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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총회서 공연 저지당한 예술가, 국가 상대로 소송
마임배우 이상옥씨 "국무총리 경호팀이 '녹색인간' 공연 막아...표현 자유ㆍ인권 침해"
총리실 "현장에 없었다. 전혀 무관"
2013년 11월 06일 (수) 16:58:47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 10월 13일 에너지총회 장소에서 공연 중인 이상옥씨를 지켜보는 경호원 / 사진 제공. 인권운동연대

대구의 한 예술가가 세계에너지총회에서 공연을 저지당한 것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낸다.  

마임이스트 이상옥(37)씨는 "2013 대구세계에너지총회 장소에서 공연하던 중 국무총리실 경호팀이  공연을 저지해 표현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것"이라고 6일 밝혔다. 이씨는 다음 주에 변호사를 선임하고 손해배상 청구 금액을 정해 대구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씨는 지난달 13일 대구세계에너지총회가 열린 대구 엑스코 앞에서 개막 2시간 전인 오후 2시 50분부터 '녹색인간' 공연을 선보였다. '밀양 765kV・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의 '박근혜 정부 에너지 정책 규탄 기자회견'에 앞서 이를 지지하기 위해 대구엑스코 앞을 걸으며 행위예술을 펼쳤다.

   
▲ 우산으로 이상옥씨를 둘러싼 경호원들 / 사진 제공. 인권운동연대

그러나, 공연 시작 후 소속을 알 수 없는 경호원 3명이 "여기서 이러는 건 풍기문란"이라며 검은색 우산 3개를 펼쳐 이씨의 주변을 둘러싸고 보행을 막았다. 이를 지켜보던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가 "불법행위"라며 경호원들에게 "공연 방해를 멈추라"고 항의했지만, 경찰들은 오히려 서 상임활동가를 경찰서로 연행했다. 때문에, 이씨는 3시 30분쯤 공연을 끝내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야 했다. 당시 연행된 서 상임활동가는 "경호원들 양복에 '국무총리실 경호팀'이라는 배지가 달려 있었고, 연행된 산격지구대 경찰에게 소속을 재확인하자 경찰도 '국무총리실 경호팀'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세계에너지총회 개막식에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 이상옥씨
이씨는 "8년 동안 같은 공연을 하며 저지를 당한 경우는 없었다"며 "상징적 동작을 하면서 무언의 소통을 하고 싶었을 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했다. 때문에, "국무총리실 경호팀이 왜 막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뜻하지 않은 몸싸움과 국가폭력 충격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아 공연의욕도 없고 공연 스케줄에도 변화가 생겨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지난 2005년부터 '녹색인간' 공연을 펼쳤다. 환경단체뿐 아니라 대구시 행사에도 이 주제로 참가 했으며 저지를 당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인권운동연대와 대구참여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을 포함한 44개 시민단체는 6일 대구지법 앞에서 이씨의 소송 지지 기자회견을 갖고 "표현의 자유 없는 민주주의는 없다"며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행정질서 유지를 이유로 막아선 것에 대해 국가는 사과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표현의 자유 침해 국가손해배상 청구 기자회견'(2013.11.6.대구지법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 단체는 "이씨의 공연은 정치 색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권력이 자의적으로 '풍기문란'이라고 판단했다"며 "명백한 표현의 자유와 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 사람의 표현을 탄압하는 사회는 모든 표현을 탄압할 수 있다"며 "이번 소송을 통해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상훈 대구민예총 사무처장은 "국무총리실 경호팀이 왜 풍기문란이라고 단속하는지 모를 일"이라며 "그 동안 문제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후 예술의 자유가 축소돼 걱정이다. 그래서 이 소송을 승소하길 바란다"고 했다. 아요(별칭) 인권운동연대 활동가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누구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권리는 없다"며 "이번 소송은 국가를 상대로 한 경고"라고 말했다. 백창욱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 공동대표도 "국가의 기본권 침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소송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무총리실은 이상옥씨와 시민단체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국무총리비서실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홍원 총리는 의전 경호팀과 함께 당일 KTX를 이용해 17시 34분 동대구역에 도착해 행사장에는 18시에 입장했다"면서 "퍼포먼스가 진행된 시간에는 총리는 물론 경호원들도 현장에 없었고, 우산으로 행사를 방해했다는 3명 역시 총리비서실 직원과는 전혀 무관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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