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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북구 '주민참여예산제', 4년만에 본격 시행
예산위원 주민 50여명 모집, 3월부터 예산학교 운영...예산 5억원 책정 "자치 실현"
2015년 02월 06일 (금) 12:55:39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대구 북구가 조례 제정 4년만에 '주민참여예산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북구청(구청장 배광식)은 "3월부터 주민참여예산위원을 모집해 참여예산제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지난 2011년 북구의회가 '대구광역시 북구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를 제정한 이후 이종화 전 북구청장이 '준비부족'을 이유로 미뤄온지 4년만에 걸음마를 떼게 됐다. 

특히 대구 모든 지자체가 같은 시기 비슷한 조례를 제정했지만 내실있는 조례를 제정한 곳은 북구뿐이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시와 8개 구.군 중 북구를 뺀 나머지는 시장과 구청장, 군수 등 각 단체장 예산 편성 과정에 주민들의 직접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예산 편성 과정에 참여해 동네에서 필요한 사업을 실제 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곳은 대구에서 북구가 유일하다.

   
▲ '대구광역시 북구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 캡쳐

이를 위해 북구청은 지난달 12일부터 26일까지 주민참여예산위원회 후보자 모집을 마쳤다. 북구에 주소지를 두고 있거나 직장을 다니고 있는 주민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지난 26일 마감 시기까지 모두 50여명이 신청했다. 신청자가 20명을 넘을 경우 성별과 동별 대표성을 고려해 공개추첨하며 신청자가 없을 경우 재공모를 한다. 이후 오는 3~4월부터 이들을 대상으로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운영한다. 예산위원은 예산학교의 과정을 수료한 주민들로 위촉할 예정이며 최대 50명을 둘 계획이다.

예산학교에서는 예산 편성방법, 사업구상 등을 전문가를 초청해 교육한다. 예산위원이 확정되면 동별 주민의견을 인터넷과 현장에서 모아 사업을 정하고 북구청 해당 부서에 제출해 사업타당성을 검토한다. 사업 여부 결정 후에는 구청장과 부구청장, 예산위원장, 부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주민참여예산조정협의회가 재검토한다. 여기서 채택된 사업은 북구의회 심의를 거쳐 구청장이 예산을 최종 확정한다. 북구청과 북구의회는 올해 주민참여예산 규모를 5억원으로 책정하고 내년도에 반영할 방침이다.

조연재 북구 기획조정실 예산담당은 "2011년 만든 조례가 준비부족으로 이제야 빛을 보게 됐다"며 "그 동안 많은 토론과 답사를 거쳐 올해 본격 시행하게 됐으니 많은 주민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또 "대구의 모든 지자체가 비슷한 조례를 제정했지만 우리 구는 제정 당시부터 다른 곳보다 더 많은 주민 참여를 보장해 주목을 받아 왔다"며 "올해 주민 참여 예산 규모를 5억원을 정도로 책정해 적은 예산일 수도 있지만 차근차근 시작해 더 많은 주민 예산 참여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조례안을 공동발의한 유병철 북구의원은 "조례 제정 4년만에 드디어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돼 기쁘다"며 "구청장에게 국한된 예산권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차원에서 진정한 주민자치를 실현하게 됐다"고 했다. 또 "예산학교와 예산위원이 확정되는 3~4월부터는 주민들이 동네 곳곳에 필요한 사업을 직접 발로 뛰어 정할 것"이라며 "이후에는 조례를 개정해 50명에 한정된 예산위원을 1백여명으로 늘려 서울, 울산과 같이 주민 참여 인원과 예산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구를 마중물로 대구의 다른 지자체들도 예산 편성에 주민 참여를 확대하길 바란다"고 했다.

   
▲ 대구 북구의회의 '주민참여예산제 조례안' 의결 모습(2011.9.22) / 사진. 평화뉴스

앞서 2011년 국회는 지자체 단체장 예산 편성 과정에 주민 참여 보장을 위한 지방재정법을 개정했다. 그해 전국 모든 지자체는 주민참여예산조례를 제정했다. 행안부가 제시한 1안(임의조항), 2안(의무조항), 3안(일부 의무조항) 등 모두 3가지의 표준안 가운데 각 지자체가 선택해 제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북구를 뺀 대구시와 대구 7개 구.군은 가장 강제력이 낮은 표준안 1안을 채택하는 데 그쳤다. 주민 의견수렴을 위한 토론회, 공청회, 설명회와 효율적 운영을 위한 예산위원회, 협의회, 연구회, 예산학교 구성 등 핵심조항을 임의조항으로 제정한 것이다. 게다가 대구시는 표준안에 없는 '단체장 예산편성권 범위 내에서 운영하고 의회 예산심의권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조항까지 포함시켰다.

시민참여 형태도 예산위원회보다 한 단계 낮은 협의회다. 그나마 위원 10명 중 절반은 공무원과 시의원이고 시민은 5명뿐이다. 예산학교도 없다. 달서구의회도 지난해 주민참여예산제 확대된 개념인 '주민참여기본조례'를 대구경북 지자체 중 처음으로 발의했지만 의회 다수당 새누리당 반대로 무산됐다.

   
▲ 대구 북구청과 북구의회 모습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구시와 마찬가지로 참여예산위원회보다 낮은 단계인 도민참여예산협의회를 구성했을 뿐이다. 포항시가 지난해 40명, 영주시가 35명의 주민참여예산위원을 뽑았지만 주민 예산이 편성된 사례는 없다. 때문에 2011년 조례 제정 후 대구경북 주민참여예산제 반영률은 0%였다.  

서울시와 울산광역시가 정부 표준안보다 강화된 조례를 제정해 주민분과위원회까지 만든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서울시 시민참여예산위원회는 시민 2백여명, 광주와 울산 100여명, 부산 80여명, 경기도는 70여명에 이른다. 지자체 전체 예산 중 주민참여예산율이 울산은 16%, 대전은 14%, 경남은 9%, 인천은 7%에 이르는 반면, 대구경북을 포함한 강원, 충남, 충북은 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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