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밀양 '송전탑' 막던 활동가 4명 '구속영장' 신청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3.10.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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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방해' 혐의 11명 연행...대구경북 5명 / 시민단체 "영장 철회, 공사 중단"


경찰이 밀양 송전탑 공사를 저지하던 시민단체 활동가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남 밀양경찰서는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을 저지하던 이재식(42)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수석부본장과 이상홍(38)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홍지혜(36)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최진(40)씨 등 모두 4명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및 업무방해',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영장이 신청된 이들 4명은 지난 3일 "송전탑 공사 강행 중단"을 촉구하며 부북면 도방마을 126번 철탑과 단장면 금곡헬기장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전국에서 송전탑 공사를 막기 위해 '탈핵버스'를 타고 온 시민단체 활동가, 시민들로 단식 중인 주민 대신 경찰과 대치를 벌였다. 

5일 오후 밀양 부북면과 상동면 126번 철탑 앞...송전탑 반대 농성 중인 주민들 / 사진. 민중의소리
5일 오후 밀양 부북면과 상동면 126번 철탑 앞...송전탑 반대 농성 중인 주민들 / 사진. 민중의소리

특히, 이상홍 국장은 3일 오전 단장면 단장리에서 송전탑 공사자재 등 수송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이재식 수석부본장은 오후 2시 40분쯤 경찰 채증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6일 현재, 이 사무국장과 이 수석부본장은 마산동부경찰서, 나머지 2명은 김해중부서에서 나흘째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지난 3일 이들 4명을 포함한 변홍철(하이하버연구소 소장) 청도345kV 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행위원과 녹색당 대구시당 당원 이상옥씨, 대구 고등학생 채모군 등 11명도 같은 이유로 연행됐다 5일 풀려났다. 이 가운데 채모군을 제외한 상당수 활동가는 불구속 입건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밀양765kV 송전탑반대 대책위원회>를 비롯한 8개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은 5일 경남지방경찰청 앞에서 '밀양 공안정국 사태와 무리한 연행・구속영장 신청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구속영장신청 즉각 철회", ▶"경찰 등 공권력 당장 철수", ▶"송전탑 건설 강행 증각 중단"을 촉구했다.

5일 '밀양 공안정국 사태와 무리한 연행・구속영장 신청 규탄 기자회견' / 사진. 민중의소리
5일 '밀양 공안정국 사태와 무리한 연행・구속영장 신청 규탄 기자회견' / 사진. 민중의소리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재 밀양은 전쟁터나 다름없다"며 "1일부터 공사중단을 요구하며 항의하는 과정에서 주민 수십명과 이에 동참한 시민들이 다치고 실신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고, 곡기를 끊는 단식에 포크레인에 몸을 묶고 바퀴아래 드러눕는 위험한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을 보호해야 할 경찰은 형식적 중립 태도조차 버리고 한국전력공사 입장만 비호하고 오히려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주민들에 대한 대규모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급기야 밀양 주민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자발적으로 달려온 시민들을 강제 연행하고 구속영장까지 신청했다. 부당한 폭력을 일삼으며 비인권적 처사를 자행한 경찰과 한전이야 말로 외부 불순세력"이라고 비판했다. 

때문에, "국민행복시대를 약속했던 박근혜 정부는 국민과 소통 없이 강행하는 불필요한 송전탑 건설을 즉각 중단하고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역시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소임을 상기한다면 당장 공권력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보나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송전탑은 밀양 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희생만 강요하는 정부의 에너지정책 전체 문제"라며 "부당한 공사를 막고 정당한 생존권을 요구하는 주민들과 연대하는 시민단체 활동가와 시민을 불순세력으로 규정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오는 7~8일 이틀 동안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 주민들을 위로하는 미사를 갖고,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는 7일 밀양 단장면 금곡헬기장 앞에서 '공사 강행 중단 촉구 및 공권력 철회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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