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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백번 절하고 기도하는 청도 할머니들..."송전탑 중단"
주민ㆍ대책위 30여명 한전 앞에서 '밀양과 청도 평화기원'..."지중화라도" / 한전 "불가"
2013년 10월 01일 (화) 16:55:48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 "송전탑 공사 중단" 1백배 중인 청도 할머니들(2013.10.1.한전 대경개발지사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렇게 전기가 좋으면 한강에 원전 짓고 한전에 변전소 지어라. 송전탑 밑에 집짓고 살아봐라.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100번 양보한 게 지중화다. 제발 우리 얘기를 들어달라"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주민 추호남(74) 할머니는 1일 감따기를 멈추고 대구 중구에 있는 한국전력공사 대구경북개발지사 앞에서 1백배를 했다. 한전의 '송전탑 공사 재개' 소식에 한 걸음에 달려와 주름진 두 손을 곱개 접어 허리를 숙이고 1시간 동안 한전을 향해 절을 했다. 파란색 셔츠와 하늘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다른 할머니들도 함께 "송전탑 공사 중단"을 외치며 절과 기도를 했다.

청도 각북면 삼평리 주민들이 청도와 밀양의 "송전탑 공사 재개 철회"를 촉구하며 1백배를 했다. 한전이 이날 아침부터 경남 밀양의 송전탑 공사 재개를 위해 경찰병력과 한전 직원 등 모두 3천여명을 현장에 투입하고, 1년째 중단된 청도 송전탑 공사에 대해서도 "강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 '밀양과 청도의 평화기원 100배 절.기도 시민행동'(2013.10.1.한전 대경개발지사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삼평1리 송전탑반대주민대책위원회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환경운동연합, 녹색당 대구경북 시.도당 등 17개 시민사회단체・정당이 참여하는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1일 한전 대경개발지사 앞에서 '밀양과 청도의 평화기원 100배 절・기도 시민행동'을 갖고 "송전탑 공사 재개 중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삼평리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 등 모두 30여명이 참석했다.

대책위는 "정부와 한전이 다시 경찰병력과 공무원을 투입해 폭력적으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보상금도 마을기금도 필요 없으니 당장 마을을 떠나라"고 했다. 또, "밀양 다음은 청도 공사 재개"라며 ▶"밀양과 청도의 모든 송전탑 공사 즉각 중단" ▶"중단된 삼평1리 23호기 송전탑 지중화(송전선로땅에 묻는 것) 공사" ▶"한전의 사죄"를 요구했다. 특히, 1백배에 앞서 정문 개폐를 놓고 주민들과 한전 직원들이 몸싸움을 벌이다 김춘화(63) 할머니가 인대가 늘어나 병원에서 깁스를 하기도 했다.

   
▲ 한전의 송전탑 공사를 비판하는 대책위의 여러 피켓들(2013.10.1.한전 대경개발지사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깁스를 한 채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김춘화 할머니 (2013.10.1.한전 대경개발지사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춘화 할머니는 "농사를 팽개치고 1년째 송전탑 공사를 막고 있다"며 "몸도 마음도 지쳤지만 송전탑이 터전에 들어오는 꼴은 못본다. 거기서 자고 농사 짓는 사람들한테 돈 줄테니 참으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삼평리 주민 빈기수 공동대표는 "작년의 악몽같은 일이 되풀이 될까 걱정이다"면서 "진정으로 정부가 한전이 주민들을 위한다면 최소한 지중화공사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변홍철 대책위 실행위원은 "한전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외진 곳에만 송전탑을 짓는다. 그리고, 거기서 만들어진 전기를 대구 시민들이 쓰고 있다. 우리는 이들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며 "돈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한전에 실망스럽다. 진정한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고 말했다. 

   
▲ 빈기수 공동대표..."밀양, 청도의 피눈물 타고 흐르는 전기"(2013.10.1.한전 대경개발지사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황성하 한전 대경개발지사 차장은 "밀양 공사가 재개됐기 때문에 청도 공사도 불가피하다"면서 "올 여름 전력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만큼 더 이상 공사를 늦출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사 중단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수월한 전력공급을 위해 주민들이 한발짝만 양보해달라"고 말했다.

또, 지중화 공사에 대해서는 "인구가 밀집된 사업, 주거지역 등 제한된 곳에만 이뤄지고 농경지는 어렵다"면서 "삼평리 일부 구간 지중화시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초래되고 추가설치에만 약 6년, 158억원 정도의 시간과 비용이 들어 제2의 민원이 발생된다. 때문에, 지중화는 지금으로선 어렵다. 밀양에 준하는 선에서 보상금 지원도 검토하고 있으니 공사 중단만 요구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 '삼평1리 송전탑 공사' 설계도 / 자료. 한국전력공사 대구경북개발지사
   

한편,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올해 3월부터 23호기 공사장 앞에 천막농성장을 짓고 지킴이를 상주시키고 있으며, 오는 3일에는 밀양을 찾아 주민들과 연대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06년 한전 대구경북개발지사는 신고리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대도시로 송전하기 위해 경남과 경북에 각각 765kV, 345kV 전압 송전 16km 선로 연결 공사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전은 삼평리에 22-24호기, 덕촌리에 25호기 등 모두 18개 철탑을 청도군 각북면에 건설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전은 사업계획 발표 후 주민 10여명 의견만 수렴했으며, 이장과 면장 등 공무원들은 이 사실을 주민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또, 곽태희 전 이장은 주민의견서도 위조해 제출했다. 주민들은 2011년 이장 등 7명을 대구지법에 고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고의성이 없다"며 전원 무혐의 처분했다.

한전은 또, 2010년에는 주민 동의도 없이 24호기 건설 부지를 변경했다. 그 결과, 고압 송전선로가 주택과 농지를 가로지르게 됐다. 때문에, 주민들은 "선로 변경"과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 왔다. 특히, 삼평리에는 60대 이상 노령층이 대부분으로 현재도 할머니 20여명이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22-24호기는 완공됐고 23호기는 주민 반대로 지난해 9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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