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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환경운동 - '현미채식 다이어트'
공정옥 /『현미채식 다이어트』(안재홍, 백운경 저 | 청림라이프 펴냄 | 2013.2)
2013년 02월 27일 (수) 08:47:38 평화뉴스 pnnews@pn.or.kr


안재홍, 그에 대해 떠오르는 기억의 첫 장면은 '대학인 녹색네트워크' 사무국장을 할 때의 모습이다. 훤칠한 키에 잘 생긴 얼굴, 긴 머리에 두건을 아무렇게나 둘러쓴 그의 모습에서 신선함과 생기가 느껴졌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1인 시위를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하러 사무실에 한번 온 것 같다. 졸업을 하고 그는 대구녹색소비자연대 활동가로 일을 하였고, 그때 나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을 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시민운동의 길을 걸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언제나 거대담론과 정부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고, 대학인 녹색네트워크를 거쳐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을 거친 그는 우리 일상과 주변의 변화들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 했다. 다른 듯 같은 듯 환경운동을 동행하면서 언제나 밝은 기운의 그는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을 시작하기 전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발표했을 때  현장 답사를 함께 진행하였다.

   
▲ 『현미채식 다이어트』(안재홍, 백운경 저 | 청림라이프 | 2013)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으로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사무처장으로 그렇게 함께 일을 준비하고 현장을 같이 다니면서도 그는 늘 귀농과 일상의 환경운동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 하였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귀농, 귀촌을 조금씩 준비해 가더니 일 년 전 그는 아예 제주도로 내려가 버렸다. 돌이 막 지난 딸아이와 후배 겸 동료였던 아내와 함께.

가끔 전화 통화를 하며 안부를 묻는 정도로 지내고 있었는데 얼마 전 제주도에서 전화가  왔다. 책을 냈다는 것이다. 그것도 『현미채식 다이어트』.

1년간 제주도 내려가 텃밭농사도 지으면서 틈틈이 집필에 몰두한 모양이다. 당장 책을 주문하여 읽었고, 책은 쉽고 재미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술술 읽혀 내려갔다. 요지는 현미채식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왜 현미채식이어야 하는지. 왜 다이어트여야 하는지. 생활과 일상의 환경운동을 고민해왔던, 그 사람다운 책이었다.

"어느 날 미국인 친구 두 사람이 자전거 여행 중 들렀다. 밥도 같이 먹고 하루 자면서 이 전에 못했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한 친구는 완전채식을 하며 농사와 환경운동에 관심이 많고, 다른 친구는 완전채식을 향해가며 농사로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었다. 이들은 여행 중에도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되도록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강정마을에서도 며칠 묵으면서 주민들의 해군기지 반대 활동에 참여하고 왔다...이들의 삶을 바꾼 건 책이나 사람이 아닌 밥이었다. 자신들이 먹는 음식을 고민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환경문제와 농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 안재홍
이 책은 이론서가 아니라 실전서다. 2009년 11월 실험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2012년 3월까지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한 현미채식 다이어트 내용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있다. 이 책을 처음 손에 쥐게 되는 이들의 목적이 다를 수는 있다.

다이어트를 해 보겠다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완전한 채식을 통해 지구환경에 기여해 보고자 하는 이들도 있겠지. 처음의 목적이야 어떻건 간에 결국 하나의 길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현미채식 다이어트』를 통해 지구환경에 기여하게 될 것이고, 날씬한 몸도 가질 것이니까.

필자는 2009년 11월 현미채식 실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총 5주간의 프로젝트였는데 2주차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실패하고 말았다. 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 비로소 먹는 것에 대해 자각하게 되었는데, 우리가 정말 생각 없이 살고 먹었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어찌 사람이 늘 24시간 깨어서 살 수 있을까. 결국 난 중도 포기자가 되고 말았다. 5주의 현미채식 프로그램은 앞으로 자신의 삶을 바꾸어 나가기 위한 깨어있는 시간이다. 이 시간을 잘 견디고 나면 어느새 몸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고 이제는 몸이 먼저 필요치 않은 것을 거부하게 된다.

"당장 거창한 변화가 생기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현미채식 다이어트를 경험한 사람은 자신과 주변을 조금씩 바꿔간다고 확신한다. 굳이 환경이니 지구니 내세우지 않아도 몸의 소리를 들으면 세상의 소리가 다가온다."


책에는 그동안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기가 담겨져 있다. 그 대목을 읽고 있으면 의지가 불끈 한다. 참여 동기가 건강이건. 미용이건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이 과정을 이겨낸 이들에게는 '밥', 우리가 '먹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이고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얘기 할 수 있는 전도사가 되어 있을 것 같다.

"우리 부부는 여전히 채식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어려운 점이 많다. 요즘은 24개월 된 딸아이가 가장 큰 고민이다. 주변에서 제발 아이만은 채식을 시키지 말라고 아우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채식을 포기할 수 없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걸 권하는 게 정상이 아닐까."


올 여름이 가기 전 제주도에 가 볼 생각이다.
곧 두 아이 아빠가 될 그와 상추 잎 뜯어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워봐야겠다.

   





[책 속의 길] 93
공정옥 /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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