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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퀴어퍼레이드의 의미
④ 장서연 / 대구경찰청장ㆍ중구청장, 법원의 결정 의미 되새겨보길
2015년 07월 04일 (토) 15:25:13 평화뉴스 pnnews@pn.or.kr

 

성(性)소수자 축제인 대구퀴어문화축제가 7월 1일부터 19일까지 대구 도심에서 열립니다. 퀴어(Queer)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등 성적 취향의 소수자들을 의미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서울과 대구 등 2곳에서 해마다 퀴어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대구는 2009년 시작돼 올해 7회째를 맞습니다. 특히 올해는 중구청의 동성로 야외무대 사용과 대구지방경찰청의 거리행진 '불허'로 논란이 있었지만 최근 법원의 결정에 따라 동성로에서 축제와 행진이 열리게 됐습니다. 평화뉴스는 이번 행사와 관련해 성소수자 현실과 권리의 공론을 위해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의 릴레리 기고를 싣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 평화뉴스


 대구는 서울 지역 외의 지역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유일한 지역이며, 2009년 6월 20일 ‘제1회 대구경북퀴어문화축제’로 시작한 이래로 2014년까지 매년 대구 중구 동성로 등에서 개최되었고, 성소수자 자긍심을 드러내는 거리행진을 평화적으로 치러 왔다. 대구지역에 사는 성소수자들을 포함하여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에 관계없이 시민 누구나 참여하여 함께 어울리는 축제 중의 하나였고, 그 기획단은 2010년 3월 대구경북지역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에서 대구여성회로부터 ‘성평등 디딤돌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 제5회 대구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2013.6.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제6회 대구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2014.6.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런데 대구지방경찰청장과 대구중부경찰서장은 2015년 6월 4일 대구퀴어문화축제 행진에 대하여 금지통고를 하였고, 윤순영 대구중구청장은 신고제로 운영되는 대구 중구 동성로 야외무대 사용을 불허하였다. 대구지방경찰청장은 그동안 집회 및 시위 신고에 대하여 금지통고를 한 바가 없어서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받은 처분서가 대구지방경찰청의 “제1호 금지통고서”였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그동안 질서유지인을 두고 1차로를 통해 거리행진을 진행하여 왔기 때문에 교통소통에 심각한 장애를 발생시킨 적이 없고 그럴 우려도 전혀 없다. 그런데 대구지방경찰청과 대구중부경찰서가 교통불편을 이유로 성소수자들의 거리행진을 금지한 것은, 명백하게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며, 집회시위의 자유에 중대한 침해다.

이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대구지방법원에 대구지방경찰청장 및 대구중부경찰서장의 금지통고 처분의 효력정지를 신청하였고, 대구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김연우)는 2015년 6월 24일,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의 신청을 받아들여 인용 결정을 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15.6.24.자 2015아10155 결정). 법원의 결정에 따라 제7회 대구퀴어문화축제 거리행진에 대한 금지통고는 효력을 잃었으며, 퀴어문화축제 거리행진은 합법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과 대구퀴어축제조직위원회 면담...(왼쪽부터) 윤순영 중구청장, 양수용 중구 복지문화국장, 한상훈 대구민예총 사무처장, 육성완 대구장애인연맹 대표, 서창호 대구인권연대 상임활동가(2015.6.9.중구청)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지방법원은 결정이유에서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의 집단적인 형태로서 집단적인 의사표현을 통하여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자유민주국가에서 국민의 정치적 사회적 의사형성과정에 효과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므로 민주정치의 실현에 매우 중요한 기본권이다. 따라서 집회 및 시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원칙적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다. 집회의 금지는 집회의 자유를 보다 적게 제한하는 다른 수단 즉 조건을 붙여 집회를 허용하는 가능성을 모두 소진한 후에 비로소 고려될 수 있는 최종적인 수단이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2009년부터 시작되어 2014년까지 매년 1회 개최되었고, 신청인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퀴어문화축제를 계획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금지통고 처분의 효력이 계속 유지됨으로 인해 입을 손해는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는 손해로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집회시위에 대한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는 대한민국헌법과 집회시위의 사전금지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당연한 결정이며, 성소수자들의 집회시위의 자유와 평등권을 존중한 의미 있는 결정이다.

이상식 대구지방경찰청장과 김우락 대구중부경찰서장은 법원의 결정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길 바라며, 퀴어문화축제와 거리행진이 평화적이고 안전하게 개최될 수 있도록, 이를 방해하는 단체들로부터 참가자들을 보호하고 성소수자들의 집회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경찰의 역할이자 의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대구중부경찰서의 퀴어축제 '옥외집회(시위.행진) 금지통고서' / 사진 제공.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성소수자 자긍심 행진은 전 세계 주요도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1969년 미국 뉴욕시에서 동성애자들에 대한 경찰의 단속과 체포에 항의하면서 촉발된 '스톤월 항쟁'을 기념하는 행사로 1970년에 시작하였고,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일본 도쿄, 대만 타이페이, 중국 상하이 등 전 세계 주요도시에서 성소수자들의 자긍심을 축하하고 지지하며, 자유와 평등을 요구하는 시가행진으로 열리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2014년 전 세계 각국 정부에게 “성소수자들이 자신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도록 허용하고, 동성애혐오성 폭력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성소수자 자긍심 행진은 이제 전 세계적인 행사인 만큼, 정부가 확고한 입장에 서서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하였고, 국제인권침해감시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는 2015년 6월 12일 한국정부와 한국경찰에 성소수자 자긍심 행진 개최를 보장하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하였다.

퀴어문화축제 그리고 성소수자 자긍심 행진은, 성소수자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국의 대부분의 성소수자들은 학교나 회사, 그리고 가정 내에서 자신을 마음껏 드러낼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간다. 365일 중에서 하루 만이라도, 사회적 소수자가 아닌 사회의 중심이 되어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고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진하는 경험은 그래서 성소수자들에게 더욱 각별하다.  

올해 대구에서 개최하는 제7회 대구퀴어문화축제와 행진이 안전하게 개최되는지 여부는 성소수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와 소수자 인권 존중, 관용의 정신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소수집단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반대한다면, 7월 5일 대구 동성로에서 모이자. 그리고 자유와 평등을 위한 행진에 동참하자.  

   




대구퀴어문화축제 릴레이 기고 ④
장서연 /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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