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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표절하는 지역신문..."신문 근간 흔드는 자기 부정"
[신문윤리] 사설 베낀 대구일보ㆍ무등일보 '경고' / 경북ㆍ경북도민ㆍ대구일보 '주의'
2015년 05월 22일 (금) 11:33:14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다른 언론사의 사설을 표절한 지역신문이 "신문의 근간을 흔드는 자기 부정"이라는 비판과 함께 한국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2015년 4월 기사 심의에서 전국 일간신문 기사 67건에 대해 경고(4건)와 주의(63건)를 줬는데, <대구일보>와 <무등일보>는 다른 언론사의 '사설' 일부를 수정해 전재했다 '경고'를 받았다.

"대구일보, '연합시론' 일부 문장 삭제해 전재"

대구일보는 3월 24일자 26면에 「봄철 야외활동대비 안전점검 철저히 해야」,「일 태도 변화가 한중일 관계 복원의 열쇠다」 제목의 사설 2건을 실었다. 그러나 신문윤리위는 "이 사설들은 연합뉴스가 3월 22일 16:24 송고한 「봄철 야외활동 대비 안전점검 철저히 해야」 제목의 '연합시론'과, 같은 날 10:45 송고한 「日 태도 변화가 한중일 관계 복원의 열쇠다」 제목의 '연합시론'에서 각각 한 문장과 세 문장만을 삭제한 채 그대로 전재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설 제목도 '연합시론' 제목과 같았다. 그런데도 대구일보는 출처에 대한 표시나 설명은 하지 않았다.

   
▲ <대구일보> 2015년 3월 24일자 26면(오피니언) 사설
   
▲ <대구일보> 2015년 3월 24일자 26면(오피니언) 사설

신문윤리위는 "신문의 사설이 해당 신문사의 정체성에 근거한 의견이나 주장의 개진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사설 표절행위는 타 언론사의 저작권 침해라는 차원을 넘어 해당 신문의 근간을 흔드는 자기 부정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고 신문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해칠 우려가 있다"고 '경고' 이유를 밝혔다. (신문윤리실천요강 제8조「출판물의 전재와 인용」①(통신 기사의 출처 명시), ②(타 언론사 보도 등의 표절 금지), 제9조「평론의 원칙」①(논설의 정론성) 위반)

"무등일보, '경상일보' 사설 문장 순서 바꿔 전재"

광주광역시에 본사를 둔 <무등일보>도 같은 이유로 '경고'를 받았다.
무등일보는 3월 25일자 19면에 「야영장, 지자체에 등록해 안전사고 예방을」 제목의 사설을 실었는데,  신문윤리위는 "이 사설은 경상일보가 두 달 전인 1월 26일자 19면에 게재한 「안전사각지대 야영장, 재난 대비 위해 등록제는 필수」 제목의 사설에서 상당 부분을 문장 순서만 바꾼 채 그대로 전재한 것"이라고 밝혔다.

   
▲ <무등일보> 2015년 3월 25일자 19면(오피니언) 사설

또 "무등일보가 독자적으로 작성한 대목은 두 번째 문단의 3개 문장과 세 번째 문단의 2개 문장,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서 『전남지역 각 지자체들은』이라고 주어를 추가한 것뿐"이라며 "결론 대목인 『이번 기회에 모든 야영장이 등록을 하도록 하고 등록여부를 이용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서 무등록 야영장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도 경상일보 사설을 그대로 베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무등일보 역시 사설 출처에 대한 표시나 설명은 하지 않았다.

자폐증 아이 동반자살?..."자살이 아닌 타살"

대구경북 지역신문은 '사설 표절' 외에도 <대구일보>가 '자살 보도의 신중' 위반으로, <경북일보>가  '차별과 편견금지' 위반, <경북도민일보>가 '표제의 원칙' 위반으로 각각 '주의'를 받았다.

   
▲ <대구일보> 3월 2일자 5면(사회)
대구일보는 3월 2일자 5면(사회)에 「자폐증 아이와 동반자살 시도/어머니 숨지고 아들은 중태」제목의 기사를 실었는데, 신문윤리위는 이 기사와 제목 모두 '주의'를 줬다. 대구일보는 이 기사에서 30대 주부가 자폐증 환자인 3살짜리 아들을 안고 아파트 15층에서 투신해 자신은 숨지고 아들은 중태에 빠진 사건을 보도하면서 기사 본문과 제목에 『동반자살』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신문윤리위는 "『동반자살』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며 "3살짜리 자폐아는 본인의 뜻에 상관없이 어머니에게 안겨 1층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자살'이 아닌 '타살'을 당할 뻔했던 것으로 봐야 옳다"고 밝혔다.

또 "이 기사와 제목은 '자살 보도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신중해야 한다'고 규정한 신문윤리실천요강 제7조「범죄보도와 인권존중」④(자살 보도의 신중)를 위반했다"고 '주의' 이유를 밝혔다.

KTX 시승행사, 포항이 대구보다 이틀 늦은게 '안하무인'?

경북일보는 3월 25일자 1면 「안하무인 코레일, 설설 기는 포항시/KTX 포항노선 시승식 노선개설 주도 포항보다 대구서 먼저 행사 진행/포항시, 상황파악도 못해」 기사와 제목 모두 '주의'를 받았다. 이 기사는 KTX 포항노선의 개통식(3월 31일)을 앞두고 코레일이 대구와 포항 지역 인사들을 대상으로 각각 시승행사를 실시하면서 포항 쪽 일정을 대구 쪽보다 이틀 늦게 잡은 데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포항 쪽이 포항 노선 개설을 주도했으니 포항 쪽 행사를 먼저 치렀어야 했다는 취지였다. 코레일은 지난 3월 24일 동대구역을 출발해 포항역을 다녀오는 시승행사를, 이틀 후인 26일에는 포항역에서 동대구역을 왕복하는 시승행사를 갖도록 했다.

   
▲ <경북일보> 2015년 3월 25자 1면

신문윤리위는 이 기사에 대해 "대구 쪽 시승행사가 먼저 치러진 것을 『문제』로 지적했지만 그 것이  왜 문제가 되는 지에 대한 합당한 이유는 제시하지 않았다"며 "예컨대 코레일이 포항 쪽을 무시했다거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는 정도의 부연 설명조차도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포항 출신 국회의원인 이병석 전 국회부의장에게 『단 한 번의 의논조차 하지 않은 채』 시승행사 일정을 잡은 것을 큰 문제라도 되는 양 비판했지만 시승행사 일정까지 이 의원과 상의했어야 마땅했는지부터가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또, 코레일에 대해 『일방통행적인 태도』라고, 포항시에 대해 『저자세적 입장을 보였다』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도 "무엇 때문에 '저자세'라고 기술했는지에 대한 추가 설명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제목 「안하무인 코레일, 설설 기는 포항시」에 대해서도 "자극적으로 달았다"며 "코레일에 대해서는 '일방통행적인 태도'에서 '안하무인'으로, 포항시에 대해서는 '저자세'에서 '설설 기는'으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때문에 신문윤리위는 "이 기사와 제목은 객관적 보도의 범주를 벗어나 편견이나 주관적 의도에 따라 지나치게 과장‧왜곡됐으며,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지역주민의 피해의식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의'를 줬다.(신문윤리강령 제4조「보도와 평론」, 신문윤리실천요강 제1조「언론의 자유‧책임‧독립」④(차별과 편견의 금지), 제3조「보도준칙」①(보도기사의 사실과 의견 구분), 제10조「편집지침」①(표제의 원칙) 위반)

국세청 패소가 '국민혈세 날렸다'?

<경북도민일보>는 3월 30일자 2면 「국세청, 국민혈세 2조 날렸다/조세소송액 6조5187억원 중 패소비율 32.7% 달해/박명재 의원 "무리한 징세행정 지양, 국고손실 막아야"」 기사의 제목이 '주의'를 받았다.

   
▲ <경북도민일보> 2015년 3월 30자 2면(종합)

경북도민일보는 이 기사에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동안 국세청이 조세소송에서 패소한 금액이 2조1000억 원에 이른다고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하고, 큰 제목은 「국세청, 국민혈세 2조 날렸다」라고 달아 멀쩡한 나랏돈을 헛되이 없애버린 것처럼 표현했다.

신문윤리위는 그러나 "국세청이 조세소송에서 패소한 것은 무리하거나 안이하게 세금을 잘못 부과한 탓이 크고, 소송에서 이긴 납세자 처지에서는 억울하게 낸 세금을 돌려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따라서 이 제목은 선입견이나 오해에 따라 과장‧왜곡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고, 신문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의' 이유를 밝혔다.(신문윤리실천요강 제10조「편집지침」①(표제의 원칙) 위반)

한편,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매월 기사와 광고 등에 대해 심의한 뒤, 이에 따른 조치 사항을 해당 언론사에 통보하고 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심의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현행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운영규정' 9조는 "같은 규정 위반으로 1년 동안 3회 이상 경고를 받고도 시정하지 않는 경우 윤리위원회는 1천만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 참고 자료 :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제 886차 심의결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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