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을 총선 후보자 방송토론이 '홍준표 청문회'를 방불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미래통합당 이인선 후보는 한 목소리로 무소속 홍 후보 과거 이력과 발언을 집중 공격했다. 홍 후보는 두 후보들로부터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문재인 정권 타도"를 내도록 부르짖었다.
이상식 후보는 TBC가 1일 생방송한 수성구을 후보 토론에서 홍 후보가 이명박 정권 당시 통합당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것을 언급하며 "동대문→밀양→양산→대구까지 유랑극단을 떠돌다 거창하게 대구로 왔지만 정작 집권여당으로서 힘이 있을 시절에는 27년간 지역내총생산 GRDP 꼴찌 대구를 방치하고, 이제와서 풍패지향(왕조의 고향)을 운운하면서 대권가도를 위해 대구와 수성구를 일회성 소모품처럼 본다"고 지적했다. 또 "통합당은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니까 그 동안 대구를 내팽개쳤다가 이제야 구애하는 것은 구태정치의 모습의 전형"이라고 홍 후보를 비판했다.
고질적인 홍 후보의 꼬리표 '말버릇' 논란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비판을 했다. 그는 "'타도 문재인' 말을 하는데 어감이 너무 세다"면서 "유신타도, 독재타도는 맞지만 현재 검찰총장이 직속 상사(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을 구속하는데 이게 독재냐. 심판이라고 하는게 맞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품격 있는 언어를 쓰면서 현재 대권 후보 1위인 이낙연 전 총리도 있지 않냐"며 "게다가 2017년 대선 당시에도 토론에서 '문재인 타도'를 외치다가 5분 만에 타도 당한 건 본인아니었냐"고 꼬집었다.
그러자 홍 후보는 "심판 문재인, 타도 문재인 고민했지만 심판은 밋밋해서 타도로 갔다"면서 "집권 3년차에 나라를 이렇게 구렁텅이로 몰아간 정권은 없었다. 타도될 정권이 맞다"고 반박했다. 또 "지난 대선을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문재인이 얼마나 엉망인지 알 수 있다. 다시 검색해보라"고 되받아쳤다.
코로나 관련 정부의 대구 추경 예산 편성에 대한 입장차로도 설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경제를 살리라면서 긴급재난지원금 추경 편성은 '매표 행위'라는 홍 후보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공격했다. 홍 후보는 "언발에 오줌누기다. 코로나 이후 경기는 어떻게 살릴 것이냐 그게 관건"이라고 반격했다.
이인선 후보는 홍 후보가 통합당 공천에 불복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한 점과 수성구을에 출마한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2018년 홍 후보가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 시절에 뭐라고 했냐면 '사천으로 인해 무소속 나가는 사람은 성공 사례가 지극히 드물다'고 얘기했다"면서 "현재 무소속 출마한 것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신조어)의 모습 아니냐"고 따졌다.
홍 후보는 이상식 후보와 입씨름을 벌이던 것과는 달리 다소 수위를 조절해가며 이인선 후보의 공격을 방어했다. 홍 후보는 "이 후보에게는 거듭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여기에 온 것은 황교안 대표와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막가는 공천을 했기 때문"이라며 "그 사람들이 내게 총선에 출마하지 말라고 요청한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총선에 출마 못하면 차기 대선 그림 그리기가 어려워서 TK지역에 올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 "마침 주호영(대구 수성구을 현역 통합당 의원) 의원이 자리를 비키는 것을 보고 왔지. 이인선 후보를 보고 온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안철수, 유승민 두 사람을 향해선 "안철수는 스스로 나와도 될 때가 없으니 불출마했고, 유승민은 배신자 프래임에 대구에서 안되니까 못나온 것"이라며 "고향에 오게 해 준 김형오 위원장과 황교안 대표에게 고맙다"고 했다. '막말' 논란에 대해선 "직설적인 말로 가끔 오해를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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