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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8일 세계여성의 날
[남은주 칼럼]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페미니스트 정치, 바로 지금!
2020년 03월 09일 (월) 14:23:42 평화뉴스 남은주 칼럼니스트 pnnews@pn.or.kr

지난 일요일은 112번째 3.8세계여성의 날이었다.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제36회 한국여성대회는 코로나19확산 우려로 연기되었다. ‘3.8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수만 명의 방직공장 여성노동자들이 미국 뉴욕의 루트거스 광장에 모여 하루 10시간 노동제 쟁취와 안전한 작업환경 확보를 위해 노조결성의 자유와 모든 이들에게 투표권을 줄 것을 요구하며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던 것에서 시작되었다. 미국에서는 1909년 ‘전국 여성의 날’이 선포되었고 1910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국제여성노동자회의에서 독일의 여성운동가 클라라 제트킨(Clara Zetkin)이 제안함으로써 지금의 세계여성의 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는 1920년대 일제 강점기 각 진영별로 기념행사가 있었다고 하고 1985년 제1회 한국여성대회가 개최되었다. 대구에서는 1994년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1회 대구여성대회가 열린공간Q에서 열렸다. 2018년 2월 20일, 여성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는 내용이 수록된 <양성평등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어 3월 8일은 법정기념일이 되었다.

3.8세계여성의 날이라고 하면 빨간 장미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는 1908년 당시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친 것에서 시작되었다. 빵은 생존권을 의미하고 장미는 참정권으로 보장되는 시민권을 의미한다. 아직도 세계여성의 날의 상징이 ‘빵과 장미’ 인 것은 여성의 생존권과 시민권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여성노동자 중 50.8%인 비정규직 여성의 월평균임금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며 역대 최대인 여성국회의원 비율은 17%로 300명중 51명이다. 2019년 1월 국제의회연맹(IPU)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회의원 여성 비율은 121위이다.

   
▲ 2019년 대구여성대회 / 사진 제공.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총선이 40일도 남지 않았고 각 당에서는 공천결과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지난 12월 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2020 총선 성평등 현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6.4%는 2020년 총선 지역구 후보 공천 때 여성에게 의무적으로 30% 이상을 할당해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했다. 20대 여성은 77.5%, 30대 여성은 69%로 매우 높았다. 50대와 60대 이상 남성에서도 동의 수준이 각각 60.7%, 63.5%로 절반을 웃돌았다(연합뉴스 2019-12-05).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여성공천은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3월6일까지의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역구 공천 현황을 보면 공천 확정자 중 여성 비율은 모두 10% 초반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지역구 187곳의 공천을 확정했고 이 중 여성 후보는 25명(13.4%)이었으며 통합당은 공천 확정자 111명 중 여성은 14명(12.7%)이다.(경향신문 2020-3-06)

2016년 이후 한국사회는 #MeToo, #PayMeToo, 혜화역 시위 등 성평등과 젠더정의 실현의 목소리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그러나 여성의 시민권 보장은 아직도 요원하다. 그래서 2020년 3.8세계여성의날 기념 제36회 한국여성대회 슬로건은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페미니스트 정치, 바로 지금!’이다.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는 연기되었으나 행사에서 발표되는 성평등 걸림돌과 디딤돌은 발표되었다.

   
▲ 2020년 한국여성대회 포스터

2019년 한해 동안 성평등 사회를 만드는 걸림돌을 다음과 같다. 영화계 인권침해와 성폭력 문제 해결 목소리에 사과와 반성이 아닌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 응답한 김기덕 감독, 성별 분리채용 성차별을 관행이라고 변명하고 부당한 보복성 징계까지 한 대전MBC 방송국, 여성 성착취 영상을 촬영, 유포, 거래한 수십 만 명의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와 공모자들, 김학의, 윤중천 성폭력사건을 또 다시 축소·은폐한 검찰 특별수사단(수사단장 여환섭 현 대구지검장), 여성 성상품화 조장하는 리얼돌 수입을 허가한 대법원 2부 재판부, 재판 과정에서 가해자 비호하며 2차 가해를 한 오덕식 판사가 그 불명예의 주인공들이다.

한 해 동안 성평등 사회를 위한 디딤돌은 다음과 같다. 여성노동의 외주화·비정규직화에 정면 도전해 비정규직 문제의 성차별성을 폭로한 톨게이트 요금수납 여성노동자들,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혐오표현 금지는 헌법의 원칙임을 천명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합헌 결정, 체육계 미투운동의 발화점이 되어 공고한 체육계 카르텔과 성폭력문화 개혁의 계기를 마련한 심석희 선수, 학교 내 성폭력 문제, 특히 여성청소년들의 복합차별 문제를 공론화하고 변화를 이끈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여성청소년의 억압과 폭력 경험을 여성주의 시선으로 담아낸 영화 ‘벌새’의 김보라 감독이 그 주역들이다. (출처: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한국여성대회 - 클릭)

그리고 2019년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66년만에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끌어 낸 모든 여성들'이 선정되었다. 형법상 ‘낙태죄’ 폐지를 위해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한 여성들은 기존의 ‘생명권 대 결정권’ 구도가 아닌 재생산권, 평등권, 사회정의의 관점에서 임신중지 전면 비범죄화를 촉구했다. 2018년 11월 29일부터 2019년 4월 11일까지 133일 동안 헌법재판소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간 186명의 여성들, 그리고 ‘낙태죄’ 폐지를 향한 다양한 활동 현장에 수 천, 수 만 명의 여성들이 있었다. 그들이 바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가는 주체이다. “주인의 도구로는 주인의 집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오드리 로드의 말을 교훈삼아 ‘우리의 도구’를 가진 여성들의 외침과 활동은 어제와 다른 내일을 만들고 있다.

   







[남은주 칼럼 7]
남은주 / 대구여성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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