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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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 "또 다시 가난한 자의 돈을 빼앗아 부자 곳간 채우기에 앞장서시렵니까?"


  선거구가 국회에서 획정이 되지도 않은 상태입니다만 우리 동네에는 벌써부터 빨간 점퍼의 싸나이(?)들이 좋은 길목이면 벌써부터 진을 치고 명함을 돌리는 모습이 낯설지가 않습니다. 연일 방송에서는 국회의원이란 ‘죽일 놈’이고 ‘정말 믿지 못할 인간들’이며 ‘국가의 경제 발전에는 걸림돌만 되는 것들’이라고 거품을 품습니다만.

  옛말처럼 오래 살고 싶어 일부러 욕을 먹으려는 것도 아닌데(우리는 이미 충분히 오래 사는 나라 사람이고 적절한 시기에 죽는 것을 축복이라고 한 결 같이 말하는 세상입니다), 그렇다고 내가 아니면 이 대한민국을 바르게 잘 살게 할 수 없어 살신성인하려는 성인들도 분명히 아닌데 기를 쓰고 질타의 대상이 되는 일에 거품을 물고 달리고 있습니다.
  소속한 당의 대표가 불만이라 뛰쳐나오고(실상은 공천 받을 수 없어서?), 나온 사람끼리 서로 땅따먹기 하는 골목대장처럼 이리 저리 뭉치고 흩어지고.......아무튼 그렇게 욕을 해도 그들에게는 마이동풍이요 우의독경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일본 인구가 1억이 넘지만 100여명이라는 데 우리는 국회의원이 너무 많다고... 한 명의 국회의원에 들어가는 비용이 연간 몇 십억이고, 외교랍시고 하는 행태란 비싼 음식 먹기 위한 나들이이며 부하직원의 알박이 같은 낙하산투하, 벼락치기 직장 만들기, 병역의무 무시하기, 복부인과 동행하기, 뒷돈 받고 우선 일처리하기 등에서부터 성희롱을 넘어 추행.... 일일이 매거하기조차 부끄러운 모습들이 지금의 국회의원입니다. 그러면서도 당선을 위해서는 명분도, 위신도, 정의도, 헌신짝처럼 버릴 수 있는 것이 지금의 모습입니다.

<동아일보> 2016년 1월 22일자 31면(오피니언)
<동아일보> 2016년 1월 22일자 31면(오피니언)

  누구를 우리의 국회의원으로 결정하느냐는 우리국민이 아니라는 것이 확실(?)합니다. 불나비처럼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면서 불을 찾아 떠다니고, 암만 봐도 여당의 간자들의 모임 같은, 전혀 새롭지 않는 사람들이 묵은 때를 벗기지도 못한 채 새로운 당이라 만드는 야당, 그에 발맞추어 여당은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으면서도 ‘진’짜이니 ‘친’하니 ''비'(반)이니 하면서 마치 골목 국밥집 서로 원조라 우기는 것처럼 대통령에게 얼마나 잘 비벼 대느냐에 따라 국회의원이 되는 것인 줄 알고 몇 층짜리 건물을 다 덮을 만큼 큰 얼굴사진에는 국민은 안보이고 대통령만 보이니 말입니다.

  분명히 결정의 책임은 국민에게 있고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가능한 국가에서 유일한 권리인 선거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놀라게 하는 요소 때문에 당황합니다. 이해하기 힘든 즉 왜 을이 갑에게 힘을 실어주고, 을이 을을 대변하는 사람에게 표를 주지 않는가요?

  첫째는 보수정권의 통치방식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와 ‘불평등 민주주의’(바텔스, 2015)는 ‘1대 99 사회현실에서 기득권의 이익을 대변하는 보수정당이 정권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이해와 욕망의 이분법적 갈등을 유발시켜 분할통치를 공고히 하는데 있다’고 지적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홍준표의 무상급식 중단과 저소득층 자녀지원을 가장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월평균 4만원밖에 안 되는 돈이지만, 이런 돈이라도 지원받는 쪽은 보수정당을 찍을 수밖에 없게 됩니다. 쥐꼬리만한 지원으로 자녀의 성적이 올라가고 삶이 달라질 것도 없는데, 어떻든 지원을 받았다는 그것 때문에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정당에 표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는 무조건 지지라는 철저한 계산에 의해 만들어진 조작과 쇠뇌 때문입니다.
  최근 SNS를 통하여 울산에 사는 한 노점 장사 아주머니의 대담이 이 지역의 정서나 내용을 단적으로 말해줍니다. ‘대통령이 나라를 팔아먹어도 지지한다는 것과 그 이유는 동향사람이기 때문’이라는 인터뷰는 지금이 21세기가 아닌 조선시대라는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그래서 나라를 망치게 하는 거짓말을 입에 줄줄 달고 다녀도 좋고, 90만 원짜리 쓰레기통을 국민의 세금으로 구입해도 동향인이 대통령이기에 문제가 되지 않고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자랑스레 외치는 방송이니 신문의 기레기와 그 나부랭이들이 온 나라에 창궐하고 있음에 연유합니다.

<한겨레> 2016년 1월 22일자 31면(사설)
<한겨레> 2016년 1월 22일자 31면(사설)

  이제 3달 후면 선거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임을 확신하는 강력한 권리를 행사할 날이 10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기득권자들의 2분법에 놀아나면서 우선 아침에 주는 세 개, 저녁에 주는 네 개를 바꾸어 준다고 좋아라하는 원숭이처럼...... 스스로 머슴이라고 굽실하다가도 어느새 결국 슈퍼 갑이 되었고, 또 그들에게서 그렇게 심하게 짓눌렸으면서도 같은 고향이니, 같이 다닌 학교이니 하면서 양심도, 옳고 그름도 심지어 자존심까지 다 버리며 을을 자청하는 강아지처럼....... 이번에도 또 다시 가난한 자의 돈을 빼앗아 부자의 곳간을 채워주는 일에 앞장서시렵니까?






[기고]
김영민 / 구미대학교 사회복지과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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