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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이 거기 있다면…
[세월호] 언론의 오보ㆍ정부의 부실 대응ㆍ정치인의 '편갈이' 독설
2014년 04월 23일 (수) 10:27:19 평화뉴스 pnnews@pn.or.kr

   
▲ <매일신문> 2014년 4월 16일자 1면
   
▲ <매일신문> 2014년 4월 16일자 7면(사회)

세월호 침몰 참변을 언론 보도를 통해서 살펴본다.

   
▲ <매일신문> 4월 17자 1면
먼저 오보다


처음 국민들은 단원고 수학여행단이 탄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부근에서 침몰했으나 학생들은 모두 구조됐다는 소식을 TV 자막을 통해서 접하게 됐다. “불행 중 다행이다!” 국민들은 “휴우~” 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그것은 오보의 시작이었다. 수많은 오보가 어떻게 생산됐고 유포됐는지는 속보성이 뛰어난 TV 보도를 접한 국민들은 다 안다.

속보성은 확인과정이 따르지 않으면 오보, 허보의 함정에 빠질 위험성이 상존한다. 확인이 생명이다. 그 오보, 허보는 한 개인을 죽일 수도, 사회 국면을 바꿀 수도, 국민을 노리개로 만들 수도 있다. 국민들은 지금 세월호 침몰 이후 빚어진 오보가 언론매체의 작은 실수로 빚어진 것이 아님을 침몰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오보가 잦아들지 않는 것을 보고 알게 됐다. 언론의 오보는 구조적이다. 중대본과 해경…이 미루고 떠넘기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오보의 고리를 터득했다.

22일 연합뉴스가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보도한 한 꼭지는 다음과 같다.

<세월호참사> 476명 명단에 없는 외국인 시신..정부 집계 '엉터리'
정부, 세월호 승선자 가운데 외국인 5명·3명 실종 밝혀
'확정'이라던 승선자 476명 명단에 없는 외국인 시신 발견
승선·구조자 수 4번 번복…확정한 집계도 "믿을 수 없어"

(진도=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정부가 476명으로 '확정'한 세월호 승선자 명단에 없는 외국인의 시신이 발견됐다.정부가 발표한 승선·실종자 수가 맞는지 강한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입력04.22 11:54|수정4.04.22 12:21)

세월호가 침몰한 지 엿새째 되는 날(21일) 정부가 발표한 승선·실종자에 들지 않은 외국인 주검이 발견됐다. 연합뉴스의 이 보도 제목/소제목은 정부의 참사 관련 집계가 신뢰하기 어려운 사실을 집약해서 들려준다. 오보의 끝은 어디일까? 언제 오보는 끝날까? 침몰한 세월호의 모든 것이 소상히 밝혀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미더워야 할 정부의 발표조차 미덥지 못하다면 뭘 믿어야 하나.

   
▲ 조선일보 4월 22일자 1면
참고로 22일 아침 서울에서 발행된 한 조간신문의 세월호 침몰 관련 집계표는 이렇다. 신문의 관련 집계표, TV 화면에 고정되다시피 떠 있는 집계표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확정’됐다는 이 집계표가 오보라면 최종적인 ‘확정’ 집계는 언제 나올수 있을까?


보도는 사건·사고의 진행과정에서 기자가 독자·시청자들에게 전하는 보도내용을 사건·사고가 상황종료 된 후의 결과와 근접시키려 노력할 때 빛난다. 그런데 기자는 이번 여객선 침몰과 관련해 거의 문외한에 가깝고, 상황, 정보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돼온 정부는 발표를 여러 차례 번복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의 확인보도 노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왜 정부는 번복을 거듭해왔을까?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단편적이지만 다양함 속에서 일정한 방향성을 보이는 언론보도는 중대본에 문제가 있다는데 거의 입을 모으고 있다. 그 다양한 보도 가운데 하나인 ‘노컷뉴스’는 문제의 배경을 이렇게 전한다.

세월호 참사의 사태가 이렇게 커진 것은 현 정부의 무능과 시스템 부재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Why뉴스]"세월호 사고대책, 왜 대통령만 바라보나?" 
눈치를 보게 만들어 놓고 눈치만 보는 공무원 퇴출한다면? 노컷뉴스|입력2014.04.22. 10:27) 


시스템 부재라고 해도 하드웨어에는 문제가 없는데 소프트웨어가 엉망이라는 진단도 있다. 그러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언론매체마다 이런저런 분석을 나름의 표현기법을 사용해서 강조하고 있지만 그 행간에 ‘관료주의’가 있다는 것을 언론매체들은 보여주고/말하고 있다. 만일 그 행간을 독자/시청자들이 놓친다면 참사가 반복될 때마다 처음에는 흥분하다가 나중에는 자포자기 형 무관심 언론소비자로 그치게 된다.

오보의 부작용을 독자/시청자들이 알아챌 즈음 등장하는 게 있다. 네편-내편을 갈라 감성적 여론몰이를 하는 ‘편갈이’ 독설가들이다. 진실보도와 거짓보도, 사실보도와 ‘카더라’ 보도를 교통정리해야 할 때 등장하는 ‘편갈이’ 독설가들의 편갈이 독설은 다분히 이념적이고 술수적이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 이념과 술수를 선호하는 계층이 있기 때문에 이런 ‘편갈이’ 독설가들이 버젓이 ‘활동’하게 된다. 연합뉴스의 다음 보도를 보기로 한다. 편의상 연합뉴스의 이 기사는 ‘편갈이’ 독설가의 독설이 어떤 언론유형에 속하는지 파악하는데 좋은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전문을 인용하기로 한다.

   
▲ 권은희 의원이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 출처. 권 의원이 올린 글을 캡처한 최모씨 페이스북 / 사진 편집. 평화뉴스
권은희, "실종자 가족행세 선동꾼" 글 퍼나르기 논란 (
입력 2014.04.22 08:37|수정 4.04.22 08:47
)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이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는 선동꾼이 있다는 다른 사람의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권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며 정부를 욕하며 공무원들 뺨 때리고 악을 쓰고 욕을 하며 선동하던 이들"이라며 "학부모 요청으로 실종자 명찰 이름표를 착용하자 잠적해버린 이들. 누구일까요. 뭘 노리고 이딴 짓을 하는 걸까요"라고 내용의 글을 올렸다.

권 의원은 이어 "유가족들에게 명찰 나눠주려고 하자 그거 못하게 막으려고 유가족인 척 선동하는 여자의 동영상"이라며 "동영상의 여자가 밀양송전탑 반대 시위에도 똑같이 있네요"라며 관련 동영상도 게재했다.권 의원은 "지인의 글을 보고 퍼왔다"고 밝히면서 "온나라가 슬픔에 빠져있는 이 와중에도 이를 이용하는 저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온라인에 도는 터무니없는 비방과 악의적인 루머도 잘 판단해야 한다"고 섰다.

권 의원은 그러나 동영상의 여성이 실제 실종자 유가족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자 22일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제가 잠시 퍼온 글로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한 뒤 해당 글과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jun@yna.co.kr



첫째, 이 ‘편갈이’ 독설은 SNS의 ‘퍼나르기’ 기법을 선택했다.

둘째, 이 ‘편갈이’ 독설은 비절참절한 상황에 처한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선동가’로부터 보호하려는 척 하는 기법을 사용하면서 매우 정략적인 메시지를 ‘편갈이’ 대상자들의 의식 속에 심으려 했다. 이 독설은 ‘실종자 가족⇄정부, 공무원’이어야 한다는 등식을 이야기 바탕에 깔고, 이 등식을 ‘선동가’가 깨뜨리고 있다는 구도를 세우고 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시위’의 여자가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 속으로 파고 들어가 ‘세월호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며 정부를 욕하며 공무원들 뺨 때리고 악을 쓰고 욕을 하며 선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편갈이’ 독설가는 자신이 한 말/행동이 사실이 아닌=진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그 때는 ‘아니면 말고’ 식으로 꼬리를 내린다. 연합뉴스의 이 보도에서 ‘권 의원은 그러나 동영상의 여성이 실제 실종자 유가족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자 22일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제가 잠시 퍼온 글로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라고 사과한 뒤 해당 글과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는 대목은 ‘편갈이’ 독설가가 스스로 한 말이 아니라 깨어 있는 기자가 뭔가 튀고 있는 것을 예의주시하며 놓치지 않은 ‘관찰보고’다. ‘편갈이’ 독설가가 하고 싶은 말, 또는 드러내려는 심정은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향한 국민적 성원, 그들의 안타까움에 동참하는 국민들의 심정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것이고, 그것을 위한 ‘효율적인’ 방법은 SNS 글 퍼나르기, 그 의도는 ‘뭘 노리고 이딴 짓을 하는 걸까요’라는 인용에서 잘 드러난다. 

넷째, 이 사례의 ‘편갈이’ 독설은 실패했을까? 결과적으로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이 독설가는 누군가가 작성한 SNS의 글을 인용함으로써 여차하면 빠져나갈 구멍을 미리 파놓았다. 퍼나르기를 했다는 자체가 빠져나갈 구멍을 미리 확보하려 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 SNS 글의 원작자의 권리를 잠시 빌려왔다고 말하면 그만일 테니까. 이 ‘편갈이’ 독설은 그 정체가 탄로남으로써 흐지부지 됐지만, 효과로 치면 ‘흐지부지’ 된 게 아니다. ‘편갈이’ 독설의 역할을 달성했고, 탄로 나자 ‘제가 잠시 퍼온 글로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라는 한 마디 말로 진도 맹골수도에 침몰한 세월호에 갇혀있는 자식의 부모에게 두 번 못질을 하고 말았다. 그 독설가에게 ’편갈이‘ 독설은 ‘잠시 퍼온 글’에 불과했다.

   
▲ 권은희 의원이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 사진 출처. 권 의원이 올린 글과 사진을 캡처한 최모씨 페이스북 / 편집. 평화뉴스

무엇보다 구조다

세월호 침몰 이후 이레가 되는 22일까지 언론보도는 정부의 오락가락 발표에 치이면서도 나름대로는 세월호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그래도 살아있기를 바라면서 그 기대의 끈을 꽉 부여잡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이다. 물론 TV보도에서 진도 체육관에서 뼈가 내려앉도록 통분해하고, 통곡하고, 그러면서도 이제라도 “엄마”하고 달려와 품에 안길 것 같은 자식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의 동향을 화면에 비춘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더러는 맹골수도에 배를 띄워 스튜디오를 차리고 세월호 참상을 시청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전하려는 노력을 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세월호 침몰을 보도하는 기자들은 ‘수사’니, ‘해수부마피아’니, ‘크레인’이니, 무어니 하는 보도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관심을 가지고 다뤄야 하는 것은 세월호에 갇혀 있는 실종자들을 어떻게 하면 구조하느냐 하는 구조 관련 뉴스다.

내 자식이 차가운 바다 속 세월호에 갇혀 있는데도 다른 이야기를 할 기자가 어디 있을까? 내 자식이 세월호 격실에 갇혀 한 방울 산소에 목숨을 걸고 발버둥치고 있는데도 ‘사진찍읍시다’ ‘△△에 가서 알아보세요’라고 할 수 있을까?

   





[평화뉴스 미디어창 261]
여은경 / 대구경북민주언론시민협의회 사무처장. 전 대구일보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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