하게 된다. 이 책이 좋다고 말하면서도 아직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것들, 아니 스스로가 실천 할 자신이 없는 것들을 <현실적 불가능>이란 이름으로 분류하며 머릿속에서 나는 이미 타협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저러한 말투를 쓸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가졌다고 믿는 것 중에 잃고 싶지 않은 것들이 많아 나는 잔머리를 쓰고 있는 것이다.
 소로우는 ‘그것이 불의이면 당장 법을 어겨라’ 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속한 미국이 부당한 노예제도를 인정하고 남의 나라(멕시코) 땅을 짓밟고 빼앗는 행위를 하는 것에 일조하지 않기 위해 세금 납부를 거부하면서 체포되었다. 그의 글이 생명력을 갖는 것은 이렇듯 온전히 자기 자신이 그렇게 살아왔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실천할 수 없는 이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도록 노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나에게 있어 이 책의 의미이다.
내가 노래하는 중에도 대중의 눈과 귀를 의식하며 타협하게 되는 지점들,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언어를 스스로 검열하며 노래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때로는 투쟁이라는 이름으로 노래하면서 단지 개인의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한 싸움을 노래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생각한다. 자본주의의 비극에 대해 극렬히 비난하면서 집으로 돌아와서는 더 좋은 차를 가지고 싶어 하고, 내 자식이 경쟁에서 살아남아 좀 더 좋은 대학 들어가기를 바라며, 다른 사람보다 좀 더 권위가 있기를, 좀다 많은 돈을 가지기를 바라는 생각과 생활의 방식이 결국은 입으로 비판한는 자본주의를 유지하게 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이 책은 개인의 자유와 국가권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국가권력 안에서 우리가 취하는 모순된 행동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한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며 근본적으로 한 개인인 나를 뒤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며 말하는 모든 것들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일치화 시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나를 채찍질하게 도와준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반성하고, 시도함으로써 문제 하나하나에 대답할 수 있을 때 나의 행동도, 선택도 명쾌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부분을 인용하고 싶다.

“누구의 소유물이 되기에는,
누구의 제2인자가 되기에는,
또 세계의 어느 왕국의 쓸 만한
하인이나 도구가 되기에는
나는 너무나도 고귀하게 태어났다
...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 보도록 하자”


   





[책 속의 길]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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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이
(165.XXX.XXX.195)
2012-08-06 12:26:36
임정득님 노래만큼이나 글도 멋지네요..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 보도록 하자. 마지막문구 강렬하면서 아련하네요.
시민의 불복종 꼭 읽어봐야겠어요!!
전체기사의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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