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대학가에도 국정교과서 반대 외침 울린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10.2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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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영남대 등 5곳에 실명 대자보와 1인 시위, 고3 학생도..."황국신민 교육, 학생 우롱"


대구대 정문에 붙은 김아름씨의 국정교과서 반대 대자보 / 사진 제공.김아름씨
대구대 정문에 붙은 김아름씨의 국정교과서 반대 대자보 / 사진 제공.김아름씨

"한국사 국정교과서 풍문으로 들었소. 친일독재를 미화해 논란이었던 교학사를 기억하나요. 이 교과서를 만들었던 뉴라이트가 일부 국회 친일파 세력들을 등에 업고 국정화 교과서를 통과시켰습니다"

20일 대구대 정문에 자신의 이름·전공·학번·전화번호를 밝힌 학생이 손으로 꾹꾹 눌러쓴 대자보가 붙었다. 대구대 특수교육과 김아름(22.대구 희망나비 소속)씨는 대자보에서 "옳지 않은 일은 옳지 않다고 말하기 위해 대자보를 썼다"며 "친일·독재미화, 역사왜곡 교육을 권력 도구로 삼는 국정화에 반대한다"고 했다.

또 "역사에 대한 올바른 고찰 없이 우리 미래세대에게 희망은 없다"며 "올바른 고찰의 시작은 올바른 교육"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이 일은 역사학도만의 일이 아니다"며 "교사를 준비하는 사대생으로서 행동하는 지성인으로서 대학생들이 함께 해야할 때"라고 촉구했다. 김씨가 붙인 2장의 대자보 위 아래에는 김씨를 응원하거나 김씨의 의견에 동조하는 분홍색 포스트잇 여러장이 붙었다.

영남대 정문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1인 시위를 하는 한 학생 / 사진 제공.대구 희망나비
영남대 정문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1인 시위를 하는 한 학생 / 사진 제공.대구 희망나비

전국 대학가에 울리고 있는 국정교과서 반대 외침이 대구지역 대학가에서도 퍼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과 관련해 대구지역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이 대자보와 1인 시위를 통해 국정교과서를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12일 국정화 발표 이후 20일 현재까지 경북대를 포함한 영남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대구교육대학교 등 대구지역 5개 대학교 게시판과 학교 건물 외벽 등에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판하는 대학생들의 실명이 적힌 자필 대자보가 붙었다. 또 이들 대학 정문과 중앙도서관 앞에서는 매일 대학생들의 국정교과서 반대 1인 시위가 진행돼고 있다.

대구대 도서관 앞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1인 시위를 하는 한 대학생 / 사진 제공.대구 희망나비
대구대 도서관 앞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1인 시위를 하는 한 대학생 / 사진 제공.대구 희망나비
경북대 북문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1인 시위를 벌이는 대학생들 / 사진 제공.대구 평화나비
경북대 북문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1인 시위를 벌이는 대학생들 / 사진 제공.대구 평화나비

대구가톨릭대에서는 경영학과 10학번 이동춘(25)씨가 대자보를 통해 "다양한 사관을 접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올바른 사관을 기르는 것이 역사교육 목표"라며 "그러나 국정교과서는 친일세력이 그들의 만행을 축소 미화하고 비판적 시각을 기를 수 없도록 만든다"고 밝혔다. 특히 "청산되지 못한 채 군부독재 시절을 거쳐 지금까지 우리나라 기득권 세력으로 남아 있는 것이 국정교과서 강행 세력"이라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때문에 친일·독재 미화 국정교과서를 규탄한다"고 했다.

대구교대 특수통합 13학번 홍진희(22)씨도 지난 12일 대구교대 게시판에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이 마저 밀리면 우리 교육은 멸망'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그는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기존낡은 체제에 맞서 싸우며 온몸을 던진 사람들은 좌파였으며 방해되는 존재"라며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좌편향 종북 프레임은 더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말하는 역사교육에는 배우는 주체 교육 주체 학생이 없다"면서 "우리는 더 이상 이러한 기득권의 횡포를 두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경북대 한 대학생이 쓴 국정교과서 반대 대자보 / 사진 제공. 대구 평화나비
경북대 한 대학생이 쓴 국정교과서 반대 대자보 / 사진 제공. 대구 평화나비

경북대에도 복지관과 인문대 등에 국정교과서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여러장 붙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학생은 '친일 독재 미화, 우경화, 헌법 22조1항, 교육 정치적 중립성, 유신시대 회귀, 식민사관'이라고 적힌 글자 사이로 '한국사 국정교과서 찬성하십니까?'라는 자필 대자보를 통해 질문을 던졌다.

고등학생도 대자보의 주인공이 됐다. 대구시 수성구 고3 수험생 서모(18)군은 지난 17일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동시에 '오늘의유머'라는 사이트에도 같은 글을 올렸다. 서군은 대자보에서 "하나의 관점을 국가권력으로 강제하는 교육이념은 일제강점기 황국신민 교육"이라며 "민주주의 국가 시민된 자로서,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학생을 우롱하는 현재 역사 교과서 국정화 사태에 가만히 침묵할 수 없어 글을 쓰게 됐다"며 "평범한 고등학생의 글이 닿아 국정화 반대 목소리에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바란다"고 밝혔다.

대구시 수성구 고3 수험생 서모(18)군의 국정교과서 반대 대자보 / 사진 출처.트위터(쏠트@halo1440)
대구시 수성구 고3 수험생 서모(18)군의 국정교과서 반대 대자보 / 사진 출처.트위터(쏠트@halo1440)

한편, 경북대에서는 재학생들이 정문 앞에서 국정화 철회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고, 영남대에서는 사학과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국정교과서 반대를 위한 공동명의 대자보를 붙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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