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라지는 작은학교 대동초..."교육청 졸속에 시의회는 들러리"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2.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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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 '통폐합' 조례 가결...대동초, 36년만에 산격초와 통합 / 학부모들 "의회 견제기능 상실" 반발


작은학교 대동초등학교가 졸속행정 논란과 학부모들의 반발 속에서 36년만에 문을 닫는다.

대구시의회(의장 류규하)는 22일 본회의를 열고 '대구광역시립학교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원안 가결시켰다. 이에 따라 대동초는 3월 1일자로 인근 산격초와 통폐합된다. 앞서 지난 해에는 달성군 유가면의 작은 '행복학교' 유가초도 폐교돼 현풍면 테크노폴리스 신설교에 흡수통합됐다.

대동초 통폐합 관련 조례가 본회의에서 통과됐다(2017.2.22.대구시의회)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동초 통폐합 관련 조례가 본회의에서 통과됐다(2017.2.22.대구시의회)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날 해당 상임위인 교육위원회 배창규 위원장의 의안 심사결과 보고 후 시의회는 해당 조례를 표결 없이 의원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려 했지만 원내 유일 야당 의원인 김혜정(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의원의 반대의견 제시로 10여분간의 정회 후 무기명투표에 부쳐졌다.

배 위원장은 "통합 추진과정에서 논란이 발생하지 않게 설득하는 기간을 충분히 두도록 미리 주문했다"며 "심도있는 논의와 심사 끝에 통합이 더 나은 교육여건을 마련해줄 것으로 보고 교육위 의원 전원 찬성으로 원안 가결했다"고 설명했다.

무기명 투표 중인 대구시의원들(2017.2.22)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무기명 투표 중인 대구시의원들(2017.2.22)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 같은 발언에 방청석의 학부모들은 "제대로 된 절차가 아니었다"며 반발했으며 김혜정 의원도 "대구교육청이 통폐합 과정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졌더라면 이 자리에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참석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제도나 형식적 절차만을 중시하는 통폐합 방향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표결 결과 참석의원 26명 가운데 17명이 찬성해 원안 통과됐다. 반대표는 7표, 무효표는 2표에 그쳤다. 앞서 학부모 설문조사에서 찬성 회유를 위한 금품제공·가정방문 논란이 제기됐으며, 상임위 심사서도 설득과정 미흡, 늦은 입법예고에 따른 검토시간 부족, 후적지 개발 졸속 추진 등이 지적됐지만 시의회는 대구교육청의 이 같은 행정에 제동을 걸지 못하고, 또 다시 거수기 역할만 하게 됐다.

조례안 통과 직후 시의회 앞에서 열린 대동초 학생,학부모,시민사회 규탄 기자회견(2017.2.22)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조례안 통과 직후 시의회 앞에서 열린 대동초 학생,학부모,시민사회 규탄 기자회견(2017.2.22)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에 '작은학교살리기 대구공동대책위원회'와 '대동초폐교반대 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는 조례안 통과 직후 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법부가 행정부에 대한 견제기능을 상실했다"며 의회의 결정을 비판했다. 또 "대구교육청의 부당하고 졸속적인 행정을 묵인하고, 민의를 외면한 통폐합 결정은 앞으로 더 많은 문제점과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주호 대동초 학부모 대표는 "30여년의 역사와 149명 아이들의 학교는 의사봉 소리에 지워졌다"며 "시의회가 교육청의 들러리가 됐다"고 비판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조례는 허무하게 통과됐지만, 폐교 이후 불거질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우리사회가 힘써야 한다"고 했다.

"우리학교 대동초를 지켜주세요" 학생들의 피켓(2017.2.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우리학교 대동초를 지켜주세요" 학생들의 피켓(2017.2.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앞서 달성군 유가면의 작은 '행복학교' 유가초도 지난해 7월 시의회에서 조례가 통과돼 같은해 9월 현풍면 테크노폴리스 신설교에 흡수통합됐다. 통폐합된 학교인 '대구 유가초등학교' 학생 수는 현재 800명 가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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