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기초의회의장단, 이달 외유 계획 '전면 취소'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6.05.1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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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일치 '취소' 결정...임태상 의장 "죄송하다" / 야당·시민사회 "재발 방지 시스템 구축"


대구지역 기초의회의장단이 논란이 일던 이달 외유성 해외연수 계획을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대구 8개 구·군 기초의회의장 8명이 소속된 '대구광역시 구·군의장협의회(대표회장 임태성 서구의회 의장)'는 "5월말 예정된 해외연수 계획을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4월 29일 장태수(44.정의당 대구시당 공동위원장) 서구의원이 이 문제를 비판한 기자회견을 연 뒤 열흘만이다.

(왼쪽부터)대구 기초의회의장단 임태상(서구) 대표회장, 이만규(중구), 배문현(남구), 허진구(동구), 하병문(북구), 김진환(수성구), 배보용(달서구), 채명지(달성군) 의장
(왼쪽부터)대구 기초의회의장단 임태상(서구) 대표회장, 이만규(중구), 배문현(남구), 허진구(동구), 하병문(북구), 김진환(수성구), 배보용(달서구), 채명지(달성군) 의장

임태상 의장은 10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해외연수와 관련해 주민들이 불편해하고 그것이 민심의 뜻이라면 굳이 가지 않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며 "의장 8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가지말자고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연수가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 문제가 불거져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어쨌든 사전에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죄송하다"면서 "이번 일을 통해 의장들에 대한 주민들의 높은 도덕적 기대감을 알았다. 앞으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의장단은 5월 27일부터 예정된 해외연수를 떠나지 않게 됐다. 2000년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설립 후 대구 기초의회의장단이 여론에 떠밀려 외유를 철회한 것은 이번이 최초 사례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장태수 의원은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는 "외유를 취소한 것은 다행이다. 잘한 결정"이라며 "지역사회와 언론의 관심으로 불합리한 관행이 조금이나마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발성 외유 1건 취소로 끝나선 안된다"면서 "매년 의장단이 지원받는 예산과 의장단 설립목적을 살려 향후 어떻게하면 예산을 잘 쓰고 지방자치를 위해 일할지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

대구 기초의회의장단의 2015년도 예산지출 목록 / 자료.장태수 의원
대구 기초의회의장단의 2015년도 예산지출 목록 / 자료.장태수 의원

시민사회도 외유 취소를 반겼다. 황성재 우리복지시민연합 정책실장은 "취소를 환영한다. 잘한 일은 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가 공개적으로 불거지지 않았다면 의장단은 외유를 갔을 것"이라며 "처음부터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은 의장단의 도덕적 해이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 "오는 6월이면 이번 회기 의장단 임기가 끝나 같은 문제가 또 생길 수 있다"면서 "악습 뿌리를 뽑기 위한 재발 방지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특히 "의장단이 연간 3,200백만원의 세금을 지원받고 이에 대한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관행은 이 기회에 고쳐야 한다"면서 "전국적 사안이지만 대구에서라도 셀프공개, 셀프감사를 해 올바른 지방자치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0년부터 대구 8개 구·군은 각 4백만원 모두 3,200만원의 예산을 대구 기초의회의장단에 지원했다. 50%(1,600만원)는 전국지방의장단에 보내고 대구에서는 연 1,600만원을 사용했다. 그러나 보고서와 예산서, 감사 등의 감시활동은 16년간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 기간동안 대구 의장단은 관광성 해외연수와 개인적 선물구입 등으로 예산을 낭비해 논란을 빚었다.

한편, 대구시 8개 구·군의 기초의회의장단 8명은 전원 새누리당 소속이다.

대구 기초의회의장단 지난해 2월22~27일 베트남 다낭 4박 5일 일정표 / 자료.장태수 의원
대구 기초의회의장단 지난해 2월22~27일 베트남 다낭 4박 5일 일정표 / 자료.장태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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